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밤 1
정은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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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옛날에 읽은 적 있는 만화. 오래 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재밌다. 요즘엔 거의 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묘사와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다음 권도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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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펭귄클래식 29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심지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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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는 푸쉬킨의 <대위의 딸>이다. 예전엔 다소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마냥 그렇지만 않다는 걸 깨달았다. 비참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도 인물들의 인간미를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모습이 푸쉬킨 다웠달까. 푸카초프에 대한 정감어린 시선도 독특했다.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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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
소포클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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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리스 비극, 그러니까 희랍 비극하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만 떠올랐다. 부친 살해와 근친상간,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비극을 노래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오이디푸스 왕'을 재독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 읽고 나니 예상과 달리 소포클레스의 작품보다는 같이 수록되어 있던 아이스퀼로스의 작품에 푹 빠지게 되었다. 물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도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아이스퀼로스의 '아가멤논', '코에포로이' 역시 희랍 비극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소포클레스가 비교적 간결한 문체로 신보다는 인간의 문제를 좀 더 관심 있게 다뤘다면, 아이스퀼로스는 웅장한 문체와 인간 대신 신과 운명의 중요성을 다루는 느낌이었다. '오이디푸스 왕'으로 대표하는 소포클레스의 비극은 주인공 오이디푸스의 삶과 운명 자체가 비극적임을 보여줌으로써 비극이라는 장르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고, '아가멤논'으로 대표하는 아이스퀼로스의 비극은 인물들의 비극적인 운명만을 부각하는 게 아니라 인간 위에 군림하는 신의 절대적 권위를 찬양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비극을 얘기하고 있었다. 때문에 아이스퀼로스의 비극이 더 장황하고 시적인 감상을 준다고나 할까. 훨씬 진중한 편이어서 읽는 맛(?)이 났다.


그 외에도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퀼로스의 비극들은 21세기를 사는 우리들한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자기 딸을 재물로 바쳐버리고 첩을 들린 남편 '아가멤논'을 죽인 아내 '클뤼타이메스트라'. 그리고 남편을 죽이고 내연남과 권력을 잡은 어머니 클뤼타이메스트라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죽인 아들 '오레스테스'의 행위는 과연 옳은 일일까? 악인은 악으로서 징벌해야 한다는 것이 과연 정의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적들과 손을 잡고 조국을 침략했다가 죽임을 당한 친오빠의 시신을, 매장하지 말라는 국법을 어기고 인간의 도리로 묻어주려다가 붙잡힌 여동생(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의 사례를 통해 과연 인간의 도리가 먼저인가 아니면 법이 먼저인가 등등을 생각하게 만든다.


장엄한 비극과 인간 운명을 노래하는 고대 희랍인들의 정신을 알고 싶은 사람, 또는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윤리적, 제도적 갈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본 책을 추천드린다. 번역도 깔끔하고(가끔 옛날 문체가 보이지만 그게 더 분위기 있어서 개인적으론 좋았음) 주석도 풍부하니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일은 지금 이렇게 되어가고 있으나
만사는 결국 정해진 대로 이루어지고 마는 법.
불에 구운 제물과 헌주로도,
눈물과 불기에 닿지 않은 제물로도,
죄지은 자 신의 가혹한 노여움을 풀지 못하리라. - P14

그분(제우스 신)께서는 인간들을 지혜로 이끄심에
고뇌를 통하여 지혜를 얻게 하셨으니
그분께서 새우신 이 법칙 언제나 유효하도다. - P22

마음은 언제나 잠 못 이루고
고뇌의 기억으로 괴로워하기에
원치 않는 자에게도 분별은 생기는 법.
이는 분명히 저 두려운 키잡이의 자리에 앉아
힘을 행사하시는 신들꼐서 내려주신 은총이로고! - P22

시민들이 원한을 품고 하는 말은
무서운 법이니, 백성들의 입에서 나온
저주는 반드시 실현되기 때문이라. - P40

피를 많이 흘리게 한 자는 신들의 눈길을
피하지 못함이라. 떄가 되면 복수의 여신들의 검은 무리가
불의의 번영을 누리는 자의 운명을 역전시켜
그의 삶을 역경으로 몰아넣고
그를 미약하게 할 것인즉
사라져가는 그에게 구원은 없으리라. - P40

하나 정의의 여신께서는 연기에 그을린 오두막에서도
환히 빛나시니 올바른 생활을 존중하심이라.
황금이 번쩍이는 저택이라도 그 안에 더러운 손이 있으면
여신께서는 눈길을 돌리며 그곳을 떠나
정결한 것을 향하여 나아가시니
사람들이 그릇 찬양하는 부의 힘을 존중하시지 않음이라.
여신께서는 이렇듯 만사를 정해진 목표를 향해 인도하시도다. - P58

누구나 불행을 당한 자를 보면 같이 탄식하려 하지만
그렇다고 비탄의 찌르는 듯한 아픔을
마음속으로 느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런 자들은 또한 남이 기뻐하면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같이 기뻐하는 제합니다.
그러나 양 떼의 심중을 잘 헤아리는 자라면
충성스런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물을 탄 불순한 우정으로 아첨하는
그러한 눈빛에 속지는 않을 것입니다. - P59

마음속에 악의의 독기를 품고 있는 자는
이 독기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 법이오.
즉 그는 자신의 불행에 의해 고통을 당하는 동시에
남의 행복을 보고는 탄식을 하게 마련이니까. - P62

오이디푸스 : 오오 빛이여, 내가 그대를 보는 것도 지금이 마지막이 되기를! 나야말로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에게서 태어나서 결혼해서는 안 될 사람과 결혼하여 죽여서는 안 될 사람을 죽였음이라. - P290

오이디푸스 : 이제 너희들은 내가 겪고 내가 저지른 끔찍한 일들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 너희들은 보아서는 안 될 사람들을 충분히 오랫동안 보았으면서도 내가 알고자 했던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했으니 앞으로는 어둠 속에 있을지어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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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 민음사 세계시인선 29
프랑시스 잠 지음 / 민음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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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사랑한 ‘프랑시스 잠‘ 시집이다. 소박한 전원의 삶과 자연을 향한 프랑시스 잠 특유의 사랑스런 시선이 아름다운 책이었다. 표현이 너무나 서정적이라 전율이 돌 정도랄까. 국내에 프랑시스 잠 시집이 전무한 상황에서 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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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인간에 대해서 말하다 - 병든 인간 건강한 인간, 니체의 잠언과 해설
박찬국 지음 / 철학과현실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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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넷 출판사에서 니체 전집을 번역하신 '박찬국' 교수님의 니체 명언집이다.


<아침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즐거운 지식> 등등 니체의 대표 저작들에서 뽑은 명언 구절들을 옮긴이의 해석과 함께 실은 책이다.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러 니체 명언집보다 훨씬 유익하고 내용 이해에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인간을 도덕이나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지, 힘이 있는지와 같은 병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깊었다.


중간에 니체의 말을 똑같이 언급하는 부분이 다소 있긴 했지만 읽다보면 그동안 오해받았던 니체 사상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리라 본다. 

신이 죽은 시대에 건강한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니체 철학은 모든 것을 병적이냐 건강하냐는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점에서 생리학적인 철학이다. - P19

인간은 자신의 삶의 의미 문제로 괴로워하는 유일한 동물인 것이다. 고통 자체의 의미만 부여되면 인간은 고통을 바라고 고통을 찾기까지도 한다. - P27

"밖으로 발산되지 않는 모든 본능은 안으로 향하게 된다" <도덕의 계보> - P37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한 힘을 육성하는 것이지 순수한 도덕 그 자체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P43

금욕주의자는 영혼과 육체가 행복하고 건강한 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행복과 건강을 수치스런 죄로 여기게 만들려고 한다. 금욕주의는 인간과 삶에 대한 혐오를 고취시킨다. 이에 대해서 니체는 우리가 고취시킬 필요가 있는 것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한다. 카이사르나 나폴레옹 같은 사람 앞에 서 있으면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을 본받고 우리 자신을 강화하고 단련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니체는 강하고 위대한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을 더욱 강하고 건강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 P45

"자신의 대의를 훌륭하게 추진할 수 있고 그러한 사실을 의식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적대자들에 대해서 대체로 화해적인 기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대의가 좋은 대의라고 믿지만 그것을 수호하는 데 자신이 능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사람들은 자신의 대의에 대한 적대자에 대해서 원한과 화해할 수 없는 증오를 품게 된다" <아침놀> - P55

"허영심이 강한 자들 = 우리는 진열 가게와 같은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타인들이 우리에게 귀속시키는 외관상의 특징들을 끊임없이 정돈하거나 숨기거나 드러낸다.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아침놀> - P59

우리는 흔히 우리 자신의 삶을 사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따르는 가치에 따라서 산다. 우리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 자신을 통해서 익명의 세상 사람이 사는 것이다. - P59

"태양이 만물에게 빛을 준다는 의식없이 자신의 넘치는 빛을 방출하듯이, 우리도 자신의 넘치는 힘을 타인들에게 흐르게 해야 한다" - P69

"도취에 대한 믿음 = 숭고하고 황홀한 순간을 맛보는 인간들은 그 대가로 그리고 그들의 신경을 소모적으로 낭비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는 비참하고 무력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저 순간을 본래의 자기, 즉 ‘자신‘으로 간주하고, 저 비참한 느낌과 무력감을 ‘자기 외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환경, 자신의 시대, 자신이 처해 있는 세계 전체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다." <아침놀> - P74

"후회 = 만약 해로운 일을 했다면 앞으로는 좋은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자신의 행위로 인해 처벌을 받게 될 경우에는 그것으로 자신이 이미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벌을 견뎌야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P77

"이제까지 어떠한 인간도 그렇게 초조해하면서 자신만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들은(근대인) 오늘 하루만을 위해서 경작하고 심는다. 그리고 행복을 오늘과 내일 사이에서 꽉 붙잡아야 할 때는 행복의 사냥이 가낭 치열하게 행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모래가 되면 아마 일반적으로 수렵기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반시대적 고찰> - P86

노동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근대인들은 기꺼이 사회의 나사 부품이 된다. 사람들은 소비와 향락을 얻는 대가로 기꺼이 사회의 도구가 된다. 사람들은 기계처럼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그 대가로 향락할 뿐이다. 사람들은 사회를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사회의 유용한 부품이 되기 위해서 사회에 적응하기에 바쁘다. - P91

"타인에게 타격을 가함으로써 우리는 힘의 우월성을 증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그의 의지를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어 그를 굴복시키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우리는 이들을 우월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원인이나 조건을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우월성을 확보하기를 바란다" <힘에의 의지> - P129

"너는 너 자신의 주인, 또한 네 덕성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덕성이 너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도구일 뿐이다. 너는 자신의 의사 결정의 주인이 되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서 더 높은 목표를 위해서 네 힘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너는 모든 가치 판단을 할 때 미래를 지향하고 고려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P144

"내가 바보가 아니라면 내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하다. 비윤리적이라고 불리는 많은 행위들은 피해져야 하고 극복되어야 하며, 윤리적이라고 불리는 많은 행위들은 행해져야 하고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자도 후자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근거로들로부터 행해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다르게 배워야만 한다. 아마 상당히 오랜 후가 될지도 모르지만, 마침내 더 많은 것에 도달하기 위해서, 즉 다르게 느끼기 위해서" <아침놀> - P229

도덕을 극복하려는 니체의 작업에서 니체가 극복하려는 것은 사실은 도덕 그 자체가 아니라 도덕에 대한 그릇된 편견들이라 볼 수 있다. 니체는 도덕 규범들을 우리의 경험적인 현실을 초월한 것으로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무조건으로 타당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건강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고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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