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책과 출판, 책읽기의 풍경을 망라하고 이를 분석한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은 처음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아쉬운 점은 분석이 다소 짧게 느껴진 부분들이 있다는 것, 양장본인데도 책끈이 없다는 것. 그렇다 해도 책 전체의 분량은 꽤 되고, 낯익은 출판사나 책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

: 1960-1980년대 도시 중산층 가정의 '전집' 풍경과 외판원의 활약. 

: 작가 최인호의 인기와 이에 대한 출판사(문지/창비)들의 대응

: 자기계발, 처세술서로서 읽힌 <대망>

: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

: 김영하의 실질적 데뷔작 <무협학생운동>

: 이문열 인기의 이유 - 일상을 긍정하는 중산층 독자들에게 탈정치의 알리바이와 더불어 감상적인 위안. 무라카미 하루키와도 비슷한 비슷한 측면을 갖고 있다.

: 1990년대 창비의 변화. 운동의 구심에서 자본으로 비약.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와 마이카 시대. 중산층 자동차 여가문화에 내려진 지적인 복음.

 

: (요약인용) 책의 선택과 구입, 독서 과정과 독서 후 인식과 행동의 변화에 이르는 모든 일은, 개인이 속한 당대의 이런저런 문화적 정황에 의해 주어지는 집합적 행위의 일부다. 이를 '독서문화'라 칭하고자 한다. 한국의 독서문화의 거시적 변화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가 지식문화와 맺는 관계를 보는 자리이다. 한국의 독서문화는 정치의 영향을 받았다- 관변 독서운동, 국가의 검열, 독서의 운동성과 저항적 성격, 지적 격차의 문화사(학력과 학벌을 향한 경쟁)라는 측면에서. 베스트셀러는 작가나 사회적 상황, 텍스트 외부, 내외의 경계에 있는 어떤 요소가 상호작용할 때 탄생한다. 그러한 텍스트의 내용과 그 수용의 사회적 맥락을 함께 엮어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서술하는 것이 독서사다. 베스트셀러는 쏠림현상과 출판자본주의의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 보아야 하겠다. 베스트셀러는 선정하고 언급하는 일 자체가 출판자본주의의 주체의 욕망에 의해 수행되는 일이다. 어떤 현상으로서 다른 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사회화된 욕망구조의 단면을 보여주는 척도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보여주는 욕망은 독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그것과 상호작용하는 어떤 지배적인 힘들의 것이다. 자본이 투입되어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통제불가능한 대중현상이 그것을 막거나 (의도치않게)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스테디셀러가 보여주는 가치. 책 안 읽기와 현대의 책 읽기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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