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이 아이를 틀에 가둔다 - 아이의 자존감과 개성을 키우는 양성평등 말하기 수업
김수아.한지원 지음 / 청림Life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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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고 궁금했던 책입니다.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용은 뭘까 호기심을 저절로 느끼게 됩니다. 엄마와 아빠, 남자와 여자, 우리 사회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갈등과 차별, 편협된 시선들, 그것들을 들여다 보면 미디어가 중심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정기능을 해야 하는 미디어의 역할이 그것은 온전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기면서 생겨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우리 사회 안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남녀 간에 생각과 오류, 바뀌지 않는 기성세대의 가치관이 낙수효과로 인해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뿌리내리려 하는 모습들이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워킹맘이면서 외동맘인 김수아씨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조금은 나서기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전업맘이면서 세아이를 키우는 다둥맘인 한지원 작가, 이 두 사람의 프로필을 보면 이 책이 상당히 균형잡힌 시선으로 써내려 갔음을 추측하게 됩니다. 그건 우리 사회가 외동이와 다둥이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존재하며, 그것을 상식인 것처럼 고착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둥이는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한다는 시선들, 다둥이는 배려가 없다는 시선들에 대해서 저 또한 자유롭지 못하게 사실입니다.특히 내가 부당한 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상대방에게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들 중에는 그 사람의 배경이나 백그라운드를 들고 나서는 경우도 있습니다.그 사람에 대해 많이 알수록그 사람을 피판하고 비난할 거리가 늘어나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우리 사회에 뒤통수가 만연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에서 눈에 들어온것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입니다. 공교롭게도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가 맘까페이다 보니 엄마들의 소식이나 감정의 동선, 이야기들을 말과 글을 통해서 느끼게 됩니다. 지역 맘까페에 활동하게 된 것은 지역에서 활성화된 커뮤니티가 거의 대부분 맘까페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특히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이야기들이 까페에 매일 올라오고 때로는 그것을 이젠 외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독박 육아에 대한 걱정들, 전업맘에서 워킹맘으로 ,다시 일하고 싶은데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어려움, 이런 어려움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남자 몫, 남편 몫이 아니라 여자의 몫, 엄마의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혼가서 끙끙거리고 고민하고 자책하고 죄책감 느끼고 후회하는 것도 대부분 온전하게 여성들의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어쩌면 우리 사회에 대다수의 커뮤니티가 맘까페로 이뤄진 이유는 여기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가 가진 문제들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대가 형성되고, 하나의 온라인 공동체가 형성되기에 맘까페의 특징은 상당히 자발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은 그들에게서 시선을 느낍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은 저는 이 책에서도 느꼈지만 커뮤니티에서 온전히 들여다 본 것이기에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남자다움'이란 핑크색 옷을 입어선 안되고, 요리를 해서는 않된다는 편협된 시선들이 우리 삶에 존재합니다. 그런데 제가 활동하는 까페에 어떤 어머니는 내 아이에게 핑크색 옷을 입히고, 요리를 시킵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자다움, 여자 다움이 아니라, 잘못된 생각들을 재생산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하는 걸까, 라고 말하는 것부터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아이에게 파란옷을 입는 것, 남자 아이에게 핑크색 옷을 입히는 것에 대해 편협된 시선을 가지고, 공격하고, 간섭하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그들에겐 믿음과 신뢰가 필요합니다.


사실 책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 하나 언급하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물론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접목 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성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 내가 생각한 것이 언제나 어디에서나 옳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들이 우리 주변에 현존하는 한 우리 사회는 정체될 수 밖에 없고, 세상은 역동적으로 변하지만, 우리의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은 달라지지 않고 정체되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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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8-08-12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멋진 리뷰라니~감사합니다.

있는 그대로 봐라볼 수 있는 시선.
제가 말하고 싶은 바를 더 명확한 언어로 적어주셨네요.^^

왜 맘카페가 생겼는지 근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깐돌님 말씀대로 엄마 몫, 여성 일이 버거워 연대가 필요해 생긴 거대한 카뮤니티가 됐다는 데 공감합니다.

2018-08-13 0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13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