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종례 시간 -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삶을 위한 진짜 수업
김권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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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組禮) 와 종례(終禮). 이 두 단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일상적으로 쓰여지니 않은 단어, 제목에서 느껴졌듯이 이 책을 쓰신 김권섭 님은 직업은 선생님이다. 1990년 고등학교에 부임해 지금까지 국어 선생님으로 아이를 가르쳤던 김권섭 선생님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선생님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꺼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른이 되면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지, 국어 교사로서 저자의 남다른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책 <종례시간>은 현직 선생님의 에세이면서 인문학 책이다. 주로 저자는 동양 고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를 학생들이 알아 줬으면 하는 그 마음이 엿보였다. 20여년간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아이들이 꿈과 희망 없이 학교 다니는 것에 대하 안타까워 하고, 초창기 자신이 가르쳤던 아이들이 점점 더 이기적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 속상한 마음도 나타나고 있다. 학생에게 꾸지람을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세상 속에서 아이들을 평가하고 점수 매기는 것이 때로는 선생님으로서 버거워지는 것이다.과거 우리가 추구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그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시 아이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 서로 상반된 입장 차이. 학생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예절과 인성이다. 동양 고전 속에서 배움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이며,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공부이며, 저자는 공부를 압정에 비유하고 있다. 처음 폭 넓게 공부를 시작하고, 점차 자신의 전공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이 닿는 둥근 머리와 뽀족한 꼬리, 이 두가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압정을 손쉽게 벽에 고정할 수 있다. 압정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배움에서도 필요하지만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두루 두루 많은 사람을 사귀면서 점차 자신의 마음과 뜻에 맞는 사람들과 사귀는 것이 행복한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종례 시간>에 자신의 깊이 있는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어서 눈길이 갔다. 편협한 독서 방법이 아닌 책을 읽으면서 의심하고, 저자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 국어 교사로서 몇몇 작가들에게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서 자신이 궁금한 걸 해결하고 있으며, 그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저자의 남다른 독서법을 들여다 보면서 나는 어떻게 독서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게 있어도 그냥 넘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책을 쓴 저자와 소통한다는 것 조차 생각해 본 적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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