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기 전엔 평범한 현인들의 아포리즘 모음집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에 필요한 핵심문장들을 추려 놓아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면 좋을 듯싶었다. 하지만 책은 간결한 정답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진리라 여겨지는 문장들에 기대기보다는 주체적인 삶을 일궈나가도록 현명하게 조언한다. 지금 삶의 주도권이 진정 자신에게 있는지 질문하고, 어쩌면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살면서 스스로의 생각인 양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지적한다.


뜨끔하다. 점점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체화되기보다는 그냥 정보에 의지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정보들을 받기만 할 뿐, 충분히 시간을 들여 내 것으로 만들지 않고, 정리하고 비판하고 사색하는 것마저 남의 정보에 기댄다. 그러고선 나의 생각이라고 믿고, 깨달았다고 착각한다. 결국 현재의 삶은 내가 직접 만든 원칙으로 꾸려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복잡한 것을 걷어내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 몰입하며

삶을 직선적으로 풀어내라.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p063



책에는 54명의 위인의 철학이 담겨있다. 깊이 있고 균형 잡힌 관점을 통해 흔들림 없이, 더 넓은 시야로 현실을 이해하고 대처해나가도록 안내한다. 특히 위인들의 명언들의 함의를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식견으로 풀어 설명하고 있어 새롭게 이해되고 깊이 있게 와닿는다. 이 책이 전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내가 나를 인정하고, 스스로 삶을 가치있게 여기라는 것이다. 장영실의 말처럼 '남을 이식하면 남의 인생을 살게 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인정이지 타인의 인정이 아니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그들의 세상에서 받는 인정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다. 내가 사는 삶에서 나의 인정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책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지 않으려면 내 마음을 면면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의식대로 습관대로 살면 달라지지 않는다. 매 순간 어떠한 존재가 되는지 갈림길에 서있기 때문에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점검해야 한다. 나를 막고 있는 고정관념은 무엇인지, 어떤 편견 때문에 유연하지 못하는지 알면 그래서 사고방식의 패턴과 흐름을 조금씩 바꿔나가면 어느 순간엔 의지대로 행동하는 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탐욕과 욕망의 세상에서 주체적으로 산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더 해야겠다고 마음먹어본다. 중요하지 않은 겉모습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정작 중요한 진실한 행동과 마음은 간과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반성하며 내 안의 '번뜩임'을 지나치지 않고 발견하며 행동으로 옮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도달하는 삶'일 테니까.


남은 삶을 거듭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더 성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인문학 - 인간의식의 진화에서 꿈의 역할은 무엇인가
싯다르타 히베이루 지음, 조은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꿈을 꾸든, 나쁜 꿈을 꾸든 가급적 복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꿈에 의미를 두면 연연하게 될까 봐 그러면 일상이 흔들릴까 봐 두려워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뇌과학에 관심이 생기면서 꿈에 대한 관점이 조금은 달라졌다.'꿈은 그저 꿈일 뿐'이 아니라는 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이 왜 꿈을 꾸는지, 꿈과 심리는 어떤 관계인지, 꿈의 세계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 건지 알고 싶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책<꿈의 인문학>은 꿈에 관한 거의 모든 것들을 알려준다. 꿈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으며 꿈이 가진 놀라운 능력과 잠재력, 그리고 꿈꾸는 인간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의 쓰임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시와 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다 보니 읽어내기가 만만치 않지만 전혀 알지 못하던 분야인 꿈의 진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더불어 책을 가득히 채운 꿈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인문학적, 심리학적 자료와 지식들을 보면서 저자에게 존경심과 감사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꿈은 단순히 상상의 세상이 아니다. 꿈은 불확실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꿈의 서사는 그들의 삶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은 기이하고 모호하게 느껴지는 꿈이 유의미한 과거를 반영하고 있고, 미래에 대해 뭔가를 말해주고 있다고 확신한다. 만약 꿈이 오직 우연일 뿐이라면 꿈이 반복되거나, 이어지는 경우를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예지한 미래가 실제로 일어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실현되는 경우도 단순한 우연으로 덮기에는 납득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막연했던 꿈은 구체적인 근거가 생기고, 증거가 쌓여가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꿈은 그저 우리의 감정을 은유적으로 나타낼 뿐이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삶과 죽음에 관한 강력한 욕구가 있을 경우 아주 인상적인 꿈을 꿀 수 있다.

이는 깨어 있을 때 활성화되던 뉴런들이 수면중에도 재활성화 된다는 것이고, 깨어 있는 동안 습득한 기억을 재반향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면중에, 꿈의 과정중에 과거의 기억은 재편되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잊고, 중요한 것에는 상대적 중요성을 부여한다.



"수면 중인 뇌는 매일 밤 기억을 변형하고 최선의 전략을 강화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수면과 꿈의 작용이 인류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깨어있는 동안 경험을 수집한다면 자는 동안 기억들을 분류, 정리하고 강화하며 미래를 구상하기까지 한다. 꿈은 기억의 처리 과정에서 강력한 감정과 공명하고, 욕구를 반영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뮬레이션을 설계한다. 다시 말해, 기억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통해 일어날 일을 예상하는 것이 수면과 꿈의 역할이다. 미래의 현실을 위해 현실이 아닌 것을 불러온다는 것인데 메커니즘의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되나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어렵고 막연하다. 책은 꿈 일기를 추천하는데 도전해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아 우선은 꿈속 가상세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다. 악몽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대비이니 엄숙한 경고로 여기면 될 것 같다. 좋은 꿈은 좋은 꿈대로, 나쁜 꿈은 나쁜 꿈대로 깨어있는 삶 자체를 표현하는 것이니 도움되는 쪽으로 해석하여 받아들이는 걸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스의 뇌 - 더 좋은 삶을 위한 심리 뇌과학
아나이스 루 지음, 뤼시 알브레히트 그림, 이세진 옮김 / 윌북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들어 뇌과학 책을 자주 찾는다. 인생의 많은 문제들이 상황이나 환경 또는 성격이나 정신력이 원인이라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우리의 '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상의 고민이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 모든 말, 모든 생각이 '나'의 의지가 아닌 '뇌'의 작용으로 벌어진다. 때문에 뇌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를 이해하고 보호할 수 있다.



<사피엔스의 뇌>는 뇌를 이해하여 더 나은 일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심리 뇌과학 책이다. 앞부분에는 뇌과 신경과학의 기원에 대하여 아주 간단하게 소개하고, 대부분은 주체적인 삶과 행복에 관한 마음의 원리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스트레스가 나를 파괴하는 못하게 하는 방법은, 아름답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을까, 불현듯 데자뷔를 느끼는 순간, 뇌가 젊어지게 하는 운동법 등 삶에서 겪는 23가지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창의성은 독창적이고 혁신적이며 예기치 못한 일, 그러면서도 요긴하고 적절한 일을 해내는 능력이다."p066

늘 창의적인 능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은 창의성이 우뇌의 산물이 아니고, 창의성도 계발되고 학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창의성은 우뇌라는 특정 영역과 관련되지 않으며 좌우 반구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뉴런과 시냅스 사이의 다양한 소통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한 창의성에는 자유로운, 독창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이미 존재하는 것을 요긴하고 적절하게 혼합하는 능력이기도 하다는 것. 즉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게 창의성이 아니라 목표를 위해 조절하고 제어하는 것도 창의성인 것이다. 따라서 창의성은 경험과 훈련을 쌓으면 발전 가능하다. 뇌가 다양한 정보들과 더 많이 연결돼야 창의성은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으니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어야 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 주위 환경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외국어 구사는 집중적인 두뇌 활동이기 때문에 인지 능력과 정신의 유연성을 지켜준다."p124

국적이 다른 부모를 둔 아이는 서로 다른 언어를 배우기 때문에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두 언어를 동시에 습득해도 말을 익히는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더 빨리 배우고 이해력, 논리력도 발달한다고 한다. 아동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이롭다. 이중언어를 계속 사용하는 성인들은 인지적으로 굉장한 장점을 얻게 된다. 기억력에 도움이 되고, 알츠하이머가 발병해도 증상이 경미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치매예방을 목표로 고스톱을 한다면 그보다는 영어 단어 공부가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를 자각하는 방식이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미치는 해로움의 정도를 결정한다."p171

스트레스라는 말만 떠올려도 스트레스다. 하지만 이런 관점이 문제인 거지 스트레스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다. 책은 스트레스가 생존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들을 처리하고 감정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장이 뛰고, 소화가 안되고, 근육이 경직되면 바꿔 말해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진정시키면 된다. 수면의 질을 높이고, 마음을 차분히 하는데 힘쓰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으면 된다. 문제도 해답도 모두 몸에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시각만 바꾸면 건강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이렇게 재미있게 뇌과학을 읽을 수 있다니 꽤나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인간의 뇌 속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꽃의 나라 영덜트 시리즈 1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실(Yssey) 그림, 조현희 옮김 / 희유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동화책이나 만화 영화들을 찾곤 한다. 그때의 감성이 지금도 남아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그때의 추억을 소환해 나에게도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고 일깨우고 싶다. 그러면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세상사에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 희망이란 꿈을 꾸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푸른 꽃의 나라>는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동화<소공녀>의 작가가 쓴 또 다른 동화책이다. 어른이 되어서 만났지만 이야기의 감동과 교훈 덕분에 마음이 맑게 정화되는 듯 느껴졌다. 물론 틀에 박힌 어른의 시선으로 본다면 상투적이고 진부하게 읽힐지도 모르겠다. '절망 안에 희망이 있다', '선함이 악함을 이긴다', '사랑과 희망은 소중하다' 등의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말 역시 특별한 갈등구조도 없이 쉽게 해결되어 싱겁게 보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익숙한 교훈적인 메시지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동화만이 주는 순수한 매력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책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 암울한 왕국이 있다. 폭정에 시달려 절망에 빠진 백성들은 당장 먹고 살 궁리 말고는 살아갈 이유도 희망도 없다. 그곳에 왕자가 태어났고, 현명한 여왕은 아이를 자신의 참된 스승에게 맡겨 깊은 산속에서 그의 현명함과 지혜를 배우게 한다. 스승은 왕자에게 자연과 벗 삼아 사는 삶을 경험하게 하고, 선량함과 아름다움을 가르쳐 세상의 경이로움과 완전무결한 평화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어느덧 왕자는 성인이 되어 백성들의 왕으로 즉위하고, 그들을 위해 '푸른 꽃의 법'을 선포한다. 개개인 모두가 푸른 꽃을 심고 가꾸고 보살펴야 한다는 것. 많은 백성들은 꽃을 피우지 못할까 봐, 그 결과 나중에 세금을 더 많이 낼까 봐 겁내고 두려워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백성들은 조금씩 걱정이 헛된 일임을 깨닫게 되었고, 새싹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진심으로 웃게 되고 명랑해지게 되었다. 푸른 꽃의 마법이 왕국 전체를 바꿔 버린 것이다.



그대는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세상의 일부이다.

어린 왕이여, 항상 고개를 높이 들고 걷는 것을 잊지 말라.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그대 자신도

이 놀라운 세상에 속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라.

<푸른 꽃의 나라> p042



꽃을 심고, 가꾸는 것이 마법이라 부를 일일까. 이미 세상은 마법으로 가득한 데 우리가 못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은 추악한 것을 마음속으로 채우면 추악한 세상에 살게 되고, 아름다운 생각으로 가득 채우면 아름다운 세상 속에 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에 분노만큼 헛된 것은 없다. 남을 원망하고 탓 하면 결국 남는 것은 절망과 체념뿐이다. 눈앞의 먼지와 오물만 보고 살면 그게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지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먼지와 오물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알게 된다. 하늘의 별로 가득 찬 마음에는 먼지와 오물들이 있을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동화 같은 삶,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일까 생각해 봤다. 어쩌면 '그저 행복하기'를 선택하면 되지 않을까. 우울하고 어두운 것들을 보는 시간들을 줄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것들로 몰입한다면. 꽃을 심고 가꾸듯 정성을 들여 일상의 행복을 가꾼다면 동화 같은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인생에는 어떠한 목표도 의무도 없다. 그저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마티아스 뇔케 지음, 이미옥 옮김 / 퍼스트펭귄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해보이려고, 능력 있어 보이려고,

당신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과장된 포장은 결국 벗겨지기 마련이다.

그저 단단한 땅 위에서 

당신이 가진 보폭과

당신의 속도대로 걸어가기를 응원한다.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P148





'이거다!'싶은 책을 만났다. 앞으로의 삶의 태도는 이 책으로 종지부를 찍고 싶을 정도다.

삶의 가치가 '남보다 나은, 남과는 다른'에서 '조용한 행복'으로 변화된 지금, 이 책은 원하는 삶을 살려면 어떤 태도를 갖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알려준다. 핵심 키워드는 '겸손'이다. 상투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는 겸손이야말로 모든 가치 중에 가장 현명한 태도라고 말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자세이자 우리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가치라고 강조한다. 겸손으로 우리는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조용히 나를 지키는 삶'을 살 수 있다.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핵심 내용은 '보여주기 위한 모든 것들과 결별하자'라는 이야기로, 뽐내고 자랑하기 급급한 세상에서 균형을 잃게 되면 나를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세상을 떠돌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성공한 삶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인생은 남에게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짚어주면서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2부는 기분은 선택할 수 없어도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살다 보면 외부의 평가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때가 많은데 그럴 때에는 자신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믿고, 남의 견해를 가려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남들이 던진 말 한마디에 의지하지도 좌우되지도 말 것을 당부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드러내지 않아도 빛나는 현명한 삶의 방식인 '겸손'에 대한 원칙들을 소개한다. 핵심을 추려보면 잘남을 과시하면 잠깐은 우쭐하지만, 불안함과 초조함이 남는데 상대를 배려하고 나를 낮추면 잠깐은 밑지는 것 같아도 내내 편안할 수 있다는 것. 결국 겸손은 상대보다는 나를 위해 꼭 필요한 태도라는 것이다. 요점을 정리해 보면 겸손한 태도는 외부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타인을 배려하는 동시에 자의식을 보여줄 수 있고, 드러내지 않아도 알아보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고, 관심을 끌지 않으니 여유와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하나 더, 약점을 드러내고 뽐내지 않으니 상대방을 긴장하게 하지 않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치열함을 강요받고 드러내야 인정받는 세상에서 절제와 겸손은 루저로 가는 지름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흔들리지 않기로 다짐했다. 남이 정한 경계로 나를 가두지 않기로, 나는 나 스스로 경계를 정할 것이라고. 더불어 소박한 행동이 나를 과소평가하게 만들더라도 오히려 잘 된 거라고 생각을 고쳐먹을 것이다. 남들이 기대 안 하면 내 뜻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낼 땐 기대 이상의 평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발짝 뒤에 물러서서 '과소평가 받는 즐거움'을 누리며 소박하게 사는 것이 내가 바라는 '조용히 만족하며 사는 삶'이 아닐까 싶다.


정말 그렇게 살아야지 마음먹게 만드는 책이다. 일상에서 부질없는 일에 흔들릴 때마다 곁에 두고 곱씹으며 다잡아 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