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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전쟁에 묻다 - 5천만의 죽음에서 찾은 절대 생존 룰 12
김도현 지음 / 왕의서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투자와 전쟁사를 기가막히게 잘 연결했다. 전쟁도 의사결정을 요구하고, 투자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 목적에 이른다. 홀로 투자를 할 때면 스스로 원칙을 어기게 되고, 이는 완벽한 실패로 이어진다. 일본의 패망 전 진주만 습격에 따른 미국의 전술 변화도 우리가 흔히 투자하는 방법을 닮아있다. 테마주를 경계하고, 트렌드주를 사라는 저자의 말은 상당히 와닿는 바가 컸다. 삼성중공업 주가 추이를 예시로 삼아 실적과 글로벌 환경 변화가 해당 업종에 우호적으로 변화하는 바를 감지하고 미리 선매하는 방법이 트렌드 주가 매매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테마주와는 원칙적으로 다른 게 참여자들이 자본이 많은 개인 투자가에 의해 주도되지 않고 전 세계적 흐름과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요행을 바라고 한참 내려간 주식을 사는 때가 솔직히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손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바닥은 개인 투자자가 사는 순간 다시 다른 바닥을 만들기 때문에 물타기를 비롯해서 온갖 방책을 다 동원해도 결국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대박을 얻는 경우보다는 현실적으로 훨씬 많다. 물타기 부분에서 개인 경험과 동일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부화뇌동 매매에 의해 고점에 물린 후, 내려가는 시기에 손절액이 너무나도 아쉬워 빠른 반등을 기다리며 매도를 참는다. 그러다보면 이미 주가는 회복할 수 없는 차트를 그려내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까지 몰리며 반등의 시기는 반년 후 혹은 일 년 후쯤으로 미뤄진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물타기를 하면, 결국 약간의 손해로 끝날 매매를 대규모 손실로 불리는 꼴이 되고 만다. 분석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데, 한 두 차례 얻어걸린 행운을 실력으로 믿고 근거 없이 매수를 남발해 소중한 자본을 날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 마치 히틀러의 무모한 공격이 어쩌다 통한 후 이를 실력으로 믿고 엉성한 방식을 동원해 패배한 전투와도 흡사하다. 펀더멘털은 정말 중요하지만, 6개월 선행이라는 투자 지침도 당장의 정보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자신의 위치와 자금 상황, 그리고 시장을 넘어설 수 없다는 당연한 겸손함으로 이 책을 읽었다. 정말 투자와 전쟁은 비슷한 면이 많아서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