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마블이나 DC쪽 컨텐츠를 이용한 영화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꼭 봐야되는건 아니지만 너무 패스하면 소외되는 느낌도 들고 기본적인 사항만 알고보면 또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이참에 미국쪽 코믹스물을 보기로 했다. 어떤 만화들이 있나 살펴보려고 보유하고 있던 세계만화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을 읽다가 코믹스물보다 오히려 이 만화가 강력하게 땡겼다.


도서관 간김에 찾아보니 여러 세트가 있었고, 책을 살펴보니 많은분들이 읽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바로 대출을 해서 읽어?봤는데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만한 훌륭한 만화였다.


이 만화는 저자인 아트 슈피겔만이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부모님들의 생생한 육성을 쥐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로 탄생시킨 역작이다. 책에 나오는 쥐는 유대인, 고양이는 나치, 폴란드인은 돼지, 러시아인은 곰, 잠깐 등장하는 미국인들은 개로 표현된다. 잔혹한 고양이의 억압적인 현실에서 살아남아야 되는 쥐의 처지를 나타낸건데 살짝 교활하기도한 쥐의 이미지와 잘 매칭이 되는 느낌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활 내지 영악하지 않다면 도저히 버텨낼 수 없는 엄정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유대인들이 나치에 부역하며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는데 만화에서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일종의 마름 같은 역할인데 소작농 입장에서는 지주보다 더 가까이에서 괴롭혔던 존재들로 많은 유태인들이 고통을 받았기는 하지만 또 그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평범하게 수용된 유태인이 생존하기는 매우 어려웠을것이다.


1992년 만화책으로 유일하게 퓰리처상을 수상받았을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는데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14년이 걸렸을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어머니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으셨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하시고 홀로 남은 아버님의 육성증언과 취재를 디테일하게 엮어서 생각보다 콘티를 세밀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원래 1권과 2권이 각기 나왔지만 2014년에 완간 20주년을 기념으로 합본이 나왔다고 하니 처음 접한다면 합본을 읽는게 좋을듯 싶다. 저자의 아버지이자 주인공격인 블라덱 슈피겔만은 2차 대전이 발발할 당시 체코의 소도시인 체스토초바에서 상거래를 하고 있었다. 사귀고 있던 여자를 버리고 블라덱은 폴란드의 백만장자 질버베르그의 딸과 결혼해 소스노비체츠에 있는 처가로 옮겨간다.


만화는 블라덱과 작가의 어머니지이자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아냐 질버베르가가 소스노비에츠에서 아우슈비츠까지의 삶과 홀로 남은 아버지 블라덱이 생을 마감하는 순간 작가와의 인터뷰? 내지 만남을 두 가지 플롯으로 교차적으로 엮어 생생하게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유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홀로코스트 관련 출판물중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을만큼 작품성이 뛰어나다. 다만, 유대인의 홀로코스트와 현재 팔레스타인인들을 짓밟는 유대인들을 볼때 그들에게 과연 정당성이 있는가에 대해 궁금하다. 유대인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한 이기적인 인종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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