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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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면 표지를 본다.

나에게 책의 표지는 마치 영화의 티저 예고편과도 같아서 

색깔과 글씨체, 디자인을 보고 작가에 대해 짐작해보는 것이 재밌다.

작가에 대한 인상이 잡히면, 작가 소개를 읽는다.

이것은 2차 예고편이자 책을 안내하는 지도다. 

내가 짐작한 작가의 느낌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재밌지만,

앞으로 이 작가가 어떤 내용을 어떤 태도와 스타일로 펼쳐보일지

작가 소개만으로도 어렴풋이 '전체 경로'가 보이기 때문이다.


형광 분홍색과 초록색이라는 엄청난 색감을 자랑하는데다가 

제목마저도 무척 매혹적인 책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는

20년차 프리랜서 경력의 저자 신예희 작가의 책이다.

신예희 작가는 스스로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이쯤되면 이 작가의 책이 총천연색이며 알록달록한 에피소드가 많을 것이고, 

톡톡 터지는 알갱이가 군데군데 박혀 읽는 즐거움이 클 것이란 기대가 자란다.


책은 [지속가능한, 태도] [지속가능한, 휴식], [지속가능한, 재능]

[지속가능한, 돈], [지속가능한, 자립], [지속가능한, 나]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지속가능한' 이 타이틀로 붙어있다.

호시절도 잠깐이지, 이 (약간의)여유와 돈벌이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며

늘 불안감에 시달리고,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일터에 나가 노동하기를 괴로워하지만 

그나마도 일할 수 있음에 (그래서 굶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지속가능'이란 말은 얼마나 달콤한 단어인가.


마흔 중반, 저는 저에게 필요한 시간을 만들었고, 누렸습니다.

'반백살이 되기 전에 반백수가 되어보기'.

...

하지만 다들 이렇게 산다고 나도 이렇게 산다는 건,

내 인생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은,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끌고 가는 삶'을 살겠다는 선언입니다.

p.10


공짜는 없다. 사람들의 선택은 기회비용을 치를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여전히 어렵고, 기대수명은 늘어가고, 노후는 걱정되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심정으로 벌 수 있을 때 바짝 벌어놓자고

다시는 오지 않을 나의 시간과 건강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고 있지 않은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자고 하지만

말이 쉽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독자들에게

작가는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원래 없다며, 

허둥지둥 주류를 따라가거나 사회의 흐름에 쓸려가는 대신

잠깐 멈추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 생각, 생각을 하자고 말한다.


내성적이고 단체생활을 할 자신이 없으며, 

되도록 사람들을 대면하지 않고 혼자 일하고 싶어서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에게

프리랜서로 일하려면 영업도 실무도 돈 달라는 소리까지 혼자 다 해야한다고 

1인 자영업자가 되고 싶은 것인지, 예술가가 되고 싶은 것인지 결정하라고 한다.


내가 내가 번 돈으로 차를 사러 갈때

여자라는 이유로 자꾸 '사장님'께 차에 대해 설명해드려야 한다는 딜러에게

까칠하고 까다롭다는 뒷말을 들을지언정 

"난 사모님이 아니고, 내가 돈 내는 사장이에요"라고 지치지 않고 말하는 작가.


지속가능한 자립을 위해 스스로를 챙기는 방법과, 

나이가 들어가며 '선배'이자 '어른'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살아가는 방법.

마흔줄에 시작한 유투브를 얘기하며 '느슨한 완벽주의'로

과정을 즐기되, 결과에 대해선 어느 정도는 마음을 비우자는 태도.

영원히 서툴 것이고, 뭘 하든 새로울 것이고, 어리바리할 것을

마음 속에 받아들이고 좀 편안해지자는 제안.

내가 '왜' 살아가는 것인지. '무엇'을 얻기 위해 사는 것인지 

그래서 나의 선택은 어떤 기회비용을 치르는 것일지 생각해보자는 얘기가

작가가 겪은 다양한 실생활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실감나게 전달된다.



좌절하거나 지치지 않고, 그저 돈을 벌고 생을 꾸려가기 위해서 일하지는 않는

반백수처럼 여유를 누리며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나'를 꿈꾸는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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