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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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깽이 길고양이가 무사히 뚠뚠이 성묘로 자란 40냥들의 빛나는 사진들과, 그간 이용한 시인의 책 제목이 되었던 고양이들의 묘생 에피소드를 17년 동안 곡진하게 기록한, 뭉클하고 가슴 찡하고 아름다운 사진 에세이. 열여섯 살 ‘랭보‘가 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한다.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자연 속에서 가장 빛났고, 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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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하기 전에도, 이 비상하게 아름다운 사진집을 보고 나서도, 쉽게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의 요동과 기쁨과 슬픔을 도무지 100자평 만으로는 전할 수 없어서 페이퍼의 한 쪽을 빌리고 있다. 


20대 초반, 한대수의 <멀고 먼 길>을 옆구리에 끼고 명륜동에서 길음동을 거쳐 수유리 집까지 하염없이 걸어온 어느 날이 있었다. 그때 집에는 놀러 온 이모가 가져온 길쭉한 서양배들이 식탁에 정물화처럼 놓여 있었고. 내내 기억나는 인생의 풍경이다. 그리고 한대수의 전작주의자가 되었다.


2023년 만 75세가 된 한대수 님이, 1960년에서 1974년에 찍은 필름 카메라의 미인화된 필름들을 다시 인화해 세상에 내놓은 이 사진집은 전대미문의 아티스트이자 코스모폴리탄 한대수 님 인생의 거의 '에필로그' 같은 작품집이라 느껴진다.

프롤로그, 1부 내 인생의 봄: 1960년대 뉴욕, 서울, 2부 길위의 고독: 뉴욕에서 몽골까지, 3부 끝까지, 평화 : 히피의 고독, 에필로그로 구성된 사진집 어느 하나 그냥 스쳐갈 수 없는 침묵의 사진들로, 행간의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전해 주는 책이다.


사진은 찰나의 섬광으로 시간의 퇴화 속에서도 영원의 기록으로 남아 침묵의 무화(無化)할 수 없는 메세지가 된다.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제거해버린 사진과 글들에 사진의 장소마다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다. 과장 없는 즉문즉답이라 가슴을 매 순간 흔들어 놓는다. 시대와 시간과 삶의 압화지. 가슴을 후비고 뒤흔들어 놓은 아름다운 '삶이라는 고통'의 사진집을 보고 읽으며 인생의 진리를 만나며, 순리처럼 휘몰아치며 어쩔 줄 몰랐던 冊.

그리고 예의 그 애독자로서 이 책을 함께 하고픈 내 애독자들에게도 한시 빨리 이 충만함을 나누고 싶어 조급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깊고 기쁜 책이었다.


'서울, 1969'에는 특히 그냥 보기만 해도 꽂히는 사진들이 많았다. 여름 사람 하나 없는, 반이 그늘인 골목길에서 흰옷을 입고 지팡이를 짚고 양지쪽으로 걸어가는 노파의 사진. "그것은 고대의/ 여름 산들 바람을 찍은 사진/ 인생은 신기루".(127)

"기억의 지속이 우리를 만든다"(85)

"아직도 그대를 생각해/ 달이 스러지고/ 태양이 모습을 드러낼 때" (152)


"오직 당신 자신만을 돌본다면/ 당신은 홀로 남을 것이다" (231)


"나한테 음악은 신과의 대화다. 시간적으로는 제한 되어 있지만 영혼에게는 무한하다." "음악가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고통 속에서 기쁨을 느낄 뿐이다." (186)


"더 이상 화내지도 말고, 남의 말을 하지도, 잘난척 하지도 말고, 똑바로 살아라." (200)


'에필로그'에 한대수 님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다 들어있다. 

"Peace &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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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 정목스님과 함께하는 행복한 마음 연습
정목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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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스님을 비롯한 종교인들의 책은, 세상 명예나 영리가 아니라 ‘자타불이(自他不二)‘ 와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진과 수행의 지혜 말씀으로, 현재의 자신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정화의 시간과 보다 행복하고 깨어있는 삶으로 나갈 수 있는 ‘멈춤의 시간‘을 선물해 준다. 현재 내 삶은 과거 내 삶의 결과이고, 지금 내 삶은 미래 내 삶의 모습임을 체감하니 어찌 두려웁고 개선의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저녁미사 후 돌아오는 길에 다시 떠오르는 스님의 책은 진정한 진리의 통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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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마음 - 1월부터 12월까지, 고이 접어두었던 순간을 하나씩 펴보는 시간
단춤 지음 / 세미콜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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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제작자이자 그림 작가 ‘단춤‘의 첫 만화 에세이. 절제되고 깨끗하고 신선한 종이 아트워크 기법의 사계절의 원화로 門을 여는, ‘거르고 걸러 아름다움만 남은 마음‘을 사랑하는 존재들과 사물들에게 건네주는, 마음을 쌓아간 열두 달의 그림일기이자 안부. ˝좋아하는 것에 사랑을 담는 기쁨을 느끼고서야 나는 더욱 나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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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치는 소년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47)






묵화





물 먹는 소 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냈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48)


* 작품 출처: 김종삼 <북 치는 소년> 민음사(1974)





/ <밤이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었다- 오늘의 시인 총서 엔솔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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