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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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탄생과 발전이 기후의 축복을 받아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달리 말하면 기후가 변함에 따라 문명이 쇠퇴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때 번성했던 문명이 언제부터인가 몰락하거나 자취를 감춘 까닭은 기후변화와 깊이 관련된 경우가 적지 않다. (p.49)


열대수렴대는 아프리카 내륙을 깊이 관통해 지난다. 그 열대수렴대 북쪽 너머에는 아프리카 북부의 광대한 땅이 펼쳐져 있다. 그러다 보니 지중해의 습기를 머금은 채 무역풍을 타고 아프리카로 내려온 공기 덩어리는 아프리카 북쪽 땅에 비를 내리는 대신 열대수렴대를 타고 증발해버린다. 이러한 패턴이 계속되면 열대수렴대 북쪽 너머의 땅은 건조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지중해와 가까운 북아프리카 해안 지대는 대체로 건조한 편이지만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도시도 들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다와 거리가 먼 데다 열대수렴대와도 가까운 내륙 지대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열대수렴대로 인해 수분이 너무 많이 증발하기 때문에 내륙에는 거대한 사막이 형성된다. 이것이 바로 사하라사막이다. (p.87)



마야는 왜 울창한 밀림에서 가물어 사라졌을까? 중국이 동아시아의 거대한 중원을 지켜온 비결은?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떠나게 된 진짜 이유는? 전 세계에 드리운 식량 위기와 전염병 공포의 원인은? 태초의 인류부터 문명의 흥망성쇠, 그리고 산업화 이후 오늘날의 기후위기까지 세계사 구석구석 기후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인류의 역사!

책은 인류의 문명과 맥을 같이하며 세계지도를 그리고 바꾸어 온 기후변화와 그렇게 자연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던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오늘날의 기후위기로 바뀌게 된 과정을 세밀하게 짚어낸다. 1부에서는 아프리카 남부에 서식하던 털 없는 원숭이’에 불과했던 현생인류가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 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어떻게 문명이 탄생하고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2부에서는 인류가 말을 길들이고 거대한 문명과 제국을 세운 과정, 수많은 문명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오늘날의 사회와 세계지도를 만들어온 과정, 그리고 왜 지구상의 어떤 지역에서는 고도의 문명이 발전을 이어 갔는데 다른 지역은 그러지 못했는지에 대한 문제를 기후변화의 흐름과 함께 따라가 본다. 이어서 마지막 3부에서는 오늘날의 기후변화가 왜 기후위기인지, 기후위기는 인류에게 어떠한 문제를 가져다주는지,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인류는 어떤 자세로 노력하며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책!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각각의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던 시간! 기후변화의 역사에서 기후위기의 시대로 접어든 지금 이 순간!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를 지나 미래로,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현황을 제대로 파헤친다.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인간과 환경. 기후위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 인류의 행보와 문명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후변화. 기후는 과거 인류에게 위기이자 기회였지만 지금은···. 분명한 건, 지금처럼 기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거라는 사실! 저자를 따라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차곡차곡 새로이 더해지는 지식에 흐뭇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기후변화가 적지 않은 미래에 우리에게 끼칠 영향을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는 우리 모두 함께 생각하고 바꾸어 나가야 할 미래니까. 모두 함께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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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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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유도라는 절뚝이며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달력 앞에 서서 넉 달 후를 헤아린 뒤 거미줄처럼 가늘게 떨리는 필체로 딱 한 단어를 적었다. 자유.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삶의 주도권을 갖게 되었다. 늙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저항하고, 원치 않는 껍질을 벗겨내듯 옆으로 치워버릴 것이다. 누구의 방식도 아닌, 오직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을 것이다. (p.42)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배꼽을 빠지게 만드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 찡한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드는 책! 제법 묵직한 두께에 그렇지 못한 속도감! 어쩔??!! “내 맘대로 죽게 해줘요!” 죽기 위해 건강하다 주장하기 시작한 유도라 할머니! 처음엔 꼬장꼬장한 유도라 허니셋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한 발자국 물러나 그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을 이내 순순히 수긍하게 된다.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그녀의 인생은 정말 파란만장했다.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을 또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을까.

“내 죽음이니까. 내 방식대로.” 죽음을 겁내기보다는 자신의 삶이니 자신의 방식대로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유도라 허니셋. 그런 그녀에게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옆집으로 새로 이사 온 이웃 덕분에. 여든다섯 유도라와 열 살의 로즈. 이 작은 소녀와 유도라의 특별한 우정은 보는 이들을 베시시 웃음 짓게 만든다. 시시때때로 질문을 퍼부으며 그동안 유도라가 쌓아 놓은 가치관을 단숨에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리는 로즈. 소녀는 어리지만 당돌하고 야무졌다. 덕분에 많이 웃고 또 흐뭇했었다는!

눈물이 또르르 흐를 만큼 가슴 찡하고 입가에 웃음이 번질 만큼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유도라 허니셋의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만족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죽음은? 어렵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한 살 또 한 살 나이 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기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 자식과 부모, 이렇게 전 세대가 함께 어울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완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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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말하는 Z세대의 모든 것
박다영.고광열 지음 / 샘터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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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에게는 상품의 유통기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정권은 Z세대에게 있다. 처음 소개되었을 당시에는 묻혔더라도 언제든 Z세대의 취향과 코드에 맞으면 된다. 지난 콘텐츠의 현대적 재창조는 소비자가 소비하도록 하는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역주행 현상은 어느 순간에, 어떤 포인트로 효과를 낼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Z세대는 시공간적인 소비 제약을 가장 받지 않는 세대이다. (p.110)



과거에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들이 트렌드였다면, Z세대에게는 자신을 위한 것, 자신만을 표현하는 것이 트렌드다. 세상에 있는 무수히 많은 사람을 단 몇 가지 질문만으로 유형을 분류하는 것이 무의미한 행동일지라도, Z세대에게 심리 테스트는 본인의 정체성을 찾는 방법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p.159)





본의 아니게 방송과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과장되고 희화화된 Z세대. 그게 과연 진실일까? Z세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짜 Z세대가 나섰다! 박다영, 고광열 이 두 저자를 통해 들여다본 Z세대의 실상! 책은 기성세대는 알기 어려운 20대 Z세대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한마디로 말해 진짜 Z세대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차이점을 구분하고, Z세대의 일방적인 특징, 사고방식, 가치관, 생활, 그리고 Z세대와 함께 일하는 법까지. 책은 이것저것 요즘 핫한 트렌드로 떠오르는 Z세대에 대한 모든 것들을 아우른다. 이게 바로 Z세대? Z세대는 정말 확실하구나? 책을 읽으며 솔직히 좀 놀랬다. 우리는 정말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아왔구나? 그렇게 차이가 날까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어떤 부분에서는 폭풍 공감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안쓰럽기도 하고 또 너무나 다른 생활방식이 신기하기도 하고···. 평소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저자 덕분에 가려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냈다. 저자는 말한다. “Z세대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모르는 것이 자연스럽고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Z세대! 그들이 살아온 환경은 기성세대의 환경과 확실히 다르다. 그러니 삶의 방식도, 가치관도 모든 것이 다를 수밖에···. 내 생각에 그들을 끼워 맞추지 말자! 배울 것은 배우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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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범죄 추리 게임 The Perfect Crime Puzzle Book - 형사 vs 범인 숨막히는 심리 게임의 최후 승자는?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9
개러스 무어 지음, 박미영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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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한 휴대폰을 급히 조사하여 용의자가 공범들이 도망치기 전에 통화한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이 휴대폰 비밀번호는 4자리 숫자입니다. 1만 개의 조합을 전부 시도해보려면 너무 오래 걸리겠지요. 다행히 용의자의 집에서 도움이 될 만한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암호는 뭘까요?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추리 게임! 책 하나가 거의 방탈출 게임과 다름없다. 물론 풀이시간은 자유롭게~! 책의 퍼즐은 모두 90개!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퍼즐의 첫 페이지 상단에는 cctv와 돋보기 아이콘이 있는데, 이 중 돋보기가 있다면 수사관의 입장에서, 반대로 cctv가 있다면 범인의 입장에서 퍼즐을 풀면 된다. 퍼즐의 난이도는 랜덤으로! 26~29 외에는 줄거리가 연결되는 퍼즐이 없으니 앞에서 시작하든 뒤에서 시작하든 상관없다는 거! 전체 해답은 책 뒤쪽에 실려 있으며, 암호를 풀어야 하는 퍼즐은 전체 설명이 보통 해답과 함께 제공되니까. 나처럼 오랜 시간 동안 추리가 막힌다면 지체하지 말고 해답으로 달려가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떨 때는 카리스마 넘치는 베테랑 형사였다가, 또 어떨 때는 용의주도한 범인으로~! 복잡한 비밀번호 찾기, 수수께끼 미로 탈출하기, 틀린 그림 찾기, 스도쿠 등 범죄 해결의 단서를 찾기 위한 다양한 퍼즐을 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보고 다양하게 추리를 하다 보면 정답이 바로 보이기도 하고 어쩔 땐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서 계속해서 책을 붙들고 앉아있다. 작가님 진짜 너무 대단한 거 아님?! 90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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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천지혜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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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보면 네가 생각났다.

네가 참 좋아할 풍경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너의 좋음이 나에게 번져서 인지

자꾸 네 생각이 났다. (p.36)


행복의 절반은 상상력에 기대어 있다행복의 절반은 상상력에 기대어 있다

나에게 일어날 기쁨들을 상상해 보자

할 수 있는 한 오래 떠올려 구체화하자

어떤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떠올린다면

꼼꼼하고 정확히 묘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행복에 가까워질 수도 있는 법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룰 방법을 알게 되거든

상상은 기어코 현실이 된다 (p.70)

나에게 일어날 기쁨들을 상상해 보자

할 수 있는 한 오래 떠올려 구체화하자

어떤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떠올린다면

꼼꼼하고 정확히 묘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행복에 가까워질 수도 있는 법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룰 방법을 알게 되거든

상상은 기어코 현실이 된다 (p.70)



차디찬 겨울에서 따스한 봄으로, 어김없이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책에서도 그러한 느낌이 든다. 나 너 그리고 우리. 이기적이고 계산된 사랑이 아닌 진심이 가득 담긴 사랑이 페이지마다 따뜻하게 자리 잡고 있다. 어떨 때는 무심한 것 같다가도 또 어떨 때는 지나치게 마음을 쓰고, 금방 불타오르다가 쉬이 사그라들고 마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들···. 무수히 반짝이는 사랑 앞에서 나는 그리고 너는 서로에게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바라보면 나에게 하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같기도 한 참 묘한 문장들. 잔잔하게 울림이 느껴진다. 쓸쓸하지만, 애타는 기다림이 싫지만은 않다. 미움이 치밀어 올라 마음이 엉키기도 하지만, 내게 힘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친구처럼, 정이 듬뿍 담긴 다정한 위로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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