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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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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대체로 모르는 것이 많다
모르는 만큼 전제나 선입견 등에 붙잡히지 않는다
아이의 시선은 날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무섭고 날카로운 것이다, 아이의 시선이란
문학에서 종종 아이를 화자로 내세우는 이유일 것이다
순수한 눈과 꾸밈과 거름 없는 엉뚱하나 곧은 발언
그리고 아이의 표현에서 우리의 죄를 발견한 후 얻는
저마다의 감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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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1 - 기다리고 있습니다
니토리 고이치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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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걸 좋아한다. 과자든 빵이든 음료든, 음식이라면 뭐든.
디저트, 라고 분류되는 식품이라면 프리패스.
+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다.
역사 문제에 있어서 떠들썩 두들썩한 건 알겠으나,
이문화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은 말릴 수 없다.
그러니 일본 문화와 관련된 것이라면 또한 프리패스.
+
읽기 쉽다.
진지하게 읽자고 하면 몇군데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술술 읽기엔 그만인, 역시나 라이트노벨.
=
덕분에 무기력하고 무쓸모한 일상이
아주 약간은 다시금 어딘가 한 구석이 물들여지고 있다
본의 아니게 화과자를 공부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나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는 게 맞았을지도
음식인문학과는 없나요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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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찾지 못하는 날은 죽음을 입안에 굴렸다
매일 혀끝으로 굴리는데도 질리지 않았다
달그락,하고 구르는 경쾌한 자조의 단어들
딸깍,하고 걸리는 무기력함에 절여진 단어들
모순적이게도 그 조합은 전혀 지루함이 없었다
개별적인 개체로 보아 외관상 유쾌와는 먼 것들은
사실 가장 흥미롭기에 이상할 것도 없기는 하였으나
나는 시선 한 줄기에도 넝마가 되는 유약체라
눈칫밥을 스스로 꾸역꾸역 끌어담아 우적이며
더 깎을 것도 없는 나를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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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일미터가 아득하게 느껴지는, 어린 아이 하나가 겨우 낄 법한 거리감이 영화관 좌석의 A열 1번과 G열 10번 그 간격만큼이나 애매하게도 아득히 느껴지는, 물리적 간격에 비해 너무나 애매하게도 긴 정서적 ‘거리’감에 나는 현실감을 잃고 눈물을 그쳤다. 다그치는 소리도 내게 하는 소리 같지 않아 서러움 혹은 억울함에 울 이유가 없어지는 듯해서 울고 싶은 기분도 사그라들었다. 분명 눈을 뜨면 일미터 앞에 있는 존재감은 눈을 감으면 손이 닿기는 커녕 걸어서도 꽤 걸릴 거리에 있는 듯 느껴졌다.

사람은 이렇게 완전히 정을 떼고 멀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내게 말을 하는 사람에게로 열려있던, 그 틈새의 너비야 어찌되었건, 개방되어 있었던 나의 존재감, 신체, 이윽고 생각, 마음까지의 모든 출입구가 한순간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이어 좌뇌와 우뇌, 전두엽 등으로 명명되어지는 신체기관이 활기와 열기를 잃고 감정적으로만 어렴풋이 느꼈던 무기력을 실감했고 상투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차갑게, 얼어붙은 모양새로 가만히 얌전히 식어가며 나동그라져 있었다.

자폐의 상태에 심어지는 듯 나는 그냥 내 방이 그리웠다.나 이외 다른 존재감이 문득 싫어져, 지겨워져 그냥 마냥 혼자 닫힌 방에 갇히고 싶어졌다. 이미 닫혀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들을 것이 없었고 듣는 것이 없었으며 들었던 것도 없었다. 청각을 대표로 하였으나 그밖의 모든 감각도 이하동문이라는 듯 제 목소리 내는 법 없이 고요히 가라앉았다. 무감이란 것은 의외로 별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도다, 따위의 감상은 이제서야 해보는 후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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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 히틀러에 맞선 소년 레지스탕스 생각하는 돌 15
필립 후즈 지음, 박여영 옮김, 용혜인 해제 / 돌베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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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용감해지는 걸까
재고 따져야 할 게 없을수록 용감해진다
핑계에 불과할지도 모르나 사람심리가 그렇다
나는 용감하지 못하다
나는 지키고 싶은 게 많은 걸까
무엇을 위해 재고 따지는 걸까
나는 용감하지 못하다
나는 침묵한다
언젠가 소란피울 날을 기대하며
나 자신이 소란을 만들 날을 기대하며
소란이 될 날을 기대하며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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