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라는 퇴학생이 약 사흘 동안 도심의 어두운 곳에서 방황하면서 겪게되는 현실의 쓰라린 참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현실의 어두운면을 고발하는 것이 아닌, 그 현실에서 방황하는 한 영혼에 대해 적고있다.

홀든 콜필드는 성적미달로 대학교에서 퇴학당해 집에 돌아가야했다. 그러나 홀든은 수요일에 집에 도착한다는 일정을 버리고 수요일을 사흘 앞둔 날에 짐을 싸고 기숙사를 나온다. 그렇게 사흘동안 홀필드는 호텔, 바, 클럽 등등을 돌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여기저기 방황한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겪어 극도로 피로했던 홀든은 유일한 구원자인 여동생 ‘피비‘를 만나면서 그는 마침내 세상을 어느정도 체념하고 이해하게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홀든의 태도다.
홀든은 오늘날 귀신도 안 건드린다는 ‘중2병‘같이 행동한다. 마치 자기 이외의 모든 사람은 전부 타락했다는 듯이 우쭐거리고 비웃는, 그런 행동을 취한다. 처음 이 소설이 출판됬을 때도 홀든의 이러한 태도에 태클을 건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홀든의 행동은 과격하고 중2병 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사실 다른 누구보다 ‘순수‘하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홀든의 꿈을 봐도 알 수 있다. 홀든은 책의 제목처럼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떨어지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어한다. 즉 홀든은 아이들이 세상에 의해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타락해지는 걸 바라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홀든은 겉은 타락해보여도 그 속은 순수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홀든을 둘러싼 세상은 전혀 순수하지 않고 온갖 타락에 물들여 있었다.
그렇다면 홀든은 세상이 타락했음을 알고서도 굳이 나와 어두운 곳을 돌아다닌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 홀든 마음 한켠에 조금이나마 자기와 같은 순수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걸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홀든은 창녀가 와도 성행위를 부탁하기는 커녕 어째서 창녀가 됬는지 이야기를 부탁했고 친하지도 않는 친구들을 불러 자기의 희망찬 꿈을 이야기하는 등 타락한 이들에게 손을 뻗었다. 일종의 ‘세상에 대란 그리움‘인 셈이다.
물론 다들 매몰차게 홀든을 내쳤고, 결국 홀든은 아무리 더러운 세상을 정화시키려해도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모든 과정이 고작 사흘만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마치 50년이 지난 것 같았는데 말이다. 다 읽고나서 어째서 이 책이 청소년,대학생 추천도서인지 알수 있었다.
아직 세상을 많이 경험하지 못한 초년생들의 기대와 환상,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불안감과 절망이 모두 들어있는 이 작품은 명작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내가 편집장이였어도 이 책을 적극추천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작품은 민음사 것보단 문예출판사 것이 더 번역이 수월하고 읽기 편하다. 다소 오타가 보이지만 읽는데는 최적인 것 같다.

저는 지금 하나의 단계를 통과하고 있는 겁니다. 누구나 여러가지 단계를 거치는 것 아닙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