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ree-Body Problem (Paperback)
Cixin Liu / Head of Zeus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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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리뷰---

 

   ‘The First Fifteen Lives of Harry August’를 올해 최고의 책으로 일단 선정해 놓은지 채 보름도 되지 않아서 무서운 복병을 만났다. 총 390페이지에서 이제 180페이지 정도를 읽었을 뿐이지만... 우주과학과 컴퓨터 게임과의 절묘한 조합이라... 거기에 중국 문화혁명이라는 심각한 정치적 배경을 깔고 외계생명체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영리한 플롯...

 

  방금 여주인공 Ye Wenjie가 일하는 'Red Coast 기지'의 기본적인 비밀이 밝혀졌다. Wang Maio의 앞으로 행로는 어찌 될 것인지...?

 

  일단 Ernest Cline의 'Ready Player One'을 능가하는 흡인력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고, 오늘 밤 잠자기는 다 틀려버린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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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Hugo Award가 중국 SF 작가 Liu Cixin에게 주어지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화제만발이지만, 3부작의 1권에 해당하는 ‘The Three-Body Problem’은 2006년부터 중국잡지 ‘科幻世界’에 연재된 작품이었다. 작년에야 이 작품이 영역되면서 서방 세계에 알려지고 Hugo Award 수상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십여 권의 작품을 발표한 중국 최고 SF 작가의 최신작일 뿐인 것이다. 영어로 변역된다는 일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그 증거를 보는 것 같아서 한 편으로 착잡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1967년 문화혁명 당시 여주인공 Ye Wenjie의 아버지가 과학자라는 이유로 공개처형을 당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반동분자의 딸이 된 Ye Wenjie는 수많은 고초를 겪은 뒤 마침내 비밀군사기지 'Red Coast'에서 일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충격적인 도입을 제시한 뒤 2부에서 40여년이 지난 현재로 장면을 전환하고 응용 물리학자 Wang Maio가 과학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사건들’을 조사하는 일에 뒤엉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상한 사건들’ 중의 하나는 뛰어난 과학자들이 연이어 자살을 하는 것으로, Wang Maio는 조사과정에서 ‘Three Body'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게 된다. 이 게임은 게임 자체도 독특하고 흥미롭지만, 작가가 ’Three-Body Problem’이라는 물리학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하나의 장치로서 Wang Maio의 게임과정을 따라가는 동안 이론의 발생과정과 과학의 역사, 그리고 다양한 주변지식들을 습득할 수가 있다.

 

 

  솔직히, 작가 자신이 컴퓨터 공학자이다 보니, 이 소설은 많은 분량을 물리학 기초지식을 설명하는 일에 할애하고 있다. 이것이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할 때도 있고 때로는 지겨움을 유발하지만^^, 작품의 핵심이론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스토리를 즐길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교양물리학 수업 듣는 기분으로 꼼꼼하게 따라가기는 했다. Jostein Gaarder의 ‘Sophie's World’를 연상시키는 이 수법은 결국에는 즐거운 시뮬레이션 게임의 흥미를 반감시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스토리를 진지하고 성실하게 풀어가는 작가의 자세가 지극히 감동적이라고 할까... 게임을 통해서 과학자들의 비밀 조직 ‘Frontiers of Science’의 핵심에 접근해가는 방식이 상당히 매혹적이었다. 물론, 작품 안에서 누누이 말하듯, ‘Three Body'는 극히 소수의 천재들만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따라서, 머글인 나의 입장에서는 주인공 Wang Maio의 두뇌 플레이를 따라가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그 과정이 아주 즐거웠다.

 

 

  이 소설은 이와 같이 다양한 기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한 많은 역사를 배경에 깔아놓고 게임을 통해 미스터리에 조금씩 접근하여 'Red Coast'와 ‘Frontiers of Science’의 정체를 하나씩 밝혀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방대한 지식은 ‘아무나 SF 소설을 쓸 수 없다’는 진리를 거듭 확인시키는데, 솔직히 지식의 파워가 뿜어내는 분위기에 압도당하여 스토리가 조금 부족한 듯해도 모든 것이 용서되는 느낌이었다. 가장 유사한 작품을 고르라면 Carl Sagan의 ‘Contact’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하였고 영화만 보았지만, Carl Sagan의 과학도서 두 권을 읽은 경험에서 유추하건데, ‘Contact’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닐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기저에 두고 과학적 이슈를 철학적인 방식으로 소설의 형식을 통해 전달한다는 것은 수많은 SF 소설가들의 야심이겠지만, 이것이 만만한 작업은 아닐 터이니. 따라서, Liu Cixin의 이 소설은 작가의 야심과 결과물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룬 모범적인 예라고 하겠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작품에서 감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Three Body'라는 것이 세 개의 대상물, 즉 태양과 지구, 달이 서로에게 미치는 인력의 힘과 그 효과를 알아내고자 하는 시도라면, 작가는 어떤 식으로건 독자인 나를 ‘Three Body’ 중 하나의 ‘Body'로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와 책, 독자라는 ‘Three Body’의 관계에서, 독자인 나는 자꾸만 궤도를 이탈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나의 이런 소외적 느낌이 작품 안에서 제시하듯 세 개의 태양을 지닌 혹성의 예측 불가능한 궤도를 말하는 것이라면 Liu Cixin은 메시지 전달에 성공한 듯하다. 그러나... 나는 작가가 그 높디높은 지식의 자리에서 내려와 ‘인간’을 말하기를 원하는데... 2권으로 넘어가면 이렇듯 딱딱한 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질런지... 2권 ‘The Dark Forest’에는 거는 기대가 아주 크구나.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과 You think I can?의 중간 정도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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