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 지금 그대로도 좋은 당신을 위한 하루 심리학
이동귀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분홍색 표지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부드러움.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자기 이해와 자기 치유,그리고 긍정적인 변화이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묵직함을 알고 있기에 나의 불완전함 에 대해서 나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저자는 그걸 알고 있었으며, 서른이라는 틀에 같인 사람들에게 그 틀에서 자유로워짐과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변화를 찾아가고 있었다.

서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물이라는 나이를 알아가야 한다. 십대에서 스물로 넘어가면서 부모님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자유롭고 싶어하고 간섭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살면서 느끼게 된다. 부모님은 여전히 간섭하고 싶어하고 보호하려 한다. 결코 내가 겪었던 아픔을 자녀가 겪을 수 없다는 책임감을 부모님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변화라는 것이 때로는 나에게 위기로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서른을 먼저 겪은 부모님은 알고 있었으며, 자신이 겪었던 걸 십대,이십대 자녀들은 모르고 있었고 때로는 거부하게 된다. 부모님이 겪었던 아픔과 후회,죄책감을 자녀들에게 되물림되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 부모님은 그렇게 살아왔으며, 아픔과 슬픔을 함께 느끼며 살아왔다.

우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십대의 나와 이십의 나, 삼십의 나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오늘 했던 후회가 내일 또 다시 후회가 될 거라는 걸 망각하며 살고 있으며, 십대에 후회했던 것들이 이십대, 삼십 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어쩌면 세상과의 단절과 불신을 야기시키고 관계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변화를 거부하면서 안전한 삶을 추구하려 하는 그 배경 속에는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불안과 걱정,상처가 있었다.

삼십대에 느끼는 불안과 걱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읺다고 인지하는 순간 느끼게 된다. 십대와 이십대에서 느꼈던 불안과는 그 깊이가 다르며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십대 느꼈던 불안은 온전히 나 자신의 개인적인 불안이었다. 하지만 삼십대에서 느끼는 불안은 나에게 주어진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 나 스스로 해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지배하고 있으며, 내가 책임져야 하는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이 예전보다 못할 때 불안과 걱정,간섭을 형성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감으로서 내가 경험했던 기억들과 지혜들이 정작 나에게 주어진 어떤 문제에 대해서 답을 내놓지 못할 때, 세상사람들이 나에게 품고 있었던 기대가 나 스스로 결실을 맺지 못할 때, 서른은 불안하게 되고 걱정과 근심을 야기하게 된다. 내가 느끼는 나 자신과 세상사람들이 바라 보는 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그 간격이 커질수록 나 자신의 불안은 점점 더 커져 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서른이 가지는 마음 속의 불안과 걱정에 대한 심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으며, 불완전함을 완벽함과 강박감을 통해서 완전함으로 바꿔가는 것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한 불완전함을 그대로 이해하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만 서른은 흔들리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성숙한 어른으로서의 서른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