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일곱 명의 한국 작가 맛보기


#열일곱
제목에서 짐작되듯이 알라딘 17주년을 맞아 ‘17’을 키워드로 열일곱 명의 한국 작가님들의 엽편 소설을 모은 책이다. 처음 가졌던 기대는 같은 키워드 안에서 서로 다른 색깔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끌려서 읽게 되었데, 읽다 보니 몇몇 작품들은 키워드에 맞춰 쓴 것 같지는 않아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처음 알게 된 작가님의 스타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나의 책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본 작품
윤이형 작가님의 <역사>, 박솔뫼 작가님의 <자전거를 잘 탄다>는 읽어봤던 작품이다. 둘 다 난해한 작품 중의 하나인데, <역사>는 얼마 전 윤이형 작가님 북토크를 갔다가 작품설명을 들어서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시 읽을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가장 좋았던 작품은 박애진 작가님의 <너와 나의 시간>이라는 작품이다. 같은 날 태어난 고양이와 아이를 다룬 작품으로 어떻게 보면 아주 진부한 소재일 수도 있지만, 소재의 느낌과 작가님의 스타일이 찰떡인 작품이었다. 열일곱이라는 키워드도 잘 살리면서 동물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을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 “나는 그제야 너와 내가 같은 날 태어나 같은 공간을 영유하지만 같은 시간을 살 수는 없음을 받아들였다.” | <너와 나의 시간>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독특하면서도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배명훈 작가님 <폭군으로서> (SF 요소와 ‘17’을 활용한 면이 인상적이어서), 김금희 작가님 <17/24> (박솔뫼 작가님의 글을 보듯 아주 독특한 작법이면서 좀 더 단단한 느낌이 들어서), 한은형 작가님 <도미노> (여성의 시선에서 연인의 갈등과 감정 변화를 무덤덤한 척, 담백하게 담아낸 면이 인상적이어서), 손보미 작가님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 (이 또한 연인 간의 갈등을 다뤘는데 좀 더 집착적이고 착취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을 어떻게 침입하는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오한기 작가님의 <불안에 대해> (작품을 다 읽고 제목을 다시 봤을 때의 그 감정이 참 좋아서) 이 작품들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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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연주의 문학과의 두근거리는 첫 만남


#첫만남
민음사 북클럽 19년 에디션 중에서 고른 책이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제목이 끌려서 선택했었다. <야성의 부름>과 <불을 지피다> 두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추운 북쪽 지역을 배경으로 ‘골드러시’를 하러 간 사람과 개가 주인공이다.


#잭 런던
‘잭 런던’의 작품을 읽으며 ‘고전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완전히 깨졌다. 정유정 작가의 작품처럼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경험을 고전 작품에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잭의 집안은 가난했고 그래서 어린 나이에 ‘클론다이크 골드러시‘에 합류하여 알래스카에 가기도 한다. 유튜브로 당시의 모습을 찾아봤다. 하얀 벌판 위를 일렬로 걸어가는 사람과 썰매개들. 나무판자 집을 지어 만들어낸 작은 마을 풍경들. 어린 작가는 그 군중 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작가가 느꼈을 생에 대한 의지와 노동이 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작가는 유년 시절 함께한 개 ‘롤로‘에게 영감을 얻어 <야성의 부름>과 <화이트 팽>을 집필했다고 한다. 동반자이자 친구였을 개에 대한 애정과 찬사도 그들을 묘사한 글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학력은 짧고 평생 노동을 하며 산 것으로 보이는 잭 런던. 그는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 뜨거움은 눈 위의 모닥불처럼 쉽게 시련을 맡기도 했겠지만 순수함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어떠한 속임수도 없는 순수한 열정만이 잭 런던이 찬양한 믿음이지 않았을까.


#스피드 #경험 #묘사 #동물보호
내용 전개가 아주 빠르다. 사건도 다이나믹하다. 그가 알래스카를 다녀온 경험으로 쓰여져서 그런지 실감 나는 표현들이 많았다. 표제작 <야성의 부름>은 개가 주인공임에도 잘 짜인 플롯과 탁월한 감정 묘사 덕에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었다. (번역도 잘 된 것 같다.)
‘벅‘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잭 런던의 소설들이 미국 동물보호 운동이 일어나는 계기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와일드하면서도 섬세한 그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추위 #시련 #현실
두 작품 모두 ‘추위’와 싸우는 경험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불을 지피다>는 사람이 얼어 죽는 과정을 주인공 시점으로 묘사했는데 그 공포감이 압도적이다. 작품에서 추위는 ‘삶의 냉혹한 현실’을 표현하는 듯하다. 주인공은 그런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만하다가 결국은 얼어 죽게 된다.
<야성의 부름>에서도 추위는 ‘벅’이 썰매견이 되면서 처음 겪는 ‘삶의 시련’이다. 하지만 ‘벅‘은 추위 속에서 자신의 야성에 집중하고 원초적인 삶을 되찾는 ‘대자연의 가르침‘을 얻는다.


#순응 #야성 #삶의주인
번역가님의 해설에서 ‘벅’이 마지막에 야성으로 간 것을 하강으로 봤다. 하지만 난 더 큰 상승이라 생각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지만 결국 ‘벅’은 자기 자신으로서 주체적인 ‘삶의 주인‘이 된 것이 아닌가? 좋은 주인 밑에서 길들여지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자기 삶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자유가 없는 것이지 않을까.
사실 나도 완전한 자유가 무섭다. 그것은 내 모든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유를 잡지 않으면 멀리서 들려오는 ‘부름‘을 궁금해할 뿐 결국 진실을 깨닫지 못한 채 죽어 갈 것이다. 자유는 행복이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만나기 위해선 자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명 #자연법칙
우리는 문명 속에서 보호 받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가끔은 자연법칙보다 더 가혹한 현실에 화가 난다. 재력과 권력으로 귀결되는 문명의 삶이 자연의 법칙과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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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마지막 분기. yes24 북클럽 독서 모임을 통해 3권의 책을 다른 분들과 함께 읽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첫 번째로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이 선정되었다. 한 작가의 집필이 아닌 철학 웹사이트(애스크필로소퍼즈.org)에 올라온 사람들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엮은 구성이었다. 제목에서부터 기대감이 있었고, 이전에 <철학한입>이라는 책이 비슷한 구성이라 철학을 쉽게 풀어낸 편안한 책이지 않을까-하는 예상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처음부터 번역 문제가 심했다.


철학이란 학문이 어려워서 이해가 안 되는 것과 번역의 문제 중에 고민도 해보았지만, 확실히 번역이 잘못된 쪽이 맞는 것 같다. 앞에서 말했듯이 <철학한입>도 하나의 질문에 답변자들이 돌아가면서 답변하는 구성이다. 이 책도 철학적인 내용을 다루다 보니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어려운 용어가 나오거나 설명을 하지만 내 수준에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은 그런 문제와는 완전히 다르다. 한 문장의 앞뒤가 뒤죽박죽인 경우가 많았고,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툭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번역이 쉬운 건 아니다. 그 문화만의 관용구도 있을 것이고, 그 당시 나라 안에서 일어난 이슈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우리나라에 맞게 바꾸어야 하는데 그냥 직역해 버린 느낌이다. 번역가의 문제인지, 편집자의 문제인지, 출판사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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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깬 승자들, 다크호스.


#자기계발서
개인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류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많지만, 간단히 말하면 ‘내 삶은 그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어떠한 성공담, 어떠한 계획표, 어떠한 위로를 건네도 나에겐 딱 맞는 해결책은 없다. 그렇다고 ˝원하는 대로 살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책도 별로다. 대개 그런 책들은 고민의 근원을 파고들어 그 고민이 사실은 필요 없다거나, 누구나 하는 고민이라는 식의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그렇게 결론짓기엔 개개인의 경험이나 그 수위가 천차만별이기에 개인에게는 심각한 현실이다. 결국 내 삶은 나의 경험치로 판단하고, 바꾸고, 가꾸어 갈 수밖에 없다.


#마음에 들었던 세 가지
그런 나에게 <다크호스>가 반전을 주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마음에 들었다! 정도로 말하고 싶다. 마음에 들었던 첫 번째 요소는 현실 문제를 (내가 보기엔)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는 점. 두 번째는 ‘성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점. 세 번째는 나에게 맞는 삶을 어떤 생각으로 찾을지 알려준다는 점이다.


(세 번째 요인이 모호할 것 같아 좀 더 쉽게 풀어보면. 나에게 맞는 삶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개개인성˝이므로 개인마다 ‘맞는 삶‘이나 ‘찾는 법‘이 다 다르다-는 것이 기본틀이다. 그래서 그것보단 ‘나에게 맞는 삶을 찾긴 찾아야 하는데, 어떤 사고방식으로 찾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 생각되었고 마음에 들었다.)


#다크호스 #성공 #표준공식 #쿼터주의
책은 ‘다크호스‘의 정의와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의 정의를 새롭게 하면서 전개된다. 다크호스라고 하면 ‘예상치 못한 소수의 성공‘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자들은 현실에서 흔하게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사회가 정의하는 ‘성공 표준 공식‘(노력 > 성공 > 행복)을 다크호스들 안에서 찾아 ‘새로운 과정‘(행복해질 수 있는 일 > 충족감(노력) > 성공)으로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성공‘을 새롭게 정의했기에 다크호스들도 성공의 영역에 들어오는 오류가 발생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읽으면서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어쨌든 산업화 이후 표준화 계약이 사회를 지배했고 그것이 개인의 성장에도 적용되어 성공의 표준 공식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와닿았다. 그러니깐 산업화 이전에는 이런 정해진 성공이 없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성공 표준 공식이 만들어낸 ‘능력주의‘의 실체는 ‘쿼터주의‘라는 통찰이 놀라웠고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사례들 #문제점
저자들은 하버드에서 다크호스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다크호스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은 아니다. 저자들도 서문에서 세계적인 부호를 성공사례로 들고 온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그 분야에서 반짝 빛나거나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누군가를 사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점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례를 들려주는 건 아니다. 그건 책 분량의 한계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보다는 (장강명 작가님이 지적했듯) 한국 사회의 문제점 때문에 이 주장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우리는 그렇게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좌절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다크호스형사고방식 #충족감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이 4가지가 나온다. 내가 느낀 핵심은 나를 자세히 알아가야 한다는 것과 충족감을 느끼는 방향으로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이다. 아마 힘들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런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물성
크게 이상한 부분 없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 디자인도 좋고 구성도 마음에 든다. 책 사이즈가 조금 작았으면 싶었지만 그건 그냥 개인적인 바람일 뿐이고, 자기계발, 성공, 교양인문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는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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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진이)
죽기 전 삼 일 동안의 이야기다. 소설에서 ‘삶은 유예된 죽음’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있지만, 삶 자체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슬프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 주인공 진이. 힘들어하는 진이를 보며 죽음에 관한 고민들이 피어올랐다.

김진영 선생님의 <아침의 피아노>. 항암 치료를 거부하시고 임종에 이르는 동안의 기록들. 항상 자기 자신을 다독이던 그 문장들이 생각난다. 결국 내 삶의 마지막 결정은 죽음 순간에 일어날 것이다. 모든 걸 받아들이는 그 결정이 어떤 느낌일지 아직 알 순 없다.


#삶 (민주)
‘삶은 유예된 죽음’이라는 말에서 삶에 대한 생각도 해본다. ‘유예’라는 말이 긍정적이진 않지만, 죽음이 미뤄진 것이므로 지금의 삶은 선물이라고 볼 수 있다. 명언 중에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타자화시키지 않더라도 ‘삶이 유예된 죽음’이라면 그 자체로 나에게 일어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말에는 주체적인 삶의 의지가 담겨 있다. 작가님은 여러 인터뷰에서 그러한 의견을 말씀하신다.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라고 한다. 이 작품엔 그런 작가님의 마음이 담긴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어떤 ‘열심히’를 말하는지는 조금 헷갈린다. 주인공 진이의 어머니(작가님 어머니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로 대변되는 ‘열심히’ 사는 삶과 민주의 ‘열심히’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는 사회 시스템에 순응하며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면, 후자는 자신의 역량껏 사는 삶이다. 나는 후자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공존 (지니)
인간은 ‘상상’하게 되면서 우월한 종족이 되었다. 이 소설 또한 상상의 산물이고 인간 삶에 놓인 모든 것이 상상의 결과다. 하지만 우월해진다는 것은 반대로 다른 생명들을 하찮게 여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구 환경은 하루하루 나빠지고 많은 생명이 멸종에 이르고 있다. 미국 듀크대 생물학자 스튜어트 핌 교수가 이끈 국제 연구팀에 의하면 100만 종 가운데 매년 100종이 멸종된다는 연구가 있다. 물론 생명체는 생겨나고 멸종하는 수순을 거친다. 그런데 그 수치가 인간이 출현하기 전보다 1,000배가 높아진 수치라고 한다. 지구의 생명들과 공생, 공존하는 건 인간 의지에 달린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멸종위기종인 보노보를 등장시킨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를 선택하신 이유가 따로 있지만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인간의 상상력이 공생을 위한 노력에 더 많이 쓰였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이 소설의 아쉬운 점은 이런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까지 녹여 내려다보니 주제가 흐려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따로 소설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죽음이라는 주제와 어우러지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정유정 소설
정유정 작가님의 글은 정말 가독성이 뛰어나다. <진이,지니>는 페이지가 저절로 넘어가는 책이었다. 동물과의 공감이나 영혼의 개념에 대해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면 내용 면에서도 어렵지 않은 소설인 것 같다. ‘다정한 그녀는 손가락 총을 세워...’ 또는 ‘모차르트의 판단으로...’ 등의 캐릭터 묘사는 읽는 맛과 재미를 더해 주고 빠른 이해를 돕는데 작가님의 특기이기도 하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과 넓지 않은 공간을 적절히 활보하고 다니는 구조가 적당한 긴장감과 스케일을 느끼게 해준다. 정유정 작가님 소설을 처음 읽는 사람에게 추천해도 부담 없을 것 같다.


#출판사 홍보
<진이,지니>는 삶과 죽음, 자유의지와 공생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아주 냉철하고 어려운 이야기며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므로 무겁고 진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홍보하는 문구를 보면 ‘따스하고 다정하고 뭉클하다고’ 하는데, 과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을지 의심스럽다. 홍보전략이라는 건 알지만 자칫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그나마 정유정 작가님의 글이 빠르게 읽히는 글이라 다행이다. 물론 홍보전략에 이런 것도 고려했겠지만, 과대 포장된 정보로 홍보한 느낌이다.


#물성
책은 내용이 중요하지만, 이 책의 판형과 표지는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가로 폭이 좀 넓은 책이라 들고 다니면서 읽기 불편했다. 표지는 뭔가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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