범죄소설의 계보학 - 탐정은 왜 귀족적인 백인남성인가
계정민 지음 / 소나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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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빛도서관 신간도서 코너에서 발견한 책이다. 나름 장르소설의 팬으로 자처하는데 이런 책이 나왔다면 당연히 읽어줘야 되는가 아닌가 하는 심정으로 대출했다. ㅋ 저자인 계정민 작가는 문학을 전공한 현직교수로 원래 학위논문을 추리소설에 관한 걸 쓰려고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소위 말하는 순수문학쪽으로 학위를 받았지만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책으로 냈다고 한다.


일단 책은 큰 카테고리로 뉴게이트 소설, 추리소설,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로 분류를 하고 하위 카테고리에서 세부내용을 다루고 있다. 먼저 추리소설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뉴게이트 소설은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런 문학이 있었구나라고 알게됐다.


뉴게이트는 원래 감옥의 명칭으로 <캔터베리 이야기>와 셰익스피어 희곡 <헨리 6세> <리처드 3세>에도 등장하며, 존 밀턴은 이 감옥 마당에서 자신의 책들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고 한다. 1902년 문을 닫기 전에 이 감옥은 뉴게이트 소설로 일컬어지는 범죄자 주인공 소설 장르를 탄생시킴으로써 영문학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도 큰 범주안에서 뉴게이트 문학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1800년대 큰 번성기를 누렸던 뉴게이트 문학의 거장들과 작품들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다음으로 다루고 있는 추리소설은 탐정소설 캐릭터의 기원인 뒤팽부터 홈즈, 그리고 마플여사까지 정통 추리소설을 계급, 인종, 젠더의 문제까지 확장하며 탐구하고 있다. 추리소설도 그 내면에 이런 사실들이 감춰져 있다는걸 알게됐다.


마지막으로 하드보일드 소설은 가장 가까운 시기에 씌여진 작품들이다. 사전적 의미를 잠깐 찾아보자면,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류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도스 파소스(Dos Passos)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이 방법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추리소설은 대실 해밋(Samuel Dashiell Hammett)의 《플라이 페이퍼 Fly Paper》(1929)로 알려져 있으며, 이밖에도 캐롤 존 델리(Carroll John Daly),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 등이 활약하였다. 해밋은 이밖에 《몰타의 매》(1930) 《유령의 열쇠》(1931) 《그림자 없는 사나이》(1932) 등을 발표해 하드보일드파 탐정소설의 제1인자로 인정받았다. 한편, 영화에서도 필름누아르 장르에서 이러한 수법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하드보일드 풍의 대표작으로는 테이 가넷이 연출한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1946), 존 휴스턴이 연출한 《몰타의 매》(1941) 등이 꼽힌다.(두산백과)


얼마전 읽었던 일본 하드보일드 소설의 거장 하라 료의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가 기억난다. 다음 작품인 내가 죽인 소녀를 읽기전에 하라 료가 존경해마지 않았던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을 읽기 위해 대기중이다.


아무튼 추리소설을 체계적, 그리고 학문적으로 찬찬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장르소설의 팬이라면 한번쯤 일독을 권해드린다. 아리 러브 꿈빛도서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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