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흡연개혁연합
박종삼 지음 / 매직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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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나열해 보면, 남자가 피우는 담배연기는 지극히 정당한 연기이다. 그러나 여자가 피우는 담배연기는 매우 부당한 연기이다. 남자들이 피우는 담배연기는 높은 신분이고, 여자들이 피우는 담배연기는 낮은 신분을 매겨 놓았다. 그래서 이런 전자들의 세뇌 압박으로 말미암아 후자들은 열린 공간에서 제대로 마음 편히 담배연기를 내뿜지 못한다. (본문)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페미니즘, 미투 운동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이 현재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안전 문제, 더 나아가 자유와 평등을 강조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 나가고자 한다. 소설가 조남주 님의 <82년생 김지영>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이끌어내고, 문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거목들이 우후죽순 도덕적 문제로 추락한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 깊숙히 보면 그게 정말 여성들이 원하느 것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가 보자면 고개가 절러 흔들게 된다. 특히 남자들은 할 수 있고, 여성들은 할 수 없는 대표적인 경우가 담배였다. 


이 책은 담배를 주제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실 내가 사는 곳이 과거에 시외버스 터미널과 가까운 곳이어서, 버스터미널 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을 목격한 적이 종종 있었다. 사실 그 모습을 볼 때면 무의식적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되고, 그 자리를 피하게 된다. 나조차도 그렇게 하는데, 나보다 더 보수적인 색을 드러내는 어른들은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 분명히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어른들은 여성들 앞에 대놓고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여성들에게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소설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 눈치보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이 소설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당연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소설 속 구갈 공원은 우리 사회의 또다른 현재 모습들이 있으며, 갈등과 다툼의 이유가 되었다. 담배를 피울 권리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권리, 이 두 가지 권리들 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소설이다. 한편으로는 나는 담배를 필우지 않는 입장이라서, 담배를 피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언급하고 갈등하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이며, 그것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한게도 분명이 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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