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나리키요 씨"
한눈에 알아보지 못한 것은 7년 넘게 얼굴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차림새가 달랐던 탓도 있었다. 검은색 폴로셔츠에 베이지색 치노 팬츠, 뉴밸런스 스니커즈 이렇게 캐주얼한 평상복 차림의 나리키요 씨는 처음 보았다. 
"나리키요 씨, 정말 와 주었네요. 설마 지나가다 들린 건 아니겠죠. 와, 꿈만 같네요. 초대장을 보내기는 했지만 이렇게 정말 와주다니."
오랜만에 만나 긴장한 것을 흥분한 목소리로 무마하려는 내게 나리키요 씨는 아주 차분한 눈길을 보냈다. (p10)


모리에토의 <다시, 만나다> 는 여섯편의 단편 소설로 이뤄지고 있다. 여섯 편은 다시 만나다,순무와 셀러리와 다시마 샐러드,마마, 매듭, 꼬리등, 파란 하늘이며, 각 작품마다 잔잔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어떤지 소설을 통해서 성찰하게 되고, 내 삶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솟한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특히 나이를 먹으면서 만남과 헤어짐, 다시 만남과 다시 헤어지는 패턴들이 익숙해지지 않게 되고,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없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것인지 , 여섯 편의 주인공들의 삶에 나의 삶을 대입시켜 보게 된다.


첫 번째 이야기 <다시 만나다>는 소설 속 주인공이면서, 전공이 미대생이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사와다와 중견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하는 나리키요 씨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출판사에서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지고 있으면서 , 서로 다른 일을 하게 되는 두 주인공은 직장안에서의 모습과 직장 밖에서 다시 만나는 모습은 사뭇 다르고 어색할 수 밖에 없다. 서로 다른 복장에 대한 기억들을 공유하고 잇으며, 몇년만에 다시 만나는 것어서 두 사람은 좀 더 어색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첫 개인전을 여는 사와다의 모습과 초대장을 받고 함께 하게 된 나리키요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삶에 있어서 만남과 헤어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다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게 좋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나 는 그런 경우가 있다. 10년 넘게 만나지 못햇던 사람에게 최근 전화를 하게 되었고, 그분에게 안부 인사를 하게 되었다. 서로 어색한 기분이 들었지만, 서로 크게 불편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서로가 뜻이 맞고 마음이 맞는다면, 서로 만나게 되는 기간이 길다 하더라도, 다시 희망의 씨앗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그것이 만남과 다시 만남이 이어지게 되고, 연결될 수 있는 또다른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만남이 다시 또다른 만남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고, 따스한 삶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이 소설을 통해서 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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