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고 묻지 않는 삶 -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인터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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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버리는 것
이 책의 내용들은 대체로 동일하다.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고행수도에 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나의 마음은 ‘오락가락‘, ‘들숙날숙‘인다.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구나‘ 바람 앞의 등불처럼 불안해하는 내 감정과 생각들이 느껴졌다. 졸리앙이 말하는 <묻지 않는 삶>이란 뭘까? 바로 내 마음의 등불을 안 흔들리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불어 꺼버리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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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고 받아들임
가끔 난 물 밖에 끌어올려 진 생선 같다. 물로 돌아가기 위해 죽어라 파닥거리는 생선, 남들 눈엔 싱싱해보일 뿐이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아스팔트 위에서 어느 것 하나 내 맘대로 되질 않는다. 사지가 없는 움직임도, 눈꺼풀 없는 눈도, 폐가 없는 숨도. 모든 걸 내려놓는다고 내 죽음이 달라질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만은, 마음만은 편안해지길. 파닥거림을 멈추고, ‘나‘와 ‘내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 자세. 내 눈에 들이치는 햇볕의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내려놓고 받아들임‘은 부재(不在)에 대한 인식을 넘어 상황의 판단도 버리는 것.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은 지우고 존재하는 ‘지금‘에 집중해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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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독서
사실 나의 독서생활은 ‘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내 안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흘러가야만 하는 현상에 대한 의문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어쩌면 내 의문의 끝이 이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 조금 일찍 찾아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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