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일하며 삽니다 - 최소한의 일만하며 여유롭게 사는 법
박하루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아지는 가을.

모처럼 바깥 나들이를 하고 났더니 드는 생각.

'이대로 쭉- 쉬고 싶다'


이 생각을 읽었던 걸까, 아니면 

그동안 사무실에서 일하고 집에 가면 쓰러져 자느라

허접했던 체력이 환절기+무리한 주말 일정 크리를 맞아 모두 소진된걸까,

월요일에 눈 떠서 일터로 나가는데 온몸이 욱씬거린다.


월요병을 제대로 앓는건가 싶었는데

어째 점점 으슬으슬해지고 여기저기가 아프다.

고만, 딱 퇴근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을 때.

모든 직장인이 꿈꾸는 게 이 책의 제목 아닐까?


'하루만 일하며 삽니다'

(혹은 하루도 일하지 않고 살고 싶을 수도 ㅎㅎㅎ)



읽자마자 배가 아픈 제목의 책을 쓴 저자는 박하루님.


주5일제를 주1일제로 바꾼지 어언 5년.

그동안 굶어죽지 않고-_-; 살아남았다니 금수저 출신이 아닌가 의심됐다.


일을 줄이고 싶은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일을 줄이면 인생이 꽤나 고달퍼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우리에게

작가는 발상의 전환을 얘기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p.6)

창업 과정에서 남의 돈을 투자받지도 않았고 (이것이 정말 큰 메리트!)

아이템이나 트렌드를 분석하지도 않았다. (정말?)

고객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으며,

밤낮없이 소호 사무실에서 불을 켜고 고심하는 스타트업 대표처럼

열정을 다해 일에만 매진하지도 않았다.

고 한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작가의 비법은 '핵심 가치'에 있었다.

그래서 책에 '성공을 위해 갖춰야 할 것'들은 그 무엇 하나 담아 놓지 않고

오로지 

해야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

갖춰야 할 것보다 버리고 비워야 할 것,

어떻게 하면 일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온전히 일보다 일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지,

에 집중해서 책을 썼다.


작가는 '우아한 백조'처럼 보이는 백수시절의 모습도 

늦잠 자고 일어나 할 일 없이 시간만 축내는 잉여의 모습과 다를게 없다며

스스로의 일상을 포장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부자가 된 후 견뎌야 한 극심한 생활고, 심적 외로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일터에 '메여서'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을

단호하게 끊자는 작가의 말과 실천의 시작은 '하루만에 책 쓰기'였다.


누구나 '책 한번 써야지'하고 말았던 것을 (혹은 열심히 계획 세웠던 것을)

그 잉여로운 시간 속에 다져진 일주일 동안의 몰입을 위해

스스로에게 '하루 만에'라는 마감 시한을 정해 두고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모습은, 읽는 나에게도 '신'과 '흥'을 줬다.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다르게 하는 것.

몰입해서 할 일을 끝내고, 돈보다 시간을 버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래서 남은 시간은 온전히 휴식하여 번아웃을 방지하는 것.

이를 통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창작 행위로 일을 대하는 시선이

고객 위주에서 '나' 위주로 변하는 과정은

처음 책을 대할 때의 다소 의심스럽고 냉소적이었던 나의 태도를

'내가 머물고, 일하는 직장에서도 시험해보고 싶다.'로 바꾸게 했다.


각자가 원하는 만큼의 경제적 자유는 다를것이다.

작가처럼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아마도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치 앞의 미래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중으로 행복을 미루는 것보다 지금을 누리는 '여유'를 갖기 위해

부, 시간, 경험을 '소유'하지 않고 '누리자'는 생각의 전환이

빡빡한 현실에서 오늘도 출근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숨통을 틔워준다.


포기할 것, 내려둘 것과 집중할 것, 지켜야할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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