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은 선하다고 믿는다 - 안네 프랑크, 희망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
마조리 아고신.프란시스카 야녜즈 지음, 우혜림 옮김 / 홍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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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어려서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른다.
가끔은 부모님이 우려 섞인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보아 유럽 전역을 짓밟는 나치의 기세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그렇더라도 나의 일상은 여전히 평온하다.
내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사먹어야지.
이제 봄이다.
내 마음은 암스테르담을 채우고 있는 튤립으로 가득하다. 
나는 이 도시에서 봄에만 맡을 수 있는 향기에 둘러싸여 안온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p64)


이제 어른들은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 같다. 
어른들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만 믿는다.
그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희멍이란 보이지 않는 것, 불확실한 것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는 우리의 고통이 끝나고 자유와 평화가 찾아오리라고 믿는다.
그것이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p118)


나치 치하에서 안타까운 삶을 살았던 안네 프랑크, 그의 삶을 다시 들여다 보는 건 안네의 삶이 지금 우리의 삶의 기준으로 보자면 비극으로 끝나 버렸기 때문이다. 1929년에 태어나 1945년 히틀러가 자살하기 전에 세상을 마감한 안네의 삶은 그녀의 가족 중 유일하게 남은 오토 프랑크에 의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다시 전쟁이 일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속에는 안네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만족하며 살아가고, 그 안에서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내 상황이 어떻게 되더라도 그 안에서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앞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선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누군가 마주할 때 그 사람을 의심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의 차이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6살 안네가 전해주는 따스함과 선함 그리고 위로와 용기였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안네의 일기'를 다시 펼쳐 보고 싶어지게 된다. 안네가 살아온 삶의 궤적 속에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담겨져 있다. 독일에서 은행업을 하는 오토 프랑크의 둘째 딸로 태어난 안네는 전쟁으로 인해 독일에서 네덜란드 암스프랑크로 피신하게 된다.  독일의 지배권에서 벗어나 있었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유대인이 머물러 있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하지만 안네는 이곳에서 2년간 머문 뒤 다시 떠나야 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하로 지하로 숨어 들어가게 된다. 나치 독일에 의해서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창문을 열어 볼 수 없었고, 밖에 있는 아름다운 꽃이나 태양을 보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 했던 안네가 다시 살아서 돌아온다면 우리에게 이런 말을 꼭 하고 싶을 것이다. 아직 오지 않는 미래를 걱정하고, 현재를희생하면서 살아가는 건 어리석다. 지금 가지고 이쓴 것들을 많이 느끼고 감상하고, 내 안의 감각을 깨워 나가며 살아가다면, 그것이 바로 희망이고 행복이라는 것을,. 그것이 안네의 일기를 읽는 이유였고, 절망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들이 안네의 읽기를 읽으면서 희망과 용기를 얻지 않을까 싶다.그리고 안네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들에 대해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먼저 생각하면서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삶,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희망이고 행복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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