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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완결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평점 :
길을 잃는 사건과 그로 인한 깨달음에 대하여...
어느 때이고 숲 속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놀랍고도 기억해둘 만한 경험이며 소중한 경험이기까지 하다. 특히 대낮이라도 눈보라가 치는경우에는 낯익은 길 위로 나왔더라도 어느 쪽으로 가야 마을에 이르게되는지 알 길이 없다. 자신이 이 길을 천 번이나 지나다닌 것은 알지만그 길의 특징 하나 알아볼 수 없어 마치 시베리아의 길처럼 낯설기만 한 것이다. 밤에는 물론 그 당혹감이란 비할 수 없이 더 큰 것이다.
사소한 걸음을 옮길 때에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나마 늘 수로 안내인처럼 잘 알려진 등대나 해안의 돌출부를 표지 삼아 배를 조종하며, 일상의 항로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근처의 갑얘의 위치를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다. 그래서 완전히 길을 잃어버리거나 한 바퀴 빙 돌려지거나 하기 전에는(인간이 세상에서 길을 잃으려면 눈을 감은 채로 한 바퀴 빙 돌려지기만 하면 되니까.) 우리는 대자연의 거대함과 기이함을 깨닫지 못한다. 잠에서 깨어나는 몽상에서 깨어나는, 사람은 그때마다나침반의 위치를 다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길을 잃고 나서야, 다시 말하면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위치와 우리의 관계의 무한한 범위를 깨닫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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