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SF 럭키팩 7 필립 K. 딕 - SciFan 제70권 SciFan 70
필립 K. 딕 / 위즈덤커넥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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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부한 상상력과 강렬한 인상

#SciFan
Sci Fan 시리즈는 Science Fiction + Fantasy Fiction을 결합한 단어이다. 이것은 SF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훌륭한 기획 도서다. 짧은 중단편의 전자책이라 가격도 저렴하고, 작품별로 구매가 가능하며, 유명한 작가나 비슷한 유형끼리 묶은 통합팩을 판매하기도 한다. 나는 이번에 ‘필립 K. 딕’ 작품 몇 개가 묶인 통합팩을 샀다. 아마 앞으로 종종 사서 볼 것 같다.

#SF
SF소설은 허구의 내용이지만 나에게는 생각을 키우는 유용한 도구이다. 현실의 이야기들은 흔들리는 감정 때문에 깊이 파고들지 못할 때가 많지만, SF소설은 현실에 없는 소재로 현실과 같은 문제를 사고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필립k딕
#럭키팩7
|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 | 세계의 수호자 | 전선의 발톱들 | 눈동자는 알고있다 | Mr.Spaceship | 말하는 돼지, 웝 | 핸디맨 |
이렇게 총 7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영화 <스타워즈> 예전 시리즈나 <빽 투 더 퓨쳐> 같은 고전 SF영화를 보면 유치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필립 딕 소설도 오래된 작품이라 그런 느낌이 들 줄 알았는데, ‘영상’과 ‘글’의 차이인지 몰라도 예상외로 그런 느낌이 안 들었다. 단편이라 내용이 짧다는 아쉬움 말고는 소재나 상상력도 신선했고 깊이도 있었다.
필립 딕은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기에 전쟁에 대한 묘사가 아주 섬세한 것 같다. 이점은 요즘 작가들과 좀 다른 부분이었다.

학생 때 ‘필립 딕’ 원작인 영화를 보다 보면 내용보다는 철학적인 담론을 이야기할 때가 많았다. 친구들과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보며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인가 기계인가? 라든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서는 범죄가 일어나기도 전에 범죄자를 잡는 것이 윤리적으로 가능한가? 와 같은 토론을 했었다.
이번에 저자 소개를 읽고 알았는데, 필립 딕은 UC버클리에서 철학, 역사학,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보통 천재들이 그렇듯 바로 중퇴를 했지만 그런 쪽에 관심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단편임에도 심도 깊은 철학적인 질문이 떠오르곤 했던 것 같다.
그의 삶이 순탄치 않았지만 부러운 면도 있다. 물론 이건 완전한 헛소리인 것을 안다. 실제 그의 삶을 겪으라면 난 미쳐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평탄하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내 삶은 그가 이룩한 삶에 비하면 쓰레기에 불과하다. 짧지만 풍부한 상상력과 강력한 인상을 남겨준 작품들이 아직도 날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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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는 헛소리 -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1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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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물도 치사량이 있다.


#믿음에 대한 단상
‘종교는 내세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만, 광고는 현세의 행복을 보장해준다.’
이런 말에 경도되어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 말을 했던 사람의 의도가 찬양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의도였는지 알 수 없지만, 나에게 와 닿은 느낌은 찬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시절 내 안에 있던 광고에 대한 믿음이 이 말을 멋지게 느끼도록 한 것 같다.
믿음이 강화되면 신념이 되고 더 지나면 나 자신의 정체성이 된다. 다시 말해, 무엇을 믿고(의지하고) 산다는 것은 나약한 인간의 본성일 뿐이지만 그 믿음을 다른 이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은 자신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믿음의 영역을 넘어 더욱 내재화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시킨다. 그렇게 하면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되고 불안이 멈추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을 불안이란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린 격일뿐. 정작 가린 건 자신의 눈이다.

#배움에 대한 한계
(이 리뷰를 쓸 당시에 상황) 최근에 백신에 대한 불안이 퍼지고 있다. 조사가 필요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백신 자체를 부정하는 건 사회 전체에 엄청난 위험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말에 쉽게 현혹되곤 한다. 정확한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전문가‘(라고 흔히 칭하지만 사실은 방송에 일가견이 있거나 같은 의료영역이지만 다른 분야의 지식인인 사람)의 말을 듣게 되고 그 말이 자신의 판단(비전문가) 하에 맞다고 생각되면 완전히 믿어버리는 실수를 반복하며 산다. 지구평평론도 그렇고 온난화가 사실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도 모두 그런 식이다. 
나도 이런 실수를 반복하며 살았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주장에 대한 확신을 걷어내고, 필요하다면 많은 의견과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 태도인 것 같다. 정말 이래서 배움에 끝이 없음을 느낀다. 결국 나도 인간이라는 한계 때문에 과거의 종교 암흑기가 그랬듯, 조선 시대의 사람들이 그랬듯 ‘진실’에는 가닿지 못하고 죽겠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한계인걸. 주어진 상황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책의 장단점
누구나 알기 쉽게 쓰려다 보니 구체적인 면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들은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찾아보며 읽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유사과학’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에는 좋은 책이다.
마지막에 짤막하게 붙인 <에필로그 : 유사 과학과 과학에 대한 단상>이 좋았는데,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P296~297
모든 사람이 과학자일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과학자의 엄밀함을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할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수백 년의 전통 끝에 마련된 과학자의 연구 윤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떠한 명제도 그냥 믿지 말 것. 모든 명제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말 것. 언제나 반증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을 받아들이는 ‘합리적 회의주의’, 혹은 ‘과학적 회의주의’는 삶의 자세로서 대단히 유용하고 또 가치 있는 일입니다. 오랜 과학의 역사가 증명하는 ‘과학적 회의주의’를 생각의 틀로 만들어나가면,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고,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이 될 것입니다. 권위를 맹신하지 않고, 스스로의 경험에 객관적이 되고자 노력하는 자세는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이기도 합니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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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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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고 조용한 기록들. 나의 내일을 위한 시간.


#사야하나?
‘메모’는 자기 개발서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그래서 조금 꺼림칙했다. ‘메모의 기초부터 탄탄하게 잡아준다’고 하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이 들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너무 좋았고 사길 잘했다 싶었다.


#생각의 기록, 메모
두 번째 꼭지에 나오는 <비메모주의자의 고통>의 도입부는 정말 재밌다. 저자가 <아무튼, 메모>를 쓰겠다는데 지인들의 반응이 모두 부정적이다. 평소에 메모도 안 하는 사람이 그런 책을 쓰냐며 타박뿐이다. 저자가 말하는 ‘메모‘란, 노란 포스트잇에 일정을 적어두는 일이 아니다. 혼자 남은 밤, 자신의 생각에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실마리를 적어두는 일’, 또는 ‘깊은 생각의 기록‘을 의미한다.
나도 가끔 떠오르는 생각을 써 놓으려 애를 쓴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쓰기(메모)는 지금처럼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는 것인데, 책 내용이 아닌 그 외의 이야기나 내 생각을 주로 쓰는 편이다. 그것은 내가 나에게 말을 거는 대화이기도 하다.
이런 대화는 낮에, 주변에 사람이 많을 때는 힘들다. 저자의 말처럼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에 가능한 일이다. 나도 저자처럼 이런 시간이 소중하고 좋다.
저자는 이제 자기 자신만을 위해 메모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메모에 내 나름대로 제목을 붙여본다면 ‘약자를 위한 메모‘,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메모‘ 쯤 될까? 참 아름다운 메모가 될 것 같다.


#좋은 사람, 좋은 글
마지막. 책을 덮으며 먹먹함에 휩싸였다. ‘메모주의자가 된 이유’로 시작한 이야기가 ‘조선인 전범 피해자 이학래 할아버지’의 메모로 끝이 났다. 한 꼭지, 한 꼭지 읽어 나갈 때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부분이 계속 늘어나서 나중엔 플래깃 붙이는 것을 포기했다. 저자의 생각과 태도에 존경심이 부푼다.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이렇게 좋아하게 되다니, 그래도 해오신 일들을 보면 이 마음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저자와 글을 만날 때면 기분 좋은 힘이 생긴다. 마지막에 밝히신 ‘기후 위기 예보‘ 방송을 하게 된다면 꼭 애청할 것이다.


#그런 사람
삭막한 세상 속에서 ‘바른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환경, 경제, 교육,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자들을 돕는 사람들. 겉보기에 그냥 착한 사람, 무해한 사람들 같지만, 사실 그 걸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심을 다해 전력 중일 때가 많다. 정말로 부단히 노력해야 걸을 수 있는 길. 그래서 이런 분들이 존경스럽다.


#나의 메모
나의 메모는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돌아올까. 이 기록들이 어떻게 남겨질지 모르겠다. 무언가에 기뻐하고 화내고 흔들리던 감정들, 무언가를 찾기 위해 쌓아 둔 정보들이 여기 이렇게 글로 남아있다. ‘선한 영향력’이란 말처럼 바르고 옳은 일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뱉음으로써 채워주는 글.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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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소셜 로봇의 미래 (2019년 기술영향평가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지음 / 동진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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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엉뚱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가끔 내가 내는 세금. 그걸 가지고 국가에서 뭘 하는지. 옳은 곳에 잘 쓰이고 있는 건지. 궁금할 때가 많다. 대충은 알지만 확실히 손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 중에 꼭 들어가는 이 의문들. 그런데 이런 의문이 조금 해소되고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든 책이 있다. 바로 <기술영향평가 보고서>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 과학기술기본법을 제정 이후 2002년 연구범위, 운영 방안 등 기획연구를 거친 다음에 2003년부터 기술영향평가를 수행하여 2019년까지 총 20건의 기술을 평가해 왔다고 한다.


#기술영향평가?
이 책 서문에도 나와 있지만 기술영향평가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된 것이었다. 197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재,학계 지도자들을 주축으로 한 ‘로마 클럽‘이 발표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가 시발점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수치를 바탕으로 ˝인구 증가, 환경 오염, 자원 남용 등이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00년 이내로 지구상의 성장은 한계에 부닥칠 것˝ 이라고 경고한 충격적인 보고서였다. 보고서가 발표되기 조금 전인 1962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으로 사람들은 이제 막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자각을 조금씩 펼치던 시기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어쨌든 이 사건 이후로 각 나라마다 기술 발전이 우리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리스크에 대비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미국의 GAO, 프랑스의 OPECST 등의 기술영향평가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놀랍던 것들
나는 작년 12월 과학 팟캐스트를 듣다가 이정모 관장님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이러한 논의를 우리도 2003년부터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놀라움이 있었다. 그리고 기술영향평가를 진행할 때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는 점에서 두 번째 놀라움이 있었고, 그 결과를 두꺼운 보고서의 형태로도 내지만 일반 시민들이 읽기 쉽도록 (중고등학생이면 읽을 수 있게) 시중에 판매하는 책의 형태로도 만들어 낸다는 점에 세 번째 놀랐다.

시민 참여는 매년 일반인 15명 정도를 뽑아 관련 기술 강연을 들려주고 토론을 하는데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의 사람들을 초청하며 나이대도 다양하게 뽑는다고 한다. 거기서 나오는 의견은 적극적으로 반영한다고 한다. 가령 ˝강연을 듣고 토론을 하면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현장 제안이 있었는데 그 의견 또한 적극 반영하여 강연 전에 자기 생각을 먼저 정리하고 강연을 듣도록 시스템을 바꾸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부족한 예산 때문에) 오프라인 15명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의견을 받고 모든 의견은 보고서에 수록된다고 하니 진정한 의미에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셜 로봇의 미래를 읽고...
‘소셜 로봇’은 생각하기에 따라 일반인과는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소셜 로봇의 정의부터 뿌리와 역사, 현재 시장 현황과 앞으로의 동향. 그리고 미래의 우리 경제, 사회, 문화,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보기 쉽게 적혀 있었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머지않은 미래에 소셜 로봇과 관련 기술들로 우리의 삶이 많이 변화할 수 있겠다-싶다. 지금은 멀게만 느껴지는 소셜 로봇이 조금 더 발전하고 그 기술을 필요로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스마트폰처럼 우리 삶에 훅 들어와 있을 것이다. 다만, 소셜 로봇이 가져올 경제적인 차별, 저하될 공감력, 많아질 로봇 쓰레기 등, 문제점에 대해서 토론이 많이 일어나고 대처방안이 세워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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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안전가옥 오리지널 1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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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는 끈적함을 남기고


첫문장 : 유지는 하늘로 치솟는 기구의 끝을 응시했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은 안전가옥의 첫 번째 오리지널 장편소설이라고 했다. ‘안전가옥 오리지널’은 창작자와 프로듀서가 협업하여 만든 이야기를 부르는 이름이라고. 이 책을 사던 때인, 작년 서울국제도서전 안전가옥 부스에서 들었던 말이다. 그렇게 추천을 받고 받아든 책이지만 표지를 보고 조금 당황했다. 보통 전통 문학에서 다룰만한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가벼운 스낵컬처의 느낌만 남으면 어쩌지-하는 불안감도 함께 들었다.


‘음..뉴서울파크... 놀이공원 같은데. 젤리장수야 있을 수 있지. 그런데 젤리로 사람들을 죽인다는 거야? 표지에 저 뚝,뚝, 떨어지는 사람 모양의 젤리는 대체 뭘까? 섬뜩해! 음... 놀이공원, 젤리, 살인. 도대체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궁금해!’ 읽기 전에 했던 생각이다.


소설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은 놀이공원을 매개로 연결되어있다. 하지만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시간대는 조금씩 달라 마지막에 모든 인물이 연결되거나 하는 일종의 소름 돋는 환희 같은 건 없었다. (그래도 모두 놀이공원과 연결은 된다.) 젤리장수의 정체, 젤리의 의미 등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어졌다면 더 좋았겠다.
다만 ‘젤리 사건‘ 속에서 삶의 고단함과 외로움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된 점은 좋았다. 소설 속 내용을 넓은 시각에서 내려다 볼 수 있게 했다. 각 인물의 (고양이까지도!) 사연이 하나같이 슬프고 외롭게 느껴진다. 그 이야기들이 아직 내 머릿속에 남아 끈적하게 녹은 젤리처럼 붙어있다. “우리의 관계는 끈적하구나.” 내 개인적인 회한도 미련도 아픔도 모두 그런 끈적함이 남아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내가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처음 읽어봐서 그런지 독특했다.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가볍게 읽기 좋고 몰입도도 좋았다. 작가님의 더 큰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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