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솟은 엉덩이
고만재 지음 / @nyclass(애니클래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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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앉아서 과자를 먹으며 운동 권하는 책을 읽는다...결국 기본이 중요하다. 살 빼려면 덜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하고, 운동은 반복과 연습이 필요하다.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참 어렵다.
이 책의 장점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글쓴이가 권하는 운동동작을 조금씩 따라하게 된다는 것. 아쉬운 점은 그림만 보고는 동작을 제대로 따라하기 어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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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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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쿄의 고층 맨션이 들어선 곳 가운데, 잘 보이지 않지만 다 쓰러져 가는 집이 하나 있다. 그곳에는 젊은 날 남편이 바람나서 도망가고 아들마저 절연하여, 죽은 남편이 남긴 소소한 연금을 받고 살아가는 하쓰에, 하쓰에와 파칭코 가게에서 만나 아들로 생활하게 된 게으름뱅이 오사무, 오사무와 술집에서 만나 어떤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아내 노부요, 하쓰에의 남편이 바람난 여자의 손녀인데 하쓰에를 따라와 살고 있는 아키, 오사무가 더운 날 차 뒷좌석에 혼자 남겨져 있던 것을 구해온 아이 쇼타, 친모로부터 학대당하다가 마찬가지로 오사무가 주워온 아이 유리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서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선택에 의해 탄생한 가족이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누군가에게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좀도둑질'해서 생겨난 가족이기도 하다.

이들의 생계는 궁핍하기 짝이 없다. 하쓰에는 남편의 연금으로, 오사무는 가끔 일용직을 하지만 의욕이 별로 없고 쇼타와 함께 짝을 이루어 하는 도둑질로, 노부요는 세탁공장 일로, 아키는 유사성매매업소 일로 겨우 먹고 산다. 식사는 생존을 위해 겨우 배를 채우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다. 이들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간다. 도둑질도 언제 들킬 지 모르고, 노부요가 다니는 세탁공장 일도, 아키가 다니는 업소 일도 언제 짤릴지 모르는 일들이다. 모처럼 공사현장에 나갔던 오사무는 다리를 다쳐서 돌아왔는데 산재처리도 받지 못한다. 조금이나마 연금을 받고 사는 하쓰에마저도 파칭코에서 옆자리 사람의 구슬을 훔친다. 이들이 악한 것은 아니다. 그저 사회에서 요구되는 룰이 너무 엄격하고도 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여, 룰을 조금 따르지 않을 뿐이다.

이들에게도 행복한 시간은 있다. 모처럼의 '일'이 성공해서 다같이 모여앉아 밥을 먹는 한때, 아이들에게 수영복을 사주고 함께 바다에 놀러갔던 때. 그런 시간만큼은 이야기 속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이런 생활이 오래갈 수는 없다. 유리의 친모는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유리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는 유리에 대한 실종신고를 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생활은 언제 발각될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고,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쇼타는 차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훔친 뒤 자신을 두고 도망가는 오사무를 보면서, 오사무가 사실은 자신을 구한 것이 아니라 차에서 도둑질을 하려던 것뿐이 아니었을까 의심하기 시작한다. 아키는 오사무와 노부요가 사실은 사람(노부요를 때리던 남편)을 죽인 자들이라는 사실, 그리고 하쓰에가 생전에 자신의 부모님을 매년 찾아가서 돈을 뜯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만들어진 이 가족을 의심하여 끝을 낸다. 하지만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이들은 방황하고 사실은 '진짜 가족'이었던 좀도둑 가족을 그리워하고 사랑한다. 하룻밤 사이에 녹을지도 모르는 눈사람처럼, 불안한 관계였던 이들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이야기 속 아이들이 종종 그렇듯이,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어른스럽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철없던 오사무를 위로하던 쇼타, 한걸음 성장해서 자기의 의사를 조금이나마 표현하게 된 유리가 뭉클하다. 그리고 이 가족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노부요. 오사무와는 달리 쇼타나 유리로부터 엄마 소리를 듣고 싶었던 건 아니었지만, 누구보다도 엄마다웠던 노부요. 마지막까지 혼자 짊어지고 간 노부요가 자꾸 생각난다.       

"부모가 그렇게 굴었는데도......"
...오사무는 솔직히 유리의 선함에 감동했다.
"낳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말을 듣고 자라면 저럴 수 없을텐데."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노부요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랐다. 오사무는 부모에게도 친구에게도 내내 존재 자체를 부정당했다.
"응...... 보통은 그렇지."
"남한테 착하게 굴지 못한다고."
"그렇지...... 그렇고 말고."
오사무도 그렇게 자랐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거든......"
노부요는 생각했다. 차라리 유리가 굉장히 성격이 비뚤어진 아이였다면 지금 내 속의 분노나 악의에도 조금은 변명의 여지가 있었을 거라고.
유리 같은 아이가 있으니 자신의 결점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의 불행을 엄마 탓으로 돌리고 싶다.
나에게는 그런 억지조차 사치인 것일까. 눈앞의 유리를 보며 노부요는 자신이 더 불행하다고 여길 수는 없었다.

이런 기분을 느끼려고 주워온 것이 아닌데. 노부요는 그렇게 생각했다.

"버린 게 아니에요."
노부요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야베는 지금의 대답을 포함한 노부요의 반항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버렸잖아요."
미야베는 노부요처럼 죄의식이 낮은 범죄자가 특히 더 싫었다.
노부요도 싫었다. 정의를 내세우며 단죄하고, 사람의 도리를 있는대로 설파하는 미야베 같은 인간은.
"주운 거에요......"
노부요가 한 말의 의미를 미야베는 알지 못했다.
"누군가 버린 걸 주운 거에요. 버린 사람은 따로 있지 않나요?"
우리가 대체 누구를 버렸다는 말인가. 아들 부부에게 버림받은 하쓰에와 함께 살고, 살 곳을 잃은 아키에게 있을 곳을 제공하고, 방치되어 죽었을지도 모르는 쇼타와 린을 보호했다. 만일 그것이 죄라면, 그들을 버린 사람들에게는 더 무거운 죄를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때 나는 분명 엄마였다. 욕실에서 내 화상 흉터를 쓰다듬어주던 손길, 옷을 태우면서 한 포옹,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던 그 아이의 눈, 바닷가에서 잡은 작은 손.
낳지는 않았다. 하지만 엄마였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그 아이에게 ‘엄마‘라고도 ‘어머니‘라고도 불리지 못하리라.
모든 것을 이해한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좀체 그치지 않았다.

이윽고 쇼타가 잠들었는지 조그마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사무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까지 깨어 있었다.
잠들기 아까웠다.
......
같이 바다에 갔다. 같이 불꽃놀이도 보았다. 아니, 들었다. 같이 눈사람도 만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더 바란다면 벌 받을 것이다. 오사무는 자신에게 그렇게 말해주었다.
새벽녘에 눈은 비로 바뀌었다.
‘눈사람 녹아버리겠네‘
오사무는 그게 신경 쓰였다.

"나 일부러 잡혔어......"
쇼타는 한 번 더 말했다.
그것이 쇼타의 선함이라는 걸 오사무는 이내 깨달았다.
끝을 낸 것은 오사무가 아니라 쇼타였다.
‘아저씨 잘못이 아니야‘
눈앞에 있는 소년은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 멀리 버스 경음기 소리가 들렸다.
‘이별이다.‘
오사무는 쇼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랬구나."
오사무는 옆에 서 있는 소년이 자기보다 훨씬 더 어른 같다고 생각했다.
외로우면서도 기뻤다.

"......아빠......"
쇼타는 입속으로, 처음으로 그렇게 불러보았다.
버스를 뒤쫓던 오사무는 멈춰 서서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이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의 거대함을 깨닫고 목 놓아 울었다. 오사무는 이제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다. 누구도 그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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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2 - 복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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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영웅담 같은 소설. 쭉쭉 읽히고 통쾌하고, 한편으로는 석연찮은 구석도 있지만. 이케이도 준의 이 시리즈가 계속 출간된다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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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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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체성 형성과 발전,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미국 영어의 기원과 미국의 역사를 가볍게 훑어본 방대한 책이다.

애초에 미국이라는 나라는 이민으로 형성되었고 수많은 이민자들이 몰려와 발전의 동력이 되었으며 미국 영어와 문화도 그렇게 형성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글쓴이의 생각(그러니 뒤에 온 이민자들을 배척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이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모르는 단어도 많고 잡다한 지식이 필요한 이야기도 많아서

빌 브라이슨의 유머에도 불구하고

읽어도 읽어도 끝이 나지 않아 조금 괴로웠지만...

미국 건국 초기 이야기, 지명 붙이기,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어 사용에 관한 논쟁, 표현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사실상 언론에서는 표현을 엄청나게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것 등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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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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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 처음에는 갸우뚱하더니 그 자리에서 몇번이나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이의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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