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사랑이었는지 -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이 두려울 때
김종선 지음 / FIKA(피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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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 남자를 다섯 번째 만나는 날입니다.
첫날은 원피스를 입었고 그 다음엔 흰바지.
또 스커트에 핑크색 블라우스를 입었으니까
오늘은 그냥 수수하게 청바지를 입었어요.
내가 이러는 거 그 남자는 모르겠죠?(p17)

'내 사람'과 사랑해서 '여우'랑 '풀빵'을 낳고 기르며
열심히 살아오신 아빠의 인생이 그 안에 다 있었습니다.
술에 취해 들어오시는 날이면 아직도
'너희 엄마 예쁘지 않니?"하시며 너스레를 떠시고
산책하러 나가서도 엄마 손을 놓지 않으시는 아빠.(p47)

내가 미쳤었나 봐요.
그애를 한 번도 남자로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그날 밤 뭐에 홀린 것처럼 그 애와 키스해버렸습니다.
내가 정말 미쳤었나 봐요.(p65)

'03070627' 그 번호는 아직도
내 곁에 실패한 사랑의 인증번호처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어떨까요? 내가 이럴까 봐 바꿨을 겁니다.(p96)


나는 점점 나에게만 집중했으니까요.
그에게는 엄격하면서 나 자신에겐 늘 관대했습니다.
1년 넘도록 곱씹어 보니 이제야 알겠습니다.
내 잘못도 참 크고 깊구나.
그를 실컷 미워하다 보니 어느새 화가 조금씩 풀렸고,
화가 좀 풀린 다음에야 내 쪽의 잘못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와서 잘못했다는 말 의미 없죠.

지금 , 이 순간에도.
좀 더 참아주지 못한 그에 대한 원망, 완정히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p115)


사랑에 관한 108가지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는 나의 사랑에 대햐서 나오고 있다. 사랑에 대해 남자의 관점과 여자의 과넘은 항상 어긋나게 되는 건 왜일건까, 사랑을 더 얻기 위한 여자의 마음 언저리에는 사랑을 갈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랑을 채워 줘도 또 채워줘도 밑빠진 둑에 물을 붓는 것 같은 그 마음을 나는 느낄 때가 있다. 때로는 그것이 피곤함으로 이어질 때가 있고, 사랑에 대한 의미, 가치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사랑함으로서 행복하고, 위로 받고, 서로 함께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인가, 이제는 멈춰야 할 때인가 고민하게 된다. 사랑이 멈추게 되는 것은 내 잘못도 남의 잘못도 아닌 거였다. 서로가 원하는 사랑의 방향이 틀러서였고, 때로는 서로가 쓰는 언어와 습관이 달라서였던 거다. 그걸 우리는 후회라 부른다,


후회는 기억과 연결된다.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 후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은 집착으로 연결되고,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간에서 둘이 함께 했던 그 시간의 추억들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게 된다. 어떤 시간이 내 앞에 찾아오면 그 시간의 테두리 안에서 나는 스스로 쓸쓸함을 느끼게 되고, 상대방을 회상하게 된다. 잘 지내고 있는 걸까, 그 사람은 또다른 사랑을 만나고 잇는 걸까, 그가 남겨놓은 전화번호나 생일들은 여전히 내 안의 가슴 속에 남아잇었고, 그럼으로서 우리는 서로를 다시 연결 시킬 수 있는 희망고문을 하게 된다. 다시 사랑하고 싶지만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부족해짐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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