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책의 실험 : 챕터 제로
롤링다이스 엮음 / 롤링다이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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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_0
기술의 발달로 출판 환경이 변화했다. <책의 실험 - 챕터 제로>는 2015년 8~9월 동안 출판업 관련자들이 모여 대담회를 나눈 내용을 엮은 책이다.


#미디어의_변화
˝기록된 것을 통한 기억을 신뢰하는자는 점차 스스로의 기억을 소홀히 하게되어 결국 영혼을 상실하게 된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받아 적어서 출판물로서 전달되면 대화 속에 담겨 있는 영혼들이 사라진다며 소크라테스는 비판했다고 한다. 그 당시 뉴미디어였던 책은 이런 대접을 받았다. 지금 들어보면 황당하지만 한편으론 모바일로 대변되는 요즘 뉴미디어 환경에서 내가 받은 인상과 너무 비슷해서 놀랍다.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가 ‘요즘은 전화번호도 외우지 않고, 모르는 건 검색으로 찾게 되어 인간이 뇌를 덜 사용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예전에는 외우는 데 많이 썼다면 요즘은 정보를 입력하고 분석하는 과정에 뇌를 많이 쓰며, 디지털 디바이스가 등장한 이후로 인간의 뇌를 덜 쓴다는 어떠한 연구도 없다고 이야기 했던 게 생각났다.


#책읽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윤성근 대표님의 말 중에 책 읽기를 잉여활동으로 이야기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흔히 핸드폰이나 TV를 볼 시간은 있으면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시간‘은 ‘잉여 활동을 할 시간이라는 것. 책 읽기가 지식, 교양을 얻는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잉여 행위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책 읽기 = 사색이라는 걸 느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얼마나 일하는지. 그런 것들이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사실 잉여 시간이라는 게 남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정부에서 하고 있는 독서 캠페인 같은 게 어떤 면에서는 좀 환상에 빠져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책을 읽어라‘보다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바른길 아닐까요. 책을 읽도록 만드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책을 읽어도 되는 환경.˝


독립서점에서 독립 출판물을 사겠다던 계획으로 만나게 된 CHAPTER ZERO. 셀프 퍼블리싱 책은 아니지만, 한편으론 책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가끔 우연히 발견되는 이런 보물들이 내 생활에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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