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쿡, 직장을 요리하다
허병민 지음 / 북퀘이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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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데 저는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을 저만의 독창성이나 창의성을 발휘하는 걸로 여겼고, 업무능력과 관계를 개선하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제 마음이 동료의 마음이자 팀의 마음이자 회사의 마음이라고 과대 해석하고 포장해 저만의 환상 속에 살았던 거지요. 이유 불문하고 그게 전체를 위하는 길이라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참 지독할 정ㄷ돌로자기중심적이었지요. 아마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혹은 상대로부터 이런 걸 당한 분들이 좀 있을 거라고 봅니다. (p97)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혹은 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을 하세요. 남들과는 완전히 다른 정신 나간 괴짜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누구나 본받을 만한 행동이지만 아무나 쉽게 못하는 행동을 해보란 애기입니다. 소위 성공의 역설(paradox of success)이란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p172)


그래서 반드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나아가서 이것 자체에도 마음을 열어야 이것을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가 아니라고, 자신의 회사생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불이익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옵니다. 끝으로 이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습니다. 또 말해줄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누구인지가 조금은 설명이 될 겁니다. (p238)


컴퓨터도 끄고 휴대폰도 꺼라. 주위의 인간적인 것들을 발견하라. 여러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발견해야 한다. 당분간 아날로그 생활을 하면서 무엇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 찾을 필요가 있다. (p324)


창의성, 협동심, 커뮤니케이션 능력, 공감력, 적응력 등의 재능은 그냥 '갖추면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도전으로 점철되어 있는 21세기의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핵심역량입니다. (p365)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부끄러움이다. 이 책은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으며, 자기계발서의 가치와 목적이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는 천편일률적인 생각과 가치관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는게 아닌, 나에게 와 닿는 것들,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존재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며, 저자의 진솔된 삶의 경험이 우러나 있는 자기계발서였다. 저자가 그동안 마주했던 삶의 궤적속에서 후회와 오만함, 자기중심적인 사고들을 과감없이 드러내고 있었으며, 그것이 나에게 깊이 다가왔던 이유는 내가 저자 허병민씨와 비슷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치는 깨달음 그 자체이다.사람들은 대체로 어리석다.그것은 후회로 나타나는데, 어떤 문제가 일어나고 난 뒤 뒤늦게 자신의 잘잘못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제일모직에 입사해 직장 생활에서 회의감을 느꼈으며,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무능하고, 비효율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이 제일 잘 났고, 똑똑한 줄 알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존재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회사에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에 몸담고 나서야 자신의 잘잘못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어떤 상황에 대해서 당하는 입장이 되니 본인이 해왔던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었고, 직장생활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인정해 주지 않았던 상사와 회사의 민낯, 그 민낯 뒤에 숨어 있는 자신의 또다른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즉 스스로를 주관적으로 바라볼 땐, 자신이 제일 잘난줄 알았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제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면서, 그것은 또다른 착각이었고 오만함의 실체였고, 철없음 그 자체였다. 이 책 한 권에 저자가 마주했던 부끄러운 자화상이 오롯히 기록되어 있으며, 저자의 반성이 깊이 느껴지는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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