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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1~3 세트 - 전3권 - 5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평점 :
'카이사르 - 주사위를 높이 던져라' 역시 번역본이
3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1권에서는 로마와 갈리아 코마타의 각 부족들과의 갈등과
이를 폭력적으로 해소하는
과정에서 비등하는 전 갈리아의 반 로마 정서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한 축을 이루며,
카이사르의 끝없는 승전보가 초래한 로마 정치계의
카이사르에 대한 경계심이 다른
한 축을 이룹니다. 그 사이에 크라수스가 파르티아
전쟁에서 전사하고, 율리아가
산고로 인해 때이른 죽음을 맞이하므로써 이제 폼페이우스가
카이사르에게 등을 돌리
는데 제약이 없어져버린 상황이 한 몫을 하고
말이죠.
2권에서는 드디어 알레시아 전투로 요약되는 전 갈리아 대
카이사르의 향후 유럽의 역사
를 결정하는 거대한 전쟁이 묘사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
묘사는 주로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갈리아
전기'를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것이 일종의 상황보고서였던 관계로 다양한 종족과의
비슷비슷한 전투로 점철되어
있는 관계로 어느 전투가 얼마만큼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 분별하기가 쉽지 않습
니다. 이를 초기상황은 과감하게 잘라버리고 굵직한
이야기를 따라 일목요연하게 정리
해준 맥컬로 여사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3권은 이제 목전에 닥친 카이사르의 총독임기 종료문제에
관련한 로마 정치계의 우여곡절
을 필두로 마침내 파르살로스까지 직진합니다. 그 사이에
국내문제가 심각하던 이집트의
상황도 같이 얽혀들어가지요. 카이사르와 옵티마테스간의
군사적인 이야기는 카이사르가
'내란기'를 통해 밝혀놓았고, '갈리아 전기'와는 달리
그 상황파악이 어렵지 않습니다만,
총독임기와 관련한 구구한 법적인 문제는 국내에 발간된
1차 사료로서는 산뜻하게 파악이
힘들기 때문에 역시나 맥컬로 여사의 꼼꼼한 해설이 소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 '내란'과 관련하여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점은, 내란을 바라보는 로마의 기사계급
과 지방민들, 그리고 로마 도시 평민들의 평가일
것입니다. 수박 겉͕기식 '로마 이야기'에서는
오직 카이사르와 옵티마테스의 눈을 통해 내란을 바라보기
때문에 영웅적이거나 순교자적이거
한 이야기밖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만, 실제로 당대
로마인들은 무지렁이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한표를 행사하는 정치적인 사람들이었고, 따라서
정치적 사건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가늠할 중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중요하죠. 카이사르의
성공은 그의 군사적 재능 못지않게
저 정치적 인간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정략적 재능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군사적 재능을 서술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겠으나, 정략적
재능을 서술하는 것은 사회와 인간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야합니다. 그래서 이
'Masters of Rome'이 대하소설이 된 것
일 것입니다.
역사적 서술의 측면에서, 사실의 기록에서는 당대의
주요사건들을 100% 담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1차 사료를 구해 읽기 힘든 우리의
처지에서는 황금광맥이라 할 수 있으며,
역사적 평가에서는 숱한 비역사가들의 '역사책'들보다
수준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은 학술서가 아니고 '소설'입니다.
역사가들이 이해하기를 포기한 여러 사건들을
인간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데 이보다 성공한 해설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키케로가 왜
밀로 변론에 실패했는가, 카토는 왜 아내를 다른이에게
주었다가 다시 찾아왔는가, 카이사르는
왜 스스로 그토록 거부했던 독재자의 모습으로
변모해가는가...
맥컬로 여사의 노력과 재능이 빛을 발한 결과, 감히
주장하건데, 이 책을 읽은 사람에게 추천할
다른 책 - 로마 공화정에 관한 개론서 중에 - 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음... 진짜 없습니다.
이런저런 수준 낮은 책들이 있었기 때문에 갑론을박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도 보낼 수 있었는데,
이건 거의 반박할 수 없는 정답지 같은 느낌의 작품이
떡하고 나왔다고 할까요, 왠지 한편으로는
섭섭할 정도라는 역설은 기분탓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