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 같은 세상에서 즐거움을 유지하는 법
미멍 지음, 원녕경 옮김 / 다연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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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어떻게 매일 5천~ 1만자 분량의 인터넷 소설을 업데이트하는지를 듣고 나는 입을 닫기로 했다. 몸이 아파 입원을 해도 그녀는 링거를 맞아가며 글을 썻고 ,택시에서 글을 쓰는 것쯤은 이미 선수라고 했다. 한 번은 일본으로 출장을 갔는데 일이 늦어져 한밤중에야 호텔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새벽 세 시쯤 그녀와 방을 함께 쓰는 동료가 자다 깨보니 그녀가 보이지 않더라는 거다. 동료가 그녀를 발견한 건 호텔 복도였다고 한다. 복도에 쪼그리고 앉아 흐릿한 불빛에 의지해 끙끙대며 글을 쓰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함께 방을 쓰는 동료가 잠을 자는데 방해될까 봐 새벽 다섯 시까지 복도에서 글을 썻단다. 정말이지 믿기 힘든 성실함 아닌가!(P127)


우리가 능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는 비단 시집을 잘 가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결혼한 후에도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행여 남편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어도 함께 초라해지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P141)


사랑하며 보내기도 부족한 짧은 인생에 누군가를 증오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쓰레기 같은 남자와 여자를 만났을 때 가장 멋진 태도는 미안하지만 '난 널 미워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인생에서 나쁜 놈을 만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 이럴 때 인간쓰레기를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뭐다? 바로 여봐란듯이 더 잘 사는 거다. 정말이다. 단 1분이라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그들은 그럴 가치도 없다. 
그들에게 악의를 품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좀 먹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어떠한 손실이 났을 때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데, 애정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사람을 잘못 봤다는 걸, 나쁜 놈을 만났다는 걸 깨달았다면 서둘러 그들을 꺼지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다음 그들을 원동력으로 삼아 투지를 일깨우는 거다. (p154)


살아가는 것은 희노애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좋은 일이 있고, 분노할 일이 있으며, 애달픈 일도 우리 앞에 놓여질 때도 있다. 물론 행복한 일도 우리 앞에 나타난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슬픈일, 아픈일이 생겨날 때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집착하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개떡같은 순간,개떡같은 인생은 바로 이런 경우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개떡같은 순간이 내 앞에 찾아오더라도 스스로 헤어나와서 벗어나는 것이며,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 저자처럼 성실함과 꾸준함을 무기로 삼는다면, 어떤 힘든 일이 내 앞에 놓여지더라도 스스로 헤어나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우리 말에 '배부르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어떤 상황에 닥칠 때 그 순간을 생각하는 것조차 배부르다고 말하는 경우이다. 내가 아주 바쁘거나, 아주 정신없을 때, 그런 상황이 다가오면, 슬픈 일이 내 앞에 놓여지더라도, 그것을 생각할 시간적인 여유조차 사라지게 된다. 누군가를 질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 성실한 삶을 추구하는 저자의 삶 속에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자면, 나는 어떤 삶을 지향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기준을 얻을 수 있다. 나는 한가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지혜이자 자기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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