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경로 - 제2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강희영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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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반부는 조금 힘들지만 후반부엔 빠져서 읽었다. 남성이 쓴 여성서사. 25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품이다. 이 작품을 여성 독자가 읽었을 땐 얼마나 공감하고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심사평을 보면 많은 여성 평론가, 작가분들의 평이 좋다. 그러나 남성으로서 느끼는 점과 여성으로서 느끼는 점에 차이가 있지 않을지 궁금하다.


내용이 조금 더 진행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편 정도의 소설이라 속도감 있고 전달력도 강하지만, 독자가 깊이 사유하는 마음을 갖기엔 조금 모자란 느낌이었다.


사실 앞선 두 SF소설(우빛속/숨)에 비하면 훨씬 말이 섬세하고 깊이 있는 건 사실이다. 좋은 문장에 표시도 하면서 읽었다. 재미, 긴장감, 감정선, 깊이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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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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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도 지속될 현재 사회와 인류의 문제들.


#운명_받아들이는_마음
첫 단편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마지막에 주인공은 바꾸고 싶었던 운명을 바꿀 수 없었다. 하지만 더 큰 것을 얻은 듯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전해준 말은 내게는 그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것이오. 평생 감사를 표해도 그 빚을 다 갚을 수 없을 것이오.”(p56) 이 소설은 운명을 바꿀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다른 것을 바꾸어 놓았다. ‘상황’을 바꾼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놓았다. 마지막 작품인 <불안한 자유의 현기증>과 함께 ‘마음’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현실
테드 창의 작품은 나에게 지적 허영심을 불러 일으킨다. 작품의 설정들은 실제 과학계나 현실 사회에 나온 이야기로 꾸려졌는데, 이 점이 그의 작품을 판타지가 아닌 현실로 회귀시키는 역할을 한다. 작품을 조금씩 뜯어보면 현실의 이슈와 철학 논쟁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이런 요소들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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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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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F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된 책.


#정상
언젠가부터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무엇일까‘-보단 ‘누가 그 기준을 정하는가‘-에 궁금증이 생겼다. 어릴 땐 세상이 난색과 한색 두 가지로 이루어진 줄 알았다. 하지만 난색과 한색은 색이 아닌 계열의 정의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많아도 너무 많은 기준들. 세월이 갈수록 기준, 표준은 사라지고 결국 세상은 선이 아닌 색상환이란 걸 아는 순간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그리고 생각한다. 정상의 기준을 세우는 것에 노력하기 보단 어울려 살아갈 방법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외계인
어릴 땐 모두 나처럼 생각하는 줄 알았다. 공감에는 같은 스위치가 작동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같은‘ 또래면, ‘같은‘ 한국인이면, ‘같은‘ 사람이면-하는 식의 생각들. 그것들은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허무하게 짓이겨졌다. 우리는 생긴 것만 비슷하지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진 개체들이다. 김초엽 작가님의 작품은 이런 타인과의 만남을 외계 생명체로 엮어냈고, 그 만남에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누군가를_배제하지_않는_기술이라는_것이_가능할까? (p339 작가의 말 중)
무엇이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절충의 절충을 내어도 반대편의 의견은 보색대비처럼 튀어오른다. 보색을 섞으면 검정색이 되듯, 한쪽이 반대되는 다른 쪽의 주장을 수용하기엔 너무 잃을게 많은 것이다. 사실 나는 그런 점에서 완전한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느낀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걸 거론하지만, 사실 둘 중에 한 쪽은 다른 한 쪽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절대 지지않는 게임을 하는 격이다. 그럼에도 사회가 따듯해지면 좋겠다.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반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소수자들이 작아지지 않는 사회가 되길, 비즈니스가 아닌 마음의 연결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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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인간 김경희 -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
김경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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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수와 퇴사. 스물아홉 작가의 솔직(그리고 조금은 찌질)한 이야기들.



#고민들
<살아보니 행복은 이렇습니다>를 읽고 연달아 <찌질한 인간 김경희>를 읽으면서 인생을 오래 경험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고민거리에 있어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솔직의 가치
부천 독립서점 오키로북스의 오직원으로 활동(?) 중인 김경희 작가님의 책이다. 평소 느꼈던 이미지처럼 글은 쉽고 유쾌하게 읽혔다. 그런데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유쾌하게 승화한다는 게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때 얕잡아 보이는 게 싫어서 어렵거나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런 방식이 자신의 삶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솔직함에 가치가 있다.



#돌고 돌아 결국 난 찌질한 인간
내가 갓 사회에 나왔을 때 Passion이란 말이 유행했다. 그놈의 열정. 대기업들은 그 말을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지쳐갔다. 이제는 남들처럼 사는 것도 점점 힘들어진다. 그런 지침이 익숙해질 때쯤 이제는 ‘나다움’을 강조한다. 그런데 나다운 게 뭘까? 나다운 걸 아무리 찾아봐도 남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민낯만 건져 올려질 뿐이다. 결국 되돌아보니 남들이 제시한 ‘나다움’을 ‘따라 하고있는 나’이다. 겉치레 스킬은 늘었지만 속은 허하다. 왜냐면 나조차 나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나마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니 누가 날 사랑해줄까. 솔직해져서 좀 찌질해진다고 누가 신경 쓰는 것도 아닌데 죽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당당할 필요도 없고 용기 있을 이유도 없다. 작가님처럼 주어진 것에 전전긍긍하며 사는 게 그게 정상이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유머는 덤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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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행복은 이렇습니다 - 먼저 살아본 30인의 행복론
박완서 외 지음, 김승연 그림 / 디자인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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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분의 자기 삶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



#책 소개
이 책은 2006년~ 2018년까지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린 권두언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중 서른 편을 추려 묶은 것이다. 박완서, 윤대현, 김탁환, 최재천, 김경주, 오정희, 함민복, 차동엽, 김언호, 주철환, 문유석, 서명숙, 장석주, 문정희, 장영희, 김범준, 김승희, 마종기, 이기진, 김선주, 손철주, 정끝별, 이정모, 전성태, 박영택, 양창순, 이문재, 김용택, 공경희, 황병기 님의 글이 들어있다.



#우연히 만난 책
부천역에 가면 알라딘에 들리게 된다. 사고 싶은 게 있던 없던 일단 구경하는 게 좋다. 바로 옆에 교보문고가 있지만 좋은 매대를 차지하고 있는 소위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쓴 책들을 보고 있으면 신물이 나는데 중고서점에선 그런 게 없으니 마음이 좀 편하다. 그날도 그런 마음으로 구경하다 ‘최재천’ 교수님 책을 검색해보다가 <살아보니 행복은 이렇습니다>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이런 제목의 책을 잘 사지 않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사고 싶어서 샀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
최재천 교수님 외에도 아는 분이 몇 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만나는 분이었다. 나는 ‘그럼 그래서 행복이 무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마음으로 펼쳤는데, 오히려 ‘행복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글들은 디자인하우스의 월간 잡지 <행복이 가득한 집>의 한 코너인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에 실린 글 중 서른 편을 추린 것이다. 즉, 글쓴이가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적은 것이기에 각자의 삶에서 크게 깨우친 무언가를 적어 놓은 것이다. 감명 깊고 묵직한 울림이 있는 글들이었다.
(찾아보니 디자인하우스 홈페이지 내에도 모든 글이 공개되어있다)



#쉽고 간단한 삶의 지혜
여러 사람의 글이 수록된 책이라 어떤 글이 좋았는지 말하기는 좀 그렇다. 글쓴이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유명한 분들이고 성공을 이룬 분들이라 허튼 말은 없었다. 쉽고 간단한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짧게 쓰여서 가끔씩 펼쳐 읽기 좋을 것 같다. 나도 언젠간 내 속에 무언가를 많이 축적해서 짧지만 가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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