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나 어릴 적에 엄마가 해준 음식인데..."
"나 어렸을 때 할머니기 만들어주셨던 건데..."
그건 그 음식이 맛있어서 잊지 모하는 게 아닐 겁니다.
그 음식에 담긴 엄마의 마음.
그 정성이 그립고 그리워 잊히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 마음으로 차려주는 밥을 다시...먹고 싶은 겁니다...(P24)


사람은 자신이 지니지 못한 부분에 대한
갈망과 목마름을 지니고 삽니다.
다른 이의 삶에 들어가봐도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것도 있고, 좋지 않은 것도 있고, 
쉬운 것도 있고, 고통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부러운 이의 삶에 들어가봐도
그 삶에 또 다른 고통과 아픔, 애환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러워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만들어낸 인생이기에,
나의 삶이 가장 좋은 삶입니다. (P107)


그제야 알았습니다.
그동안 나도 누군가에게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정성과 마음을 알고도
그것을 모두 기억하고 소중히 생각하기보다는
그져 스쳐 지나가며 잊고 살아왔다는 것을요.
받은 마음은 다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주는 마음은 어찌 그리 잊지 않고 새기고 있던 것일까요. (P121)


유난히 슬픔의 기운이 강한 어느날
스님 한 분을 뵈었습니다.
느릿....느릿...
걷는 속도가 어찌나 느린지
스님 뒤를 따라가다 몇번이나 걸음을 멈추고
스님과 간격이 생기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습니다.

스님을 뵙고
나의 슬픔이 어디서 오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는 순간 생각하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에 담고,
마음에 담은 순간 분별하여 하고,
분별하는 순간 몸이 움직이니...
나는 왜 그리 빠르게 움직였을까.
내가 너무 얕았구나.

먹을 옷을 입고, 나물 반찬 먹고.
늘어지는 염불 소리를 듣고,
물을 보고 나무를 보고 별을 봇고 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 가벼웠습니다.(p130)


"사람의 삶은 곡선과 같아서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법이다.
항상 그것을 덤덤히 생각해야 한다.
올라간다고 너무 기뻐하며 경솔하게 행동하고,
내려간다고 너무 고통스러워하며 두려워하면 못쓴다. "(p151)


살다보면 사람이 제일 어렵다.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고, 나와 마음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나와 같은 줄 알았더니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알듯 모를 듯 내 삶의 궤적 속에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들, 그 흔적들은 항상 나에게 또다른 기억의 상흔처럼 겉돌게 되고, 나의 나침반이 때로는 크게 흔들리게 된다. 나의 기준과 나의 가치관이 매 순간 바뀌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내 삶에 간섭하고, 끼어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 삶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는 현재 존재하는 이유가 되었으며,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이유가 되었다. 기쁨과 마주하고, 때로는 슬픔과 마주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불교적 가르침은 내 삶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곤 있었다.스님의 지혜는 내 삶을 반성히게 되고,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나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다. 저자에게도 부모님이 있는 것처럼 , 나에게도 부모님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내리사랑이 존재한다. 또한 부모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순 없다. 그 과정들 속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들,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이유는 내 삶이 지금보다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였다. 슬플 때는 그 슬픔을 현재의 내 삶에 온전히 보관하면서 견디면서 살아가고, 시간이 지나 그 삶의 궤적이 내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것,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수만 있다면, 나 스스로 내 삶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곡선처럼 휘어져 있다. 책 속에 쓰여진 이 문장이 내 눈에 따스하게 느껴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좋은 일이 있으면, 슬픈 일도 있고, 슬픈 일이 있으면, 기쁜 일도 있을진데, 우리는 기쁠 때는 잠시 지나가게 되고, 슬픔이 올 때면 그 슬픔을 꼽씹고 또 꼽씹게 된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 그 사람의 슬픔과 기쁨을 마주하게 되면서, 내 삶의 희노애락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다. 아픔을 만난다면, 그 아픔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어 간다면, 내 삶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될 것 같다. 저자는 바로 그런 우리의 삶을 자신의 삶과 교차시켜 놓고 있다. 그 교차로에 서 있는 나는 저자의 삶을 들여다 보고, 그 삶을 내 삶에 응용해 보고, 관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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