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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인물편 - 미처 몰랐던, 알면 알수록 솔깃한 서프라이즈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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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놀랍고 신비한 이야기들


#신비한TV서프라이즈
<신비한TV서프라이즈>는 ‘다시보기‘로 챙겨볼 정도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서점에서 발견했을 때 주저없이 집었다. 책도 TV방송처럼 궁금증을 증폭시킨 후 결말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라 흥미롭게 읽힌다. (읽는 내내 성우님들의 음성지원도) 책 <서프라이즈>는 인물편/사건편/우리나라편 3권이 출판되어있다. 내가 읽은 건 <인물편>이다. 아쉬운 건 오타가 너무 많다. 방송 제작팀에서 출판했다는 점과 2쇄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심각한 수준이다. 내용적인 면은 만족스럽다. 나는 원래 사람 이야기, 허구보다는 실제하는 이야기에 더 마음이 끌리는 편이다. 물론 나온 이야기가 모두 사실은 아니다. 과장되었거나 허구스러운 것도 있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이란 무엇인지‘를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서프라이즈 인물편>은 ‘개인(의/과)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차별과 보호/비운과 행운/욕망과 사랑/대립과 선행/착취와 온정 등. 우리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유명인들의 역사를 통해 읽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나폴레옹]이 참패를 당한 이유가 전 아내의 사촌에게 있다든지, [잔 다르크]가 바지 때문에 사형을 당했다든지, 프랑스 통치하에 있던 알제리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자 마술사 [로베르 우뎅]을 보내서 지배를 공고히 했다든지,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오스카 쉰들러]는 사실 유대인을 보호하려던 게 아니라든지 하는 이야기들.
그저 흥미를 끄는 것을 넘어 내가 역사를 어떻게 읽어왔고, 어떤 틀에 갇혀 있었는지 또는 나와 인간이 얼마나 황당한 존재인지 등. 많은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었다.

#무엇을 느끼는가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을까? 2002년부터 시작한 <신비한TV서프라이즈>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가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뭔지 모를 충족감을 느끼곤 한다. 사실인 것부터 의미 없는 것까지 그런 것들이 나에게 어떤 에너지를 주는 것일까? [정보]를 [이야기]로 저장하는 인간 뇌의 특성 때문일까? 아니면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내 삶도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단조로운 내 삶이 그들의 솔깃한 삶을 보고 부러워하는 것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난 그렇게 이유도 알 수 없는 만족감을 느끼며 책을 덮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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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책 - 하버드 학생들도 몰랐던 천재 교수의 단순한 공부 원리
조지 스웨인 지음, 윤태준 옮김 / 유유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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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뼈대를 정리한 책.


#공부책
<5km북스>사장님의 강연을 듣다가 사장님에게 공부하는 법을 알려준 책이라며 적.극.추.천.하시는 바람에 그날 사버린 책. 저자 ‘조지 스웨인‘ 교수는 15살에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천재다. 저자의 스펙은 좀 괴리감이 들긴 하지만 지극히 평범하고 기본에 충실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어쩌면 교수 생활 중에 수많은 평범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축적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올바른마음가짐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당연한 이야기를 다룬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진정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 당연한 걸 지키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었단 생각이 든다. 놀라웠던 점은 보통 ‘공부법‘에 관련된 책이라고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기술이나 활용법만을 강조하며 서술하는데, 조지 스웨인은 (그것도 중요하지만) 공부의 목적, 의도, 방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챕터는 <1. 올바른 마음가짐> 챕터인지도 모르겠다.

#배움의과정
공부하는 법 또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배움의 과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단순히 이 책만을 읽어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위에 내용처럼 ‘올바르게 공부’ 하려면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한데 그 부분은 스스로 익혀야 한다고 나온다. 따라서 논리학과 관련된 강의를 듣거나 저자가 추천한 책을 읽어야 모든 준비가 갖추어지는 것이다. <공부책>은 전체적으로 공부하는 뼈대를 정리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공부에 들어가기 전에 또는 공부하는 중간중간 점검을 위해서 가지고 있으면 좋을 책이다.

P31 끊임없이 책을 읽는데도 안정된 판단력과 정신을 갖추지 못하는 사람은 책에는 조예가 깊을지 몰라도 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P45 경제학, 역사학, 사회학 책의 통계적 진술이나 수치는 의도적으로든 아니든 특히 왜곡되기 쉽다. 통계에 의존하는 책의 경우, 특정 통계 수치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배제해 버리면 통계에 의존하는 것은 사실상 무엇이든지 증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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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 진심이 열리는 열두 번의 만남
이진순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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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인터뷰로 드러난 보석 그리고 감동


#12명과 1명
2017년 <가만한 당신>을 우연히 읽게 된 나는, 내가 다른 이들의 숭고한 삶을 좋아하고 또 읽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로부터 오늘,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을 읽으며 그런 이야기들이 나의 마음을 얼마나 흔들어대는지 다시 한번 느낀다. 12명의 인터뷰이와 1명의 인터뷰어, 그렇게 13명의 삶이 나에게 감동 그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나는 또 이 귀한 글을 왜 미리 알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에 잠긴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낸 열두 분과 그걸 가감 없으면서도 더 확실하게 다듬은 이진순 작가님(박사,사회운동가,와글 대표)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핸들링
누구의 인생도 완벽하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한 방은 있다. (- 프롤로그 중) 작가님은 그들의 업적에서 작은 한 방을 느끼신 것 같다. 더불어 나는 그들이 자기 삶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라 느꼈다. 곱게 뻗은 시간 속에서 그들은 핸들을 단단히 붙잡고 좌우로 미세조정하며, 자신의 삶이 한가운데 똑바로 달려나가게끔 운전하는 분들이란 생각이 든다. 단순히 유지를 말하는 게 아니다. 똑바로 가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핸들링한다는 뜻이다. 가만히 잡고 있는 것도, 화려한 퍼포먼스도 아닌 바르게 나아가려는 미세조정의 몸짓. 그들의 한 방 뒤에는 그러한 자기 관리가 있다.


#답은 스스로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 타인의 삶을 읽으며 나는 끊임없이 그 답을 찾고자 했었다. 하지만 항상 얻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문제집 뒤에 붙은 답안지처럼 타인의 인생에 내 인생의 답이 붙어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나는 내 답안을 스스로 작성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정답인지 아닌지보다는 만들어가는 과정이 의미 있는 것이리라. 그 과정 속에서 피어날 감동과 반성들, 부끄러움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분 한분
- 김혜연, 사건에 뛰어든 건 그녀의 남편이지만 그걸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그녀다. 그 두 분이 나에겐 슬픔과 연민을 주지만 그녀는 연민을 받을 존재가 아님을 깨닫는다. 그녀는 훨씬 강해 보인다.
- 이국종, 화면에 드러나는 화려한 능력에 그를 알게 되었지만, 그분의 고민은 화려함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분이 원하는 걸 끝내 못 이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분의 이야기가 남아 다음에 올 존재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 노태강, 무던한 분이다. 무던해서 못 알아볼 뻔했다. 이번 생에 알고 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임순례, 이분이 좋아하고 지향하는 방향이 나도 좋다. 감독이 좋아 보게 되는 영화는 이번이 처음일 것 같다. 그 영화 속에서 감독님과 만나게 될 것 같다.
- 최현숙, 반대를 끌어안는 사람은 그만큼 커지는 게 아니라 그 개념을 넘어서는 위대함이 된다.
- 구수정, 이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나는 모순에 빠졌다. 세상이 모순덩어리라 나도 오염된 것이라고 변명할 순 없다. 이젠 더 무거운 입을 가져야겠다.
- 이은재, 자식 사랑의 힘이라기보다는 사회가 가진 통념을 바꾸는 분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힘든 건 자기 생각까지 바꾸는 일일 것이다. 이분은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손아람, 똑똑한 사람이란 나약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다.
- 장혜영, ‘운명’, ‘인연’ 따위가 무색해지는 순간은 그분의 신념이 나타났을 때다. 어떠한 장애물도 그분의 신념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 신념은 순수한 사랑에서 생겨났으니깐.
- 윤석남, 그분의 미술 활동은 자기 존재 이유를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나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염치없지만 부러웠다.
- 황석영, 그분의 삶이 한 편의 드라마 같아서 믿기가 힘들 정도다. 나에겐 그런 드라마 같은 역사 속에 살아 본 적이 없어서 부럽다는 망상이 떠오른다. 그분의 고통을 안다면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것인데.
- 채현국, 이런 위대한 정신을 왜 이제 알았을까. 뱉는 말씀 하나하나가 진리 같다. 하지만 그분은 말씀하신다. 옳고 그름만 따지는 건 생각이 아니라고, 모든 걸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그게 생각하는 거라고. 나에게 답을 주시고 도로 빼앗아 가셨다. 그래도 이분을 이번 생에 알고 가서 정말 다행이다.
- 이진순, 기록한 글들은 오롯이 그들이면서 작가님 자신이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또 좋은 이야기로 만나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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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볼
브래들리 소머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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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빌 온 록시에서 일어나는 관계와 사건들의 얽힘


#다양한 사람들
<피쉬볼>의 매력은 독특한 인물과 이야기에 있다. 27층에서 떨어지는 금붕어 이언, 남자친구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케이티, 진정한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남자친구 래들리, 사악한 요부 페이, 첫 자연분만을 준비하는 피튜니아 딜라일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있는 가스,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 자꾸 기억을 잃고 쓰러지는 어린 소년 허먼, 외로운 아파트 관리인 히메네스. 다양한 인물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작은 아파트 ‘세빌 온 록시’에서 일어난다.


#공감하기 힘든 이야기도 있지만
남자이지만 여장을 하는 가스의 마음에 공감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독백을 읽으며 신기한 경험을 느꼈다. 자연분만하는 피튜니아의 이야기는 너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무서울 정도였지만 모성애가 느껴졌다. 사고로 자꾸 정신을 잃는 허먼은 신비로운 아이인데 슬픈 사연은 안고 있다. 작가가 이 아이를 통해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영미권 소설에 동양적 사상의 이야기라 신선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유일한 금붕어인 이언이 4초 만에 27층 높이에서 떨어지고 있다. 그 짧은 순간에도 계속 기억을 까먹는 이언은 금붕어이기에 가능한 자세로 글을 읽는 나에게 깨달음을 준다.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
총 55챕터. 짧게 쓰인 독백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간다. 유명한 소설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잘 쓰였고 연결도 매끄럽다. 처음과 끝 챕터는 작가의 독백으로 되어있는데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줘서 특히 좋았다. 끝부분은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라 읽고 또 읽으면서 ‘나도 나중엔 이런 통찰력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피시볼>이 들려준 이야기는 인생이 ‘무조건적인 긍정도 불행도 없다’는 걸 말하면서, ‘계속되는 연속성’임을 보여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니깐. 그래서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조금 충격적이기도 하다. 이젠 내가 그런 이야기들을 아름답게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만 같아 슬프기도 하지만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인 것을 느끼며 책을 덮었다.

(P374)
이외에도 아주 많은 것이 있었다. 한 사람은 평생의 시간을 살지만, 세빌 온 록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는 4초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몇몇 순간들을 목격했고, 이 도시에, 이 건물에 더 많은 순간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 그 시간 동안 인생은 자연스렇게 흘러가, 모든 사람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뜻대로 된 건 아니다. 정말 그렇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지만, 항상 좋은 이유인 건 아니다. 그 이유는 선택, 우연, 운명이거나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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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7년
에트가르 케레트 지음, 이나경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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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사는 한 작가 이야기



#생활의_기록
이스라엘 작가의 글은 처음 읽어보는데, 이 책을 통해서 좋은 인상을 받게 된 듯하다.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글솜씨가 압권이었다. 개인적으론 이기호 작가님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에서 느꼈던 감동과 비슷했다. 전체적으로 ‘생활’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삶이라는 ‘철학적 물음‘이라기보다는 작가가 어떻게 생활해왔는지를 위트있지만 담담하게 써 내려간 책이다. 그러면서도 전하는 바가 많았던 것 같다. 재미있는 묘사에 웃고 슬픈 이야기에 공감하며 작가가 기록한 36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가슴 한켠이 따듯함으로 물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낯선 나라, 익숙한 일상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놀랍게도 흔한 일상이다. 일상적인 기록이지만 읽다 보면 마음속에서 많은 울림이 일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1) 작가의 국적과 2) 표현 방식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중동 국가란 유럽보다는 훨씬 가깝지만, 달처럼 먼 나라이다. 잦은 테러와 폭격 소식을 듣고 있으면 내가 생각하는 ‘삶’이 그곳에는 없을 것 같아 외면하게 된다. 어쨌든 문제를 일으키는 건 권력자들의 세상이지 일반 서민들 개개인은 어느 편에 서든지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을 것을 안다. 그러므로 작가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산다는 글을 보았을 때 걱정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작가가 들려주는 고민과 어려움, 행복과 즐거움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데에 놀랐었다. 전쟁과 같은 환경적인 문제를 넘어 그들과 우리는 다른 모습, 다른 이념, 다른 언어를 쓰면서 살아가지만, 개개인이 겪는 일상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재치
초반에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부터 재치있는 글이 나와서 그런지 강렬했다. 작가의 글들은 표현력이 참 뛰어났고 묘사하는 방향이 유쾌했다. 슬픈 이야기에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현실’이 가장 힘든 법이다. 하지만 나보다 더 힘들 것 같은 그인데도 글에 무거운 느낌은 없었다. 구성도 멋진 부분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놀이공원>이라는 글이 있는데, 아버지의 친구가 칼날에 손가락이 잘린 산재 이야기로 시작해서 놀이공원 이야기로 연결 짓는데 구성적으로 흥미로웠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프랭크 오코너 국제 단편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단편 소설계의 귀재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의 글은 짧은 단편이지만 재미와 감동, 의미를 적절히 배합한 하나의 맛있는 요리 같다. 그의 다른 요리도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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