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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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인의 부고로 시작된 그들의 역사 읽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한 일들은 인류에 건강한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 일이었다. 난 처음에 정확한 정보 없이 책을 펼쳤었다. 죽음이 있고, 그 전에 그들이 살아온 행적을 쓸쓸히 열어보는 책인 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180도 다르다. 그들의 역동성에 내 안의 불꽃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들이 보여준 행동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겨본다. (35명의 느낌을 다 올리고 싶지만 추리고 추려 4명의 감상만 올려본다)


09.잘려 나간 장미 _ 에푸아 도케누
할례. 남들에게 터 놓고 얘기 하지도 못하는 일이면서 남성중심적 여성차별. 또한 그것은 집단의 관습에서 출발하므로 거부하지도 못한다. 할례의 실상을 보고서로 처음 세상에 알린 에푸나 도케누는 간호사 시절 자신이 알게된 충격적인 현실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바른세상을 만드는데 일생을 받친 인물이다. 할례가 단지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어 있지도 않으며 그것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과 여아가 사망하는지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의 아픔을 내딛고 일어난 세계적인 패션스타 ‘와리스 디리‘의 이야기도 가슴아프다.


10.탐욕스러운 환경운동가 _ 더글러스 톰킨스
가끔 지인과 이야기 할 때, 정치든, 사회문제든, 잘못되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것들에 분노하며 비폭력 저항운동에 회의감을 느끼곤 한다. 바른 길이 있고 정의가 분명히 보이는데 왜 그것들은 때때로 무시당하고 피해를 봐야하는지 지켜보기 힘들다. 더글러스 톰킨스는 그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행동하는 환경운동가였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아주 단호하고 거침없이 행동했다. ˝개사이다˝ 아마 동식물들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그의 행동에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14.색깔없는 인권 _ 존 마이클 도어
백인이면서 흑인 인권을 위해 싸운 변호사. <앵무새 죽이기>에 주인공 아버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전통적인 남부 공화당 집안 출신이었지만 74년 7월 닉슨 탄핵안 초안에 존 도어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사적으로 나는 닉슨 대통령에 대해 아무 편견이 없고, 그에게 피해를 주고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의 권력 남용 문제에 대해 결코 무심할 수 없다.” 법률가의 지향점인 마이클 도어. 부패로 얼룩진 우리나라 법조계에 꼭 나타났으면 하는 인물이다.


19.벤치의 익살꾼 _ 에버렛 라마 브리지스
1등주의, 최고주의. 인간은 왜 이렇게 승리에 집착할까? (애칭) 로키 브리지스는 그런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스토리는 읽는 내내 웃을 수 있었다. 로키가 보여준 건 순위 경쟁의 밀린 패배자가 아니라 인생을 이끌어 나가는 승리자의 모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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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한입
데이비드 에드먼즈 & 나이절 워버턴 지음, 석기용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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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철학
하루은 한병철씨의 [피로사회]가 독일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었다. 철학이 일상생활을 진단하고 해석해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게 되었다.


#철학맛보기
그런데 철학이라고 하면 아주 어렵게 생각된다. 왠지 모르게 사전만큼 두꺼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고, 박사 학위쯤은 따고 나와야 될 것만 같다. 물론 철학자가 되려면 그래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철학자가 되려고 그러는건 아니지 않는가.
가끔 나는. 내 삶의 본질적인 이유가 궁금할 때도 있었고, 어떤 현상을 이해하려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에서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철학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던 것이다. 알아보는 김에 다양한 분야를 보고 싶었다. 그래야 내가 찾는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추천 받게 된 책. <철학 한 입>이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너무 깊게는 아닌 한 입씩 알아보고만 싶었다.


#사색하기
윤리학, 정치학, 형이상학, 미학, 인생. 이렇게 분류되어있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 그리고 예전 고대철학이니 중세철학이니 이런 것들이 아닌 현대의 철학자들이 현실의 문제로 토론하는 형식이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겪지 못한 문제에 대해선 깊이있는 사색이 필요했다. 대체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훅- 치고 들어왔다. 사색을 통해 시각을 점점 넓혀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는 인간이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여러가지 것들을 실제로 아는 것인지, 혹은 어떻게 그렇게 아는 것인지 반드시 안다고 할 수 없어요. p191

문제는 사물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 있지만 어떤 것도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p197

비트겐슈타인 <철학이 어렵다 한들 좋은 건축가가 된다는 것의 어려움에 비할 바가 아니다> p244

인간 실존의 주된 문제는 허무입니다.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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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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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에서 낯선 소비로
외국어 공부를 할 때면 ‘내가 (외국어가 아닌) 국어를 이렇게 몰랐나?‘할 정도로 국어가 낯설어지는 경험이 있다.
이 책의 내용들도 자연스러운 일상 소비 활동에 몰랐던 비밀을 알려주면서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홍보 전반의 활동
‘마케팅‘이라고 하면 ‘광고물(결과물)‘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보다 훨씬 넓은 의미의 ‘홍보활동‘이다. 그리고 소비자를 ‘분석‘하고, ‘움직‘이는 업무이다. 이 책은 그런 점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과학적인 접근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면 과학적인 접근일 것이다. 보통 학술지 논문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문학 쪽은 이런 논문들이 과학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뇌스캔(fMRI)을 한다든가 실험을 통해서 증명해보였다는 점이 좋았다.


#취지
이 책은 전문가들에게 마케팅 기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니다. 서문에도 나와 있듯이, 소비자가 어떻게 속고 있는지를 알리고, 안목을 길러 보다 현명한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쓰여졌다. 여느 마케터들이 그렇듯 지독한 마케팅 그물에 우려를 표하고 무관심한 소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해야할 일
우리 소비자가 바꿔야한다. 소비자가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마케팅은 점점 ‘소비 촉진‘을 넘어 프라이버시와 인격까지도 뒤흔든다. 소비자는 바로 그 경계선을 긋고 기업에게 알려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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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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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악한가?
<파리대왕>을 읽으며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랠프는 정의롭고 잭은 악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현실에서 랠프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며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어쩌면 잭도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잭이 권위적이고 위선적이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랠프와 공동체에 등을 돌린 건 자기가 한 일에 대한 무시와 그로인한 상실감 때문이지 않았을까. 오히려 ‘넓은 시야‘의 랠프가 ‘좁은 시야‘의 잭을 잘 이끌어주지 못한 책임도 있지 않을까. 어른들의 세계도 이런 감정이 상하는 관계가 항상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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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된 것
소라와 창, 불과 고기, 문명과 야만의 대립을 통해 공동체 속에서 인간 본성이 어떻게 양분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서 ‘괴물‘이라 불리는 근거 없는 공포와 그걸 이용하는 권력욕의 모습들은 전쟁시대의 독재자를 떠올리게 한다. 괴물(공포)를 대적하기위해 아이들이 만들어낸 파리대왕은 또 얼마나 추악한지... 당장 생존을 위해 고기에 쉽게 선동되고 내재된 공포에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인간이 쾌락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지만 잘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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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눈물
마지막에 아이들이 우는 모습도 추상적인 의미가 많아 보인다. 보통은 랠프가 구조되고 잭과 그 일당들은 적절한 벌을 받길 원하지만, 마지막 다 같이 우는 모습을 통해 그렇게 안 될 수도 있다는 무거운 마음이 든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과제를 던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바꿀 수 없음‘을 내포하는 것일 수도 있다.

P103
한쪽에는 사냥과 술책과 신나는 흥겨움과 솜씨의 멋있는 세계가 있었고, 다른 한쪽엔 동경과 좌절된 상식의 세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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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07:30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왜냐고 묻지 않는 삶 -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인터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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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버리는 것
이 책의 내용들은 대체로 동일하다.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고행수도에 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나의 마음은 ‘오락가락‘, ‘들숙날숙‘인다.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구나‘ 바람 앞의 등불처럼 불안해하는 내 감정과 생각들이 느껴졌다. 졸리앙이 말하는 <묻지 않는 삶>이란 뭘까? 바로 내 마음의 등불을 안 흔들리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불어 꺼버리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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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고 받아들임
가끔 난 물 밖에 끌어올려 진 생선 같다. 물로 돌아가기 위해 죽어라 파닥거리는 생선, 남들 눈엔 싱싱해보일 뿐이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아스팔트 위에서 어느 것 하나 내 맘대로 되질 않는다. 사지가 없는 움직임도, 눈꺼풀 없는 눈도, 폐가 없는 숨도. 모든 걸 내려놓는다고 내 죽음이 달라질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만은, 마음만은 편안해지길. 파닥거림을 멈추고, ‘나‘와 ‘내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 자세. 내 눈에 들이치는 햇볕의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내려놓고 받아들임‘은 부재(不在)에 대한 인식을 넘어 상황의 판단도 버리는 것.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은 지우고 존재하는 ‘지금‘에 집중해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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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독서
사실 나의 독서생활은 ‘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내 안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흘러가야만 하는 현상에 대한 의문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어쩌면 내 의문의 끝이 이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 조금 일찍 찾아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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