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션 일레븐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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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_이야기

책을 덮으며, 뒷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클라크와 공항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클라크는 항상 그 박물관을 지키고 있겠지? 지반의 마을엔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까? 지반과 커스틴이 만나면 기뻐하겠지? 누가 먼저 알아볼까? 커스틴이 다시 합류한 유랑악단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겠지? 유랑악단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겠지? 아쉬운 맘에 마지막 책날개까지 싸악싹 긁어 읽었다.




#살아간다

누구는 종말을 끝이라고 하고, 다른 누구는 시작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스테이션 일레븐>에서 종말은 타임라인 위의 한 점. 스쳐 지나는 점일 뿐이다. 종말 시점을 중심으로 전과 후가 퍼즐처럼 연결되어가는데 그 조각들이 모두 아리다. 문명의 시대를 기억하는 어른들과 멸망의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대화. 그 중간을 살았던 20대 젊은이들의 고뇌. 죽은 자들이 남긴 이야기들. 삶의 변화와 적응. 작가는 그 속에서 인간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남게 되는 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려 했던 것 같다.




#마법

내가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밖은 밤이었다. 걷고 싶어 나간 거리는 한낮처럼 밝았다. 여름밤 특유의 텁텁하고도 시원한 바람이 피부를 스치고 간다. 가로등과 간판, 상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들. 그 순간 인간이 이룬 것들이 마법 같아 보였다. 우리는 마법 같은 현실에서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꿈일까. 꿈을 깨면 종말 20년 후 그 날일까.


생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파괴된 내 집을 바라보면서 달콤했던 지구에서의 삶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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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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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SF
각 단편의 소재나 시대 배경이 아주 독특했다. 보통 대중적인 SF소설은 선과 악, 원한과 갈등, 복수, 사랑처럼 드라마틱한 전개와 액션, 스릴, 공포를 가미한 경우가 많고 시대도 현재보다는 기술이 더 발전된 미래시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테드 창] 소설은 이런 틀에서 자유로웠다. 그리고 이모션한 전개보다는 (과학, 수학, 철학적인) 센시티브한 논리 전개로 담담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하나같이 신비롭고, 평범함을 거부했다. 비록 나오는 용어가 어려울지언정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은 약하지 않았다


<네 인생의 이야기>
#원작 그리고 영화
소설은 주인공 루이스와 딸의 관계에, 영화는 루이스와 헵타포드의 만남에 각각 집중하고 있다. 소설은 루이스의 독백과 현실이 교차하면서 감동과 환희를 준다면, 영화는 긴박한 사건이 해결되면서 변화와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렇게 책과 영화는 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이야기가 마치 나사와 볼트가 합쳐지듯 서로의 빈 곳을 메워 하나의 큰 이야기로 느끼게 해주었다. 아마도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했다면 받지 못했을 느낌일 것이다.


#또 다른 현실
이 작품을 보고나서 내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언어, 관념, 범위,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우주 저 넘어를 그리게 된다. 테드 창의 모든 작품은 완전한 세계 속에 살아있는 또 다른 우주와 같다. 평행 우주 이론처럼 또 다른 지구의 모습을 내 앞에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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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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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의 농담들 그리고 농담 같은 인생.


#공허
그때도 지금도 달라진 게 없는 공허함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사랑의 갈증에 목말라 허덕이던 난 생명의 샘물을 맞이하고 한동안은 기뻐했지. 하지만 흥청망청 다 마셔버린 후 나에게 남은 건 또다시 찾아온 공허함 뿐. 어떻게 이 반복을 끊을 수 있을까. 아니 혹시 공허함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 그게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나인가.


[P18 ˝변질된 가치나 가면이 벗겨진 환상은 똑같이 초라한 몰골을 하고 있고, 서로 비슷하게 닮아서 그 둘을 혼동하기보다 더 쉬운 건 없죠.˝]


#사랑, 증오
사랑의 다양한 군상을 볼 수 있었던 소설. 사랑은 개인의 성향과 사회 이념들이 뒤섞여 여러 형태를 띠며 나타난다. 그래서 소설 속 인물들의 신념이 사랑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사랑이 인물의 신념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중에서 난 루드비크의 모습에 많이 공감되고 아팠다. 루드비크가 느꼈을 배신과 상처가 예전의 나를 떠올리게 했던 것 같다. 루드비크의 상처는 결국 분노와 증오로 얼룩지게 되는데, 그런 그에게 코스트카는 이렇게 말한다. [ P404 ˝당신은 그것이 말할 수 없이 부당한 처사라는 확신에 사로잡혀서 격렬하게 분노했지요. 그 부당함에 대한 원한이 오늘날까지도 당신의 모든 행동을 결정하고 있어요.˝] 서른이 넘어서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너무 확신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나를 둘러싼 부당함이 단지 나를 위해 만들어진 부당함인가? 주변을 둘러보면 더 힘들고, 더 외롭고, 더 소외된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난 언제쯤 깨달을 수 있을까? 사랑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나를 어디로 데려갈 수 있는지를.


#제마네크
정말 한 대 패주고 싶다.


#아쉬움
소설에서 루치에의 감정을 좀 더 다루어 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가장 작고 연약한 존재의 그녀. 나는 그런 그녀가 어떤 생각은 하고 있는지 루드비크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졌다 사라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아마 작가도 모를 감정이었겠지...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꼭 듣고 싶겠지만 만나지는 못 할 것 같다. 그녀를 보면 슬퍼질테니까.


나를 둘러싼 것들을 이해하는 날이 과연 찾아올까?

P525
루치에와 나, 우리는 유린된 세계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그 세계를 불쌍히 여길 수 없었던 까닭으로 우리는 거기에 등을 돌렸고, 그리하여 그 세계의 불행과 우리 자신의 불행을 다같이 악화시키고 말았다.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러나 정말 제대로 사랑하지는 못한 루치에, 네가 여러 해가 지난 뒤 나에게 와서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이런 것인가? 유린된 세계에 대한 연민을 청원하러 온 것인가?

P456
어떤 사람들은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을 외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그에 반대하여, 우리는 개별자로서만 개개인을 사랑할 수 있다고 타당한 주장을 한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며, 사랑에 대한 그 말이 증오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 된다고 덧붙이고 싶다. 인간은, 균형을 갈구하는 이 피조물은, 자신의 등에 지워진 고통의 무게를 증오의 무게를 통해서 상쇄한다. ... 중략 ...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분노를(인간은 이 분노의 힘이 한정되어 있음을 안다.) 가라앉히고자 할 때 결국 분노를 한 개인에게만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법이다.
나의 공포는 거기에서 온다. 이제 제마네크는 언제든 자신이 변했음을 선언할 수 있고, 내게 용서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끔직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그에게 무어라 말할 것인가? 무어라 대답할 것인가? 그와 화해할 수 없다는 것을 그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중략 ... 나는 그를 반드시 증오해야만 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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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 - 72 마법의 법칙
임재원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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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지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는 몰랐던 사실. 물가도 복리로 증가한다는 것. 읽다 보면 암울해 질 수도 있다. 그래도 현실을 직시한다는 건 언제나 옳다고 본다. 이 책은 물가의 복리상승을 이유로 자산도 꼭 복리증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재테크
은행상품, 보험상품, 펀드, 주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산을 지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세세한 상품의 분석까지 나와 있어 유용한 자료들이 많다. 하지만 책이 쓰인 시기가 (2009년으로) 이미 많이 지난 상태라 그때 와는 또 다른 상황들이 생겼고, 상품도 그 당시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흐름과 역사에 대해 이해하려 한다면 읽을 만한 가치는 있는 책이다.

+현재
최근에 유수진 강의를 보니 현재 한국에서는 복리가 힘들어 보인다. <응답하라 1988>에서 선동일이 은행이자가 15%가 안 된다며 투덜거리는 모습은 부럽기까지 하다. 현재의 상황이 이러저러 하지만 이 책을 계기로 재테크에 조금씩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P33
지출애서 복리가 확정되어 있다면 소득에서도 복리가 확정되어 있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복리지출‘에 의해서 우리의 자산이 소멸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소멸되는 양만큼을 소득에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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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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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인의 부고로 시작된 그들의 역사 읽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한 일들은 인류에 건강한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 일이었다. 난 처음에 정확한 정보 없이 책을 펼쳤었다. 죽음이 있고, 그 전에 그들이 살아온 행적을 쓸쓸히 열어보는 책인 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180도 다르다. 그들의 역동성에 내 안의 불꽃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들이 보여준 행동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겨본다. (35명의 느낌을 다 올리고 싶지만 추리고 추려 4명의 감상만 올려본다)


09.잘려 나간 장미 _ 에푸아 도케누
할례. 남들에게 터 놓고 얘기 하지도 못하는 일이면서 남성중심적 여성차별. 또한 그것은 집단의 관습에서 출발하므로 거부하지도 못한다. 할례의 실상을 보고서로 처음 세상에 알린 에푸나 도케누는 간호사 시절 자신이 알게된 충격적인 현실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바른세상을 만드는데 일생을 받친 인물이다. 할례가 단지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어 있지도 않으며 그것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과 여아가 사망하는지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의 아픔을 내딛고 일어난 세계적인 패션스타 ‘와리스 디리‘의 이야기도 가슴아프다.


10.탐욕스러운 환경운동가 _ 더글러스 톰킨스
가끔 지인과 이야기 할 때, 정치든, 사회문제든, 잘못되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것들에 분노하며 비폭력 저항운동에 회의감을 느끼곤 한다. 바른 길이 있고 정의가 분명히 보이는데 왜 그것들은 때때로 무시당하고 피해를 봐야하는지 지켜보기 힘들다. 더글러스 톰킨스는 그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행동하는 환경운동가였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아주 단호하고 거침없이 행동했다. ˝개사이다˝ 아마 동식물들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그의 행동에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14.색깔없는 인권 _ 존 마이클 도어
백인이면서 흑인 인권을 위해 싸운 변호사. <앵무새 죽이기>에 주인공 아버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전통적인 남부 공화당 집안 출신이었지만 74년 7월 닉슨 탄핵안 초안에 존 도어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사적으로 나는 닉슨 대통령에 대해 아무 편견이 없고, 그에게 피해를 주고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의 권력 남용 문제에 대해 결코 무심할 수 없다.” 법률가의 지향점인 마이클 도어. 부패로 얼룩진 우리나라 법조계에 꼭 나타났으면 하는 인물이다.


19.벤치의 익살꾼 _ 에버렛 라마 브리지스
1등주의, 최고주의. 인간은 왜 이렇게 승리에 집착할까? (애칭) 로키 브리지스는 그런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스토리는 읽는 내내 웃을 수 있었다. 로키가 보여준 건 순위 경쟁의 밀린 패배자가 아니라 인생을 이끌어 나가는 승리자의 모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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