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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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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건 불행이 아니라…… 행복을 기다리는 게 지겨운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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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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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오래 여행 가방 옆에 있자니 어쩐지 우리가 떠나온 사람 떠나간 사람이 아니라 멀리 쫓겨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꽤  오래전부터 그렇게 커다란 가방을 이고 다녔던 것 같은 기분도.(p244,<큐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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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동적인 음악을 들으면요, 참 좋다, 좋은데, 나는 영영 그게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없을 거라는, 바로 그 사실이 좋을 때가 있어요.˝(147p,<그곳에 밤 여기에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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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괜찮은 나를 만났다 - 좋은 삶, 편안한 관계를 위한 자기 이해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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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 표지에 대한 칭찬을 꼭 한마디 남기고 싶다. 보통은 책 표지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나는 주로 책을 홍보하는 글에서 보이는 글귀라던가, 포인트 단어들에 집중한다. 하지만 <오늘 참 괜찮은 나를 만났다>에서 쓰인 저 연두색과 노란색의 조화는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든다. 따뜻하고 다정한 어른이 기다리고 있는 상담실로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병원에서 내 치부를 들킬까 봐 긴장되던 마음이 한층 누그러진다.

심리 에세이를 읽은 건 실로 오랜만이다. 심리 에세이를 읽지 않았던 건 내가 가진 정신적인 결함에 대해 지적을 듣는 것 같아 꺼려지기도 했고, 늘 같은 결론-너 자신을 사랑하라-으로 도달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사 서포터즈가 되어 책을 고를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과감하게 이 책에 동그라미를 쳤다. 왠지 강렬한 끌림을 느꼈다. 이전에 내가 읽었던 책들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아마 지금에서야 내가 변화할 준비가 된 듯하다. 에세이에 적힌 글귀들을 "아, 매번 이런 식이야."하면서 흘려듣지 않고, 진심으로 수용하고 바뀌려고 노력할 준비.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분류를 좀 해보자면, 1장과 2장에서는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3장과 4장은 인간관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을 내세우고 있고, 5장에서는 화병, 공황장애, 왕따로 인한 트라우마, 자살 등 자주 발견되는 정신적 질환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마지막 6장에서는 양창순 박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조언들을 건넨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자면, 저자인 양창순 박사가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점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정신적으로 질병을 얻을 수밖에 없던 원인을 꼽아주는 것도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내내 환자들의 인생에 대해 들으면서 공감이 되기도 했고, 안타까움에 탄식을 내뱉은 적도 있었다. 이론과 구체적 사례들을 적절히 섞어서 설명해주니까 나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다들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힘겨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버티며 앞으로 나아간다.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며 선포하는 일이 매체에서 왕왕 발견되긴 하지만,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정신적인 아픔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기란 아직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 참 괜찮은 나를 만났다>, 이 책에서도 양창순 박사가 전문가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다른 여느 질병들처럼 초기에 발견하면 나아지기가 쉽지만, 심한 정도에 이르면 치유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내가 서보더라도,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리라는 예상을 하는 게 어렵지 않다. 그러는 때에 이런 심리 에세이들을 찾아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일을 겪으며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 있어 꼭 나누고 싶다. "'현명한 피(wise blood)'라는 것이 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전율을 느꼈다. 삶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온갖 어려움과 고통, 희생과 슬픔, 그 와중에도 흐린 날 잠깐씩 비추는 햇살처럼 찾아오던 행복과 기쁨 같은 모든 것들이 한 사람의 핏속에 녹아들어 현명함을 이룬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294p)" 나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와 똑같이 전율을 느꼈다.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이유로, 또 깊이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정말 뻔한 얘기지만, 위의 구절을 읽으면서 자신이 지나온 어두운 터널이 모두 '현명함'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주면 좋겠다.

책 속에서 만난 이유들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혹시 주변 사람들이 그런 일을 겪고 있는데 내가 못 보고 지나친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도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들었다. 정신적인 고통은 사실 스스로 이겨낼 수밖에 없고, 나로서는 잠시나마 위로를 주는 것 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그만큼 짧은 시간만이라도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혼자가 아니라고 일깨워주는 상대가 되어줄 수 있길 바라본다.

 

내가 보기에 괜찮지 않은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그는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P37

요즘 같은 백세시대에 60이 넘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예는 넘칠 정도로 많다. 생물학적 나이로 누군가를 규명하는 것에서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인생은 늘 새로운 날들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양하고 활기찬 삶을 살기 원한다면, 그런 잣대 역시 불필요하다.- P41

뼈에 충격을 받으면 직립이 불가능하듯이 자존감에 상처를 받으면 정신적 직립이 불가능하다.
그처럼 중요한 자존감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정적인 감정, 특히 불안이나 우울이 깊어지면 좌뇌의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언어로 표현하면 좌뇌의 기능이 다시 활성화하면서 현실 적응능력이 회복된다. - P151

리더가 그러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P201

결국 우리가 성장한다는 것은 자기 안에서 아직 자라지 못한채 상처받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조그만 존재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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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냉정 - 난폭한 세상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박주경 지음 / 파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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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현역 kbs앵커이자 기자다. 언론인이 쓴 글이라서 그런지 책 구석구석에 사회 현안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카톡방 사건이나 예전 '노 룩 패스' 사건에 이르기까지 뉴스에서 다들 한 번쯤은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도 많이 등장한다. 최근 뉴스의 압축판이기에 현 상황들에 무관심했던 이들이 있다면, <따뜻한 냉정>을 주저없이 권하고자 한다. 단순히 상황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는 현 사회에서 대두되는 문제를 주제로 삼고 이를 적확하게 분석해 냈다. 언론인으로서 그가 펼쳐 보이는 분석들이 나로서는 놀랍기만 했다. 단어 선택들도 그랬지만, 한 현상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관찰하고,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나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요새 주목받고 있는 '가심비'나 '소확행'이 결국은 자기애의 확장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이런 트렌드들을 나로서도 중시하고 있지만, 그 깊숙이 박힌 의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따뜻한 냉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이 한 때는 주목받았으나 지금은 뉴스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사람들에게서 조금 잊혀지지 않았나 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보자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반려동물'들의 문제다. 반려동물들은 주인이 집을 나가면 홀로 지내야만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외로움을 채울 수 있고, 위로를 받지만, 반려동물들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그들은 진정한 반려를 얻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저자가 책 속에서 제기 했다. 집 안에서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들에 대한 토론이 확실히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다루어진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반려동물들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좋은 영향에 대해서만 중점이 옮겨갔다.그 밖에도 유기된 동물들에 대해서도 한창 시끌시끌하더니만, 그것도 뉴스에 나오는 때 잠시뿐이다. 그렇게 사람들에게서(물론 나에게서도) 잊혀진 문제가 책 속에서 또 다시 등장해 그것을 재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좋았다.

 저자는 언론인이 세상의 낮은 곳을 향해 시선을 던져야 하고, 늘 사회에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언론인이 가져야 하는 태도를 다룬 것이다. 그것이 비단 언론인만 가져야 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중이 자꾸 질문하고, 세상의 낮은 곳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알려주면, 언론도, 정부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 전반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어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었다.

지금의 기회환경 자체가 자기 때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지각하지 못하면 공감 없는 충고만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된다.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요원해진다. 그래서 대중이, 언론이 계속 알려줘야 한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그들이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지.- P47

그러다 보면 결국 서로 얼굴을 맞대고 형편을 살피는 일에는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다.
무관심은 가장 무서운 사회질환 가운데 하나다. 때로는 사람이 죽고 사는 일에도 연관되는 문제다.- P79

굳이 힘든 행동에 나설 것 없이 투표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꿀 수 있다. 내 삶을 나아지게 할 정책을 누가 제시했고 누가 잘 이행해 왔는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다.(...)그러나, 그럼에도,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율은 어떤가?- P103

피해자들의 절대권리를 무시하고 제3자들끼리 ‘용서‘ 절차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때 그런 식으로 단추를 잘못 꿰는 바람에 ㅏㄴ일 외교 갈등은 계속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아베 일본 총리는 여전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 큰소리를 치고, 징용자 배상 문제에 있어서도 같은 태도다.- P118

모두 카운슬러가 될 필요는 없다.-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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