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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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천사의 속삭임과 함께 읽었던 기시 유스케의 작품 3권 중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책으로 이 3권 뿐만 아니라 근래 읽었던 책들 중에서도 제일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게 이런 것일까. 끝까지 읽는 동안 지루함이 느껴졌던 부분은 없었으며 마지막까지 긴장감과 함께 재미를 유지한 작품이었다. 책의 두께는 비교적 얇은 편이지만 내용과 재미는 두께와는 정반대이다.


작품의 설정은 28일 후의 그것과 유사하게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가 오덴지 모르겠고,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으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게다가 현재 있는 장소까지 오게 된 경위와 이유에 대한 기억만 고스란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또한, 이 작품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나름의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문제가 하나라도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들 중 한명의 상황에 감정이입이 쉽게 될지도 모르는 확률과 가능성이 있어 작품으로의 몰입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묘사가 아주 이질적인 작품의 초반 배경은 유일하게 현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는 게임기에 나온 "화성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문구처럼 모든 것이 크림슨으로 물든 마치 화성에 있는 것같은 착각이 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놀랍게도 이 곳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어리둥절한 주인공이 생각을 더듬는 것을 보며 마치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서 주인공이 다른 세상으로 간 직후의 황당함을 보는 것 같다.



처음에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든지 사건이 어떤식으로 전개되어 갈지를 모르기는 등장인물들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 같이 마찬가지이므로 독자들이 책 속의 상황에 빠져 게임에 같이 참여하는 상상과 간접경험을 누려볼 수도 있다. 다만 등장인물들은 책 속의 현장에, 읽는 사람들은 책 밖에 있겠지만. 처음에 무엇을 선택하는냐에 따라 생존게임 속에서 맡을 역할이 정해지니 이것은 마지막까지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최초에 과연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예전 한 때 월간 만화 잡지에 부록으로 딸려 온 롤플레잉 상황 이야기 책(게임 북)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컴퓨터나 게임기가 대신하고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다 선택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갈라지며 각각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는 식의 게임을 담은 책인데 이 소설에서 펼쳐지는 내용이 이런 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진짜 목숨을 담보로 걸어야 하는 리얼 서바이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주최측이 한 판 확실하고 치밀하게 부린 농간 속에서 매 순간순간의 선택이 생명줄을 좌우하는 이야기야 마지막까지 진행되어 결말이 나지만 그 뒤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일까. 그걸 알려면 일단... 책을 읽어봐야겠져~?





 
 
 
뼈 모으는 소녀 기담문학 고딕총서 4 
믹 잭슨 지음, 문은실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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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일반적인 이야기보다 기괴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거나 두꺼운 분량의 책이 부담스러울 때 가볍게 읽기 정말 좋은 딱 그런 책입니다. 이제 7말 8초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고, 학생들 방학도 했으니 다들 피서지로 고~ 고~ 고~ 할 듯 싶은데 여긴 부산이니까 광안리도 그렇고 해운대에도 해변 도서관이 있기에 피서철 휴가지가 의외로 책을 읽기에 참 괜찮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더울 때 그냥 바람부는 그늘에 앉아 책 읽는 것도 더위를 잊는 좋은 방법이죠.

책의 원제가 `10 Sorry Tales`이고 `뼈 모으는 소녀`는 그 중 하나의 에피소드 제목입니다. 기괴한 10개의 유감스런 이야기들로 구성되었지만 무섭다거나 공포감은 없고, 대신 기발한 소재로 이루어진 재미난 단편들을 접할 수 있어 어차피 일상에서 벗어난 휴가지에서 이런 종류의 책을 읽어보는건 어떨까요. 

비슷한 종류의 책인 '초보자를 위한 마법'은 마치 무슨 안드로메다 은하계의 행성에서나 펼쳐질 법한 일상을 썼는지 당최 기승전결을 찾을 수 없어 읽는 내내 분위기 파악이 안 되었지만 이 책 '뼈 모으는 소녀'는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이야기 플롯이 괜찮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마법 이 책을 호평하는 사람들도 있고, 무슨 상도 많이 받았던데 그래도 아마 열린 글쓰기보단 줄거리 탄탄한 내용을 더 좋아해서 그런가본데 10가지의 이야기들이 모두 다 즐거웠지만 기괴함 속에서도 발랄함이 돋보였던 '뼈 모으는 소녀'와 '단추 도둑' 그리고 '레피 닥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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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자유 무역을 시작하는 것은 이제 싹이 튼 산업이 아무런 바람막이나 보호장치없이 막강한 자본력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무장한 선진국과 경쟁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경쟁력을 갖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며 이건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러면 경쟁력에서 뒤진 후발주자 국가들은 첨단 기술 산업을 접게 되고, 그 나라에서 나는 1차 산업물이나 단가가 매우 싼 저가 제조업으로 전환될 소지가 크므로 책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서로 올리브 나무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을 하는 국가로 전락하게 된다. 이것이 '자유 무역'이 가져오는 폐해이자 이면에 드러나는 본색이다.

자국 산업의 보호와 관세를 이용해 이미 경제의 규모가 커진 선진국들은 더 이상 보호무역을 할 필요가 없거나 그렇게 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게 되니 자유 무역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는 해도 문제는 다른 모든 국가에 이런 논리를 적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한 마디로 그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각국이 처한 현실에 대한 고려나 배려없이 모든 것을 나쁜 사마리탄 그들의 기준에 맞추려는 것은 또 하나의 제국주의 침략이라고까지 하기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 세기 군사력으로 제국을 확장했다면 이제는 점점 자본을 앞세운 경제력으로 더욱 교묘하게 제국주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후발 저수준 국가들을 상대로 해서 합법을 가장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교묘한 `착취`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됨은 자명한 이치이다.

우리가 자유 무역이나 세계화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나쁜 건 더 잘배운다고 그들을 닮아가는 우리네 기득권층 역시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미 엄청난 자금을 확보해놓고 있으면서도 어려울 때 세금으로 목숨을 살려준 국민과 서민들을 외면하며 투자와 고용을 꺼리는 대기업을 위시해서 역시 천문학적인 적립금을 보유하면서도 등록금을 못올려 안달이 나 젊은 대학생 친구들의 꿈을 좀먹는 경쟁력 희미한 대학에다 국민들을 우습게 보며 울타리 안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는 무늬만 지도층이 즐비한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책을 많이 읽고 의식이 깨어나 똑똑해지는 길밖에는 없다.

그래서 IMF, 세계은행, WTO 라는 `사악한 삼총사`와 여기에 FRB, 국제적 투기세력인 헤지펀드를 더한 '글로발 오적' 그리고, 이들의 행태를 어깨 넘어 배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개독과 독재정권에 빌붙어 기생하며 부동산으로 뱃때지 기름때 칠해 온 토건 마피아에다 함께 정경유착으로 결탁해 온 수구꼴통들의 분명한 정체와 음흉한 계획을 잘 간파하는게 필요하다.

이제 한- 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발효되면 우리도 그 '자유 무역'이라는 걸 하게 된다. 우리 역시 산업이 한창 성장하고 수출이 이루어지던 70년대에는 보호무역과 정부의 산업보조 정책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과연 모든 걸 해제하고 미국의 경제력과 맞붙기에  충분한 자본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을까.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도 분명 있겠지만, 물량 공세로 들어오는 농산물과 개발도상국은 입맛만 다시며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지적 재산권'은 어떤 식으로든 대처를 하기가 힘에 부쳐 보인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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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음은 물론이지만 이런 시기가 되고 보니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는 말에 별 설명이 붙지 않아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사업에는 자본이 장땡이며 돈을 출자한 쪽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게 당연한데 이들은 어느 나라든 태어난 국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결국에는 자본을 투자한 나라가 아니라 본인이 몸담고 있는 국적을 여러모로 더 많이 고려한다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SC 제일은행의 먹튀 논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든다.

장하준씨는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시종일관 '자유 무역(Free Trade)'이 왜 좋지 않은가를 논하면서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유 무역 옹호론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견지를 피력하며 그들의 모순점을 시원하게 까발리고 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논하므로 자유 무역이 절대적으로 좋다거나 또는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자유 무역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당연히 모든 나라가 경계와 장벽을 허물고 자유 무역을 해야 하며 그렇게 된다면 자연히 경제는 발전하고 풍족해진다는 논리를 기본 뼈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자유화라는 것은 너무나도 쉽게 '방임'이나 '방종'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 불행히도 인간들은 탐욕에 쉽게 눈이 멀기 때문에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화라는 것도 그 주체가 선진국과 그 안의 빵빵한 자본력을 보유한 세력들이 그럴싸한 좋은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며 뒤로는 자기들에게 유리한 환경과 토대를 마련해 놓고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들에게 조건을 내건다.

하지만 그것은 병력이 월등히 차이나는 두 군대가 평평한 평지에서 전투를 벌이자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이종 격투기 경기에서 체급을 없애자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선진국들이 한 두가지 솔깃한 떡밥을 던진다고 해서 애초 싸움이 안되는 경기를 벌인다는 것은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당장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미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계의 경제와 교역의 흐름이 이런 식으로 흐르게 된 계기가 90년대 중반의 GATT와 우루과이 라운드였다. 이미 그때 전세계적으로 말들이 많았으며 격렬한 논쟁과 저항이 있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은 벌써 그 이전부터 계획들을 세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GATT가 이름을 바꾼 것이 WTO이고, 이 기구는 선진국과 그 자본세력의 대변 기구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면서 선진국과 협상대표들은 등 뒤로 주먹을 감춘채 다른 한 손을 개발도상국과 후진개발국들에게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알듯 모를듯 야릇한 미소를 띈채로 말이다. 그 의미는 자기들이 내건 조건을 수용하라는 것이고, 그것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이다.

자유무역(FTA)이 개발도상국이나 후발주자 국가들에게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논리들 중에서 한 두 가지는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 무역을 시행한 최악의 경우를 똑똑히 볼 수 있으니 그것은 북미와 멕시코간의 자유무역 협정인 NAFTA이고, 나는 이걸 '나쁘다'라고 부르고 싶다. 한때 전도 유망하던 멕시코가 비참하리만치 추락하고, 남미의 대표적인 국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브라질은 최근 룰라 대통령의 눈부신 활약으로 경제가 상당히 회복되기도 했다.)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제 위기를 겪었던 어려움도 있었다.

이 책들을 통해 한 가지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영국과 미국 등 우리보다 먼저 앞서 경제를 일으키고 선진국이 된 나라들이 자유무역을 통해서가 아니라 현재 그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하지 말것을 요구하고 있는 보호무역과 자국산업 보호 및 보조금 정책, 관세 조절로 성장을 했다는 점이다. 즉, 어느 정도의 경제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자유무역이 아니라 그 반대로 규제와 정부의 산업보호와 정책적 보조가 있어야 함이 역사적인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자유 무역의 이익과 그로 인한 발전을 신봉하는 쪽에서는 이런 사실을 애써 감추고, 자기들의 이론과 논리에 유리한 점만 들추어가며 저개발국이나 이제 경제발전을 시작하는 국가들에게 자유 무역을 국가정책으로 정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이다.



 
 
 
브레이킹 던 - 나의 뱀파이어 연인 완결 트와일라잇 4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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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이클립스(Eclipse)'를 읽기 전에 대충 생각해봤던 이야기의 흐름은 무시무시한 '볼투리' 집단과 겨우 합의를 이끌어내며 위기가 일단락되었지만 컬렌가의 뱀파이어 가족들과 퀼렛부족의 늑대인간들 사이에 벨라를 둘러싸고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였다. 거기에는 양측이 체결한 조약이 엮여져 있었고, 이 협정이 깨지는 경우는 2편 '뉴 문(New Moon)'의 마지막에서 제이콥이 분명하게 경고했듯이 뱀파이어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이라도 무는 것이다. 이것은 에드워드나 혹은 다른 뱀파이어가 벨라를 변신시켜 뱀파이어로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전개는 전혀 예기치 못한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그 중심에는 복수의 화신 '빅토리아' 아줌마..? 할머니...?? 어쨌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복수심으로 시애틀에서 20마리가 넘는 신생 뱀파이어를 만들어 군대를 조직했고, 이들은 조금씩 포크스 빌로 다가왔다. 때문에 한판 전운이 폭풍전야처럼 감돌던 컬렌가와 퀼렛 부족 사이에는  예정에 없었던 '동맹'이 맺어지면서 벨라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합동작전이 벌어지고, 사상 유례가 없는 뱀파이어들과 늑대인간들의 연합훈련도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철천지 웬수 지간인 이들의 일부는 서로에게 좋은 감정마저 생기는데, 역시 오랜 기간을 살아온 뱀파이어들이라 그들답게 전투훈련과 작전계획을 준비하는 모양새가 치밀하다. 

새로운 새벽을 여는 '투와일라잇(Twilight)' 씨리즈의 대미인 '브레이킹 던(Breaking Dawn)'의 초반에는 한숨 돌린 벨라와 에드워드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이제 마지막 결말을 향해 흐르는 이야기의 남은 궁금증은 과연 벨라가 뱀파이어로 변할지 아니면 인간으로 남게될지로 좁혀진다. 그와 더불어 만약 그녀가 뱀파이어로 변하게 된다면 과연 늑대인간들과의 계산 또한 어떻게 될 것인가가 주요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극의 흐름에 돌발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사태는 급물살을 타는데 4편의 설정은 어차피 소설이기에 작품의 진행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대체로 그러려니~ 하고서 넘어가는게 필요하다. 안 그러면 더이상 이야기 진행이 안될... ㅋ

벨라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점에서 더 이상 뱀파이어로의 변신이나 협정 파기는 중요한 쟁점이 되지 못했고, 늑대인간들의 새로운 알파가 된 제이콥은 벨라를 위해 통큰 결정을 하는 결단을 내린다. 나아가 결과적으로 벨라는 볼투리와의 합의를 지켰음에도 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마지막이자 최고의 위기가 다가온다. 그들은 나름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세력이 커져버린 컬렌가를 견제하기 위해 그들을 궤멸시키려는 것이다.

그들은 오랜 세월을 이어오면서 한 번도 패배를 한 적이 없는 뱀파이어 세계의 무적 기득권층으로 대표격인 아로와 성질 더럽고 급한 카이우스, 그리고 귀차니스트 마르쿠스가 거느리고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펠릭스, 드미트리, 제인, 알렉  등과 같은 능력자들 외에도 많은 수의 뱀파이어 경호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 이들이 하나같이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서서히 어둠처럼 다가오는 모습을 보는 자체가 공포감의 종결쯤 되지 않을런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 각기 켈렌가와 볼투리가 양쪽 진영에 참여한 다른 뱀파이어들로 인해 세상의 모든 뱀파이어들이 모인 것 같은 상황에다 퀼렛 부족의 늑대인간들까지 가세하여 이판사판 합이 육판에 공사판이 되어버린 전장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에 분노의 쉴드질로 광역스킬을 한 판 펼치는 벨라 컬렌으로 이름이 바뀐 그녀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볼투리 가와 맞서게 될까.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여자라는 것과 주인공 벨라의 시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여러 번 느꼈을 만큼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깊고 그것을 표현한 문체는 섬세하다.

올 하반기에 영화로 나올 예정인 이 작품은 감독이 연출하기에 따라 아주 야하든지 엄청 끔찍하고 무서울 수도 있거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신혼여행을 갔으니 어쨌든 첫날 밤도 있고 ㅋ 또,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호러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소설과 영화에 열광하는 10대들도 많으니 19금이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를 생각해볼 때 적절한 수준에서 수위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투와일라잇트에서부터 시작해서 다가오는 어둠이 지나고 나면 그 옛날 동화들이 끝맺음에서 하나같이 했던 말처럼 과연 그들은 행복하게 오랫동안 잘살 수 있게 될까. 씨리즈의 대장정이 끝나며 새벽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