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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의 역사와 문화 - 인간 사회를 반영하는 매직미러
커미트 홀.피터 카스텐 지음, 손세정 옮김 / 라티오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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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오래 되었지만 책 내용이 흥미로울 것 같아 구매했는데
책 상태가 거의 헌책방에서 건진 수준이네요.
전반적으로 누렇고 책표지는 우글거리고
책 윗부분과 책등은 곰팡이가 슨 것 같은 얼룩이 있어요.
새책인데, 이거 당장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팔아도 책상태로 매입불가 판정 받을 것 같아요. 근데 가격은 34200원.
배송 전 검수를 하는 건지 어떻게 책을 구해오시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네요. 정말 실망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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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고객센터 2022-06-0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기분좋게 받으셨어야 하는데,발송하기전 상품 상태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던듯 합니다. 세심한 조치가 병행되지 못했던 점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이후에는 이런 불편없도록 담당 부서에 전달하여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문제상품의 경우, 번거롭더라도 1:1고객상담으로 연락주시면 확인 후 교환 or 반품 가능하오니 참고해주셔서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역사를 간략하게 만화 형식으로 요약한 책으로, 관련된 저자와 저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많은 정보가 함축적으로 요약되어 있어 읽기가 쉽지 않았다(곳곳에 인용된 말 중에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종종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다보면 여성들이 당시 자신이 살고 있던 역사와 사회에서 주어진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싸워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도 시기와 장소, 주류사상, 계급, 인종 등에 따라 페미니즘의 관심사나 해석의 틀도 달라져왔다. 그러므로 현재의 독자들에게는 현재의 논의가 더 의미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속한 사회나 계급,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생각하는 바가 다를 것이고, 현재의 관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많은 예전의 논의라도 그 논의가 나온 시기나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의미있고 흥미로운 점은 있을 것이다.  

현재의 나는 직업노동에 종사하면서도 가사/돌봄노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인지 가사/돌봄노동에 대한 책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서양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왔다고 한다. 찾아보니 관련 서적들이 좀 있어서 읽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생물학적, 전통적 가족형태를 완전히 부인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경험상,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내 생각이 너무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좀더 고민해보고 싶다. 평등 페미니즘과 차이 페미니즘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결론은 페미니즘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나의 실천은 빈약한 머릿속 이상과도 한참 거리가 있지만).  

 

참고할 목적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저자/저서들 중 내가 찾은 알라딘에서 링크되는 것들만 정리해보았다. 

요즘 좋은 페미니즘 책들이 쏟아져 나와서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지만

기회가 닿으면 여기 소개된 책들도 함께 읽어보고 싶다. 

서로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여러 페미니즘 관련 서적들이 어떠한 논의나 입장에서 나온 것인지 큰 줄기를 살펴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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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대 
BC.7-6세기 시인 사포 
소크라테스의 제자 디오티마 
선지자 미리암, 정치지도자 에스더, 사도 유니아, 테클라, 막달레나 마리아 
4세기 수학자 히파티아 
여성이 쓴 기록이 거의 내려져 오지 않지만 
여성의 순종을 요구하는 글이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은 예들이 있었던 모양 


2. 중세 
기독교 세계. 신과의 직접 접촉을 추구하는 신비주의 경향 

- 밀라노의 빌헬미나와 그 승계자 메이프레다 
독일 수도원 원장 힐데가르트 폰 빙엔 
현대 가톨릭 신학자 메리 데일리 (이에 대해 오드리 로드가 비판)


 

 

 

 

 

 

 

 

 

 

 

 

 

13세기부터 결혼과 수도원 밖에서 공동체적 삶을 누리려는 욕구. 반속 수도원 여성단체. 공업이나 간호, 상업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감 - 프랑스의 마르그리트 포레트 

/ 14-15세기부터 박해하였으나 19세기까지 잔존함.
공식적인 여성수도원 - 스페인 아빌라의 테레사. 성인으로 선포됐고 현대에 이르러 첫번째 여성 교리사로 추대됨  
16세기경 많은 여성수도원이 강제폐쇄되고 결혼이 강요됨. 독립적 전통과 삶의 방식 파괴됨 

 

 

 

3. 근대 
프랑스의 크리스틴 드 피장 “여성들의 도시”

 

 

 

 

 

 

 

 

 

 

 

 

여성문제에 대한 시각 급진화 / 여성혐오도 늘어남 
프레시오지테(귀족들) - 여성교육과 강제결혼 폐지 주창. 

마리 드 구르네: 인간의 본성은 남성적이지도, 여성적이지도 않다. 당시 계급사회에서 인간이 완전히 평등하다는 사상이어서 급진적이었음.

 

 

 

 

 

 

 

 

4. 계몽시대의 페미니즘 
프랑스 혁명 봉기에 많은 여성들이 참여 
<남성들이 서로를 “평등”하다고 생각할수록 여성들의 불평등은 심해졌다.> 
제도와 권력의 변동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여성들이 배제당하는 것에 대한 용인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

 

 

 

 

 

 

 

 

 

 

 

 

 

 

 

=> 마리 구즈(올랭프 드 구주).



 

 

 

 

 

 

 

 

 

 

 

 

 

5. 초기 사회주의적 페미니즘
19세기 초반. 정치적 평등이 실제 생활상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

이에 따라 평등을 사회적, 물질적 평등과 연관시키려는 사회 운동 등장. 조합. 자치단체 실험 
거의 모든 초기 사회주의 이론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 대한 문제 제기. 생시몽주의자들 사이의 논쟁-성별 문제에 대한 논쟁 벌어짐 

/ 여성 생시몽주의자들의 활동 - 클레어 디마르, 잔느 드르완 : 동등하지만 다르다. 여성이 참여해서 부족한 부분 보완, 구현해야 한다는 것. 동등한 권리 주창. 여성은 남성에 의해 대리될 수 없고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 
플로라 트리스탄 - 동업조합과 직업분야를 뛰어넘는 노동자 동맹 제안. 여성에 대한 억압과 무산자에 대한 억압의 연관성 분석

 

 

 

 

 

 

 

 

 

 

 

 

 

 

6. 조직화된 여성운동의 시작 
미국에서의 논의 - 루크레치아 모트, 엘리자베트 케디 스탠튼. 여성의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 행사 강조. 세네카 폴스 대회(1848) : 여성에 대한 남성적 지배권 거부. 
유럽에서 19세기 중반 이후 수많은 여성단체 설립 / 지식인 남성들 사이에는 반페미니즘적 분위기 확산되고, 이에 반대되는 페미니즘 서적으로

<= 줄리엣 아담 <사랑, 여성 그리고 결혼에 대한 반프루동적 사상> 
<= 헤드빅 돔 <반페미니스트들> 



 

 

 

소주르너 트루스(흑인노예 출신) : 여성에 대한 ‘긍정적 차별’도 허구라고 폭로. 부르주아적 성 클리쉐의 인종차별도 비판. 

 


초기 여성단체들이 주로 다룬 주제 

1) 직업 노동에의 더 나은 기회 

• 처음에는 직물산업(공장)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았음 -남성 노동자들이 제한 요구 / 한편 부르주아 여성의 경우 자립을 위한 다른 직업활동 모색-인쇄소(이 역시 남성 노동자들의 반발). 각종 직업활동을 제한하는 '보호법' 반대.  
• 독일의 루이제 오토-페터스 


 

 

 

 

• 헤리엇 테일러 밀(존 스튜어트 밀의 배우자), 헬렌 테일러(그녀의 딸) : <여성의 종속> 공동집필  

 

 

 

 

 

 

 

 

 

 

 

 

 

2) 고전적 결혼에 대한 비판과 불평등한 결혼법 비판

• 유부녀의 법적 지위 
• 사회적 계층에 따라 혼인법을 달리 경험했다

=> 프롤레타리아의 경우 비혼 동거 이혼 자유로운 편. 재산에 덜 구애되므로.

=> 반면 부르주아 계급에서는 여성의 덕망에 큰 가치를 둠. 혼인관계가 사회적 지위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함. 따라서 이혼법 문제는 부르주아 여성에게 더 중요한 관심사였음

• 성도덕에 문제 제기 - 자유연애, 성적 자기결정권

- 조르주 상드(하나도 읽어본 것이 없는데 책은 많구나), 빅토리아 우드헐

/ 러시아의 '허무주의자'들

/ 전통적 가족제도에 대하여는 의견이 나뉨

 

 

 

 

 

 

 

 

 

 

 

 

 

 

 

 

 

 

 

 

 

 

 

 

 

 

 

 

 

 

 

 

 

 

 

 

 

 

 

 

 

3) 참정권 요구 
-재산과 연관되어 있어 부르주아 여성들에게 특히 중요했음

-미국에서는 여성운동의 분열까지 초래. 남북전쟁 후 흑인 남성 참정권은 도입됐으나 여성은 그러지 못함. 그 과정에서 졸렬한 인종차별도 수반됨

-영국의 서프러제트

-20세기에 이르러서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참정권 부여(특히 1900년대 전반기)

 

 

 

 

 

 

 

 

 

 

 

 

 

 

-여성과 정당의 관계? 정당인가 여성인가.

 

:클라라 체트킨.

 

 

 

 

 

 

 

 

 

 

 

 

 

: 엠마 골드만

 

 

 

 

 

 


 

 

 

 

 

 

 

 

=> 정치적 노선과 여성연대 사이의 긴장  

 

 

제2의 성

형식적 권리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반드시 개선하지는 않음

- 시몬 드 보부아르

 

 

 

 

 

 

 

 

 

 

 

 

 

 

- 모두가 보부아르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뤼스 이리가레(정신분석학자). '여성들이 자신들만의 언어를 찾아내고 여성적 주체성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

 

 

 

 

 

 

 

 

 

 

 

 

 

 

=> 평등 페미니즘 / 차이 페미니즘 논쟁

 

 

7. 1960년대 이후(1970년대) 자율적 여성운동 (제2차 여성운동)

- 남성들 주도 혁명운동에 대한 실망

- 분리주의. 미국에서 여성들이 서로 경험을 나누고 정치적으로 성찰하는 작업

-레즈비언 여성들의 역할. 모니크 위티그. 행동 레즈비언(실천으로서의 여성동성애).

-에이드리언 리치:

 

 

 

 

 

 

 

 

 

 

 

 

 

 

-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들

1) 자기 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

- 낙태할 권리. 미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1973)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2) 가정 폭력 공론화

- 여성구호센터와 여성의 집 설립

- 부부강간 문제

 

3) 양육, 가사, 가족에 관련된 일 새롭게 규정하기  

-가사노동과 직업노동의 우열(직업노동의 우위)

-가사노동을 경제의 일부로 가시화하는 것.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전업주부를 위한 기초보장과 가사노동 가치절상 요구하는 '어머지선언'과 이에 대한 비판(여성에게 무료노동을 시키기 위한 모성 강조). 

-주부노동은 이제 누가 하는가?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이중노동 또는 불안정한 조건 아래에 고용되어 일하는 이들에게 부담 전가. '케어 문제'  
(이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지 않지만, 내가 읽어보고 싶어서 링크)

 

 

 

 

 

 

 

 

 

 

 

 

 

우머니즘과 교차성 - 백인, 중산층 여성의 우세에 반대하여

- 백인, 중산층 중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 : 오드리 로드

- 안젤라 데이비스

= 우머니즘

 

 

 

 

 

 

 

 

 

 

 

 

 

 

다양한 차별들이 복합될 경우 : 킴벌리 크렌쇼의 교차성 개념

 

 

 

 

 

 

 

 

 

 

 

 

 

 

 

여성 후원과 성 주류화

-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여성회의 

- 성별이라는 관점에서 정책 고려하는 움직임, 관련 부서 생겨남

 

평등 대신 자유

- 여성들 간의 차이를 진지하게 페미니즘 운동의 기점으로 삼자 : 오드리 로드

- 비본질적 차이 페미니즘 : 디오티마(공동체) "여성들은 국가, 정치, 남성들에게 요구의 정치를 하는 대신 그들의 소망과 계획을 다른 여성들에게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 : 아피다멘토(신뢰)

 

퀴어 페미니즘

: 남성적/여성적이라는 범주에 의문 제기

: 스톤월 항쟁  

: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제3의 물결 페미니즘

- 남성들의 반 페미니즘 캠페인에 대하여, 수잔 팔루디 <백래시>

 

 

 

 

 

 

 

 

 

 

 

 

 

- 1990년대 미국에서 조직된 새로운 운동  

레베카 워커 (작가 앨리스 워커의 딸이기도 한) 의 책들

 

 

 

 

 

 

 

 

 

 

 

 

 

 

 

 

 

 

 

 

 

 

 

 

 

 

 

- 여성/남성의 이분법적 대립 거부, 인터넷과 같이 느슨한 네트워크 선호, 문화와 미디어 영역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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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릿터는 관심있는 주제가 실릴 때마다 사보기는 했지만 이번 호만큼 꼼꼼하게 읽었던 적은 없었다. 이번 호의 주제는 여성-서사이다. 요즘 페미니즘, 여성서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더 관심이 갔다. 

첫머리는 기존의 유명 문학작품에서 드러나 있지 않던 여성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재해석한 짧은 소설들로 시작한다. 운수좋은 날이나 날개가 이렇게 읽힐 수도 있겠구나 새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학생들이 만드는 잡지의 한 코너 같기도 했지만. 이야기에서 화자가 누구인가, 등장인물 중 누구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가가 중요한 문제임을 새삼 깨닫는다. 
이슈의 글들이 특히 흥미로웠다. 민주화 이후 1990년대의 여성문학에 대해 다룬 글에서는, 내가 어릴 적 집의 책장에서 발견하거나 서점에서 자주 보곤 했던 여성작가들의 소설이 갖는 의미를 다루었다. 읽어본 것도, 이름만 들어봤지 안 읽어본 것도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개별적으로 인식했던 소설들이 큰 흐름에서 보면 이런 의미를 가지는구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대의 여성서사가 갖는 의미, 동일시와 공감이 곧 동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걸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얼마 전 읽었던 이다혜 기자의 책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성적이라는 말에 대한 의문, 현실 안에서 여성의 자리를 인식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논한 글도 좋았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서는 문단 내에서도 이야기가 뜨겁게 오갔나보다. 이 소설을 두고 '정치적 올바름과 미학성의 결여'라는 이분법적 도식적 평가(내가 처음 읽었을 때 느낀 감상은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다)와 이와 다른 관점에서 '다원적 권력관계를 드러내지 못하는 정치적 뭉툭함이 문제'라는 평가, 독자들이 원하는 '명료한 사실로서의 메시지이자 정보'에 걸맞는 형식을 제시한 새로운 미학으로 설명하는 견해, 이 책으로 새롭게 각성한 독자들이 있다는 점이 의미있다는 견해, 현실에 대한 문학적 개입의 방식 문제(클리쉐와 뻔한 결말을 비판하는)로 접근하는 견해,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말로 폄하하려는 견해 등 다양한 견해가 소개되어 있다. 문단의 논의에는 평소 별 관심이 없었지만, 나 또한 82년생 김지영을 처음 읽었을 때, 그동안 너무 뻔했는데도 잘 다루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그린 점은 흥미로웠지만, 이전까지 읽었던 '소설'이라는 작품이 가진 어떠한 분위기-작품성?-와는 다소 다른, 직설적인 표현에 다소 실망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이런 이야기를 던지는 것 자체로 지금은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소설이란 대체 무엇인가...이렇게 모호하게 생각이 흘러가고 말았는데, 평론가들의 치열한 논의를 이렇게라도 엿보니 아주 흥미진진했다. 그러다가 도덕에서 자유로운 문학이 과연 더 예술적인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말을 조롱의 언어로 쓰는 의도나 목적은 무엇인가, 이렇게 쓸데없이 생각이 또 흘러가버렸다. 
칙릿 이후 여성 서사-지난 20여년간 베스트셀러가 된 여성서사소설의 연대기도 흥미로웠다. 칙릿 소설, 反 소비 소설(김애란), 욕망을 초월한 사랑(황정은, 김금희), 여성혐오를 다룬 소설(조남주),  여성연대를 다룬 소설(최은영, 김혜진) 등등..비교적 최근의 소설들이 많아서 더 관심이 갔다. 이 책들을 이렇게도 또 분류할 수 있구나-작가들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 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몰랐는데 넷플릭스는 젠더감수성이 콘텐츠 서비스의 기준이 된다고 한다. 수요자를 고려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도 기꺼이 그 마케팅에 응해주어야겠다. 
산문은 소소하고 평이했다. 브르통과 제발트의 책 싸움 이야기는 내가 그 작가들 책을 읽었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뜻밖에 책광고 <냉면의 품격>에 조금 낚였다. 읽어봐야지. 
원더걸스 혜림의 인터뷰 - 스스로 원해서 공부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는 그녀가 부럽고 혜림을 재발견한 느낌이었다. 소설가 박민정의 인터뷰는, 내가 책을 안 읽어본 작가인 데다가 강남 8학군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나와서 처음에는 아니꼬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 창작과정에 대한 이야기, 문단 내 남성 중심적 분위기 이야기가 솔직하고 재미있어서 끝까지 보았고, 그녀가 쓴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녀 이야기를 들으니 왜 '여성서사'가 새삼 주목받고 문단에서 핫이슈인지 짐작이 되기도 했다. 인터뷰 중 '자기 슬픔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보수적으로 된다'는 말, 내 슬픔을 너무 오래 바라보고 싶지 않다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도 그래야지. 단편소설들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 
 

이것도 여성서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과 영화 이야기. 
 



  
 
 
 
 
 
 
 
 
 
 

 그리고 여성서사라는 주제와 연관지어 읽어보려는 책(아직 읽지는 못했다).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다시 읽어보는 근대기 이후의 한국문학이라는 큰 주제로 여러 저자들의 글을 모은 책이다. 서문만 읽어보아도 상당히 논쟁적인 글들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문알못이라 읽다가 어려워서 적당히 스킵할지도 모르지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 디자인. 
볼 때마다 코팅표지로 제본 뜬 대학교재같다. 왜 하필...  
   
 
 
 
 
 
 
 
이것도 함께 읽고 있는 책들. 


이렇게 여러 저자들이 쓴 글을 모은 책은 한 명의 저자가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쓴 책에 비해 논의가 깊게 나아가지 못하고 관점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시각, 관점을 한 번에 접하고 한 가지 시각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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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8-09-30 0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보고 이번호 릿터를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합니다~ !!

vearnim 2018-09-30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쑥스럽네요 ^^; 공장쟝님께서는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요즘 한국 현대사를 다룬 책들을 조금씩 읽고 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구/신석기, 삼국시대 배우는 비중에 비해 현대사를 배우는 비중이 너무 적어서, 현대사에 관해서는 수업시간에 배운 것보다 혼자서 책을 읽어서 알게 된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졸업하고 공부를 오래 안 하니 많이 잊어버린 것 같아 다시 책을 찾아 읽고 있다.

  한홍구의 책은 술술 읽히는 대신 축약, 생략된 부분이 많고 역사적 사건에 관해 해석이 가미된 서술이 많아 조심스럽게 읽게 된다. 서중석의 책은 그에 반해 좀더 '교과서' 같고 분량에 비해 정보량이 많아 천천히 읽는다. 강준만의 책은 인용과 나열이 많아 약간 흐름이 끊길 때가 있고 지루한 부분도 있고 재밌는 부분도 있다. 김대중 자서전은 자서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고 읽는데, 그분 삶 자체가 우리나라 현대사와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하다 보니 생생하게 땅에 발을 붙이고 읽는 느낌이 든다.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우리 역사교과서를 뜯어고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졌었고, 그 불안한 예감이 정말로 실현될 뻔했는데, 아이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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