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렇게나 많은 사랑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왜 나를 좋아해주진 않지? 의아해하며, 하지만 전혀 지친 내색 없이, 마음만 털리고 재수도 털리고 몸은 잘 안 털리는 나날 속에서 그 이유를 어떤 날에는 내 몸 - 충분한 발기, 균형 잡힌 몸매, 매끈한 등과 종기, 튼살, 착색 없는 피부, 가 내겐 없지 - 에서 어떤 날에는 내 성격과 행동 - 지나침, 과민함, 사랑이 없어도 의미만 있다면 지속하는 맛도 멋도 없는 짓 - 에서 찾아냈는데 이러는 것도 지친다 이제는 정말 지친다, 사랑하는 건 지친다 이제 끊겠다, 하며 특별한 계기랄 것도 없이 그냥 한순간에 그만둬버렸다. 내가 사랑만 하지 않으면 얻을 것은 너무 많다 비약적으로 내 삶은 윤택해질 것이다 그러니 끊는다 끊었다 정말, 하던 시기에 나를 사랑해주는 형을 만났고 보름 만에 연락이 끊겼지. 그래서 또 끝이라고 생각했다.


<여름, 스피드> 중 ‘라스트 러브 송‘


늦여름 즈음 잡았던 책이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더니만
이 책의 찌질한 수다의 끈적함은(각각 명사로 바꿔도 될 듯 ㅋ) 차고 건조한 겨울쯤에야 견딜 수 있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eBook]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반까지는 몰입해서 재미나게 읽었다.
곳곳에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들이 넘쳐나고
소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긴장감 넘쳐 좋았는데
후반부 들어서니 제노사이드를 저지르는 인간종에 대한 지적이 너무 여러 사람에 의해 반복되고 이야기도 그걸 강조하기 위해 초반의 긴장감과 치밀함 따위 던져버린 느낌.
너무 판을 크게 잡아놓고 일을 벌이다 용두사미로 마무리된 게 안타깝네.
그래도 재미는 있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맥파이 살인 사건
앤서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월즈음 이북을 구매해서 조금 읽다 놔둔 책이였는데
어제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애초에 어떻게 이걸 읽다 멈출 수 있었는지
내 스스로가 이해가 안되더라능 ㅋ
몰입해서 매우 재밌게 하루만에 읽었다.

셜록을 다시, 성공적으로 잘 살려낸 작가답게
소위 '영국 탐정소설의 황금시대' 분위기가 고스란히 잘 살아나 있더라.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것도 소위 이 시절의 추리소설이였구나를 자각했다)
영국 시골 마을의 분위기,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들이 어느 순간 모두 다 수상해지고
오래되고 평온했던 교회, 저택 등이 살인사건의 배경이 되고
어느 한 구석 괴팍한 탐정은 혼자 슥슥 추리의 탑을 쌓아
마지막 순간 짜란 생각지도 못했던 범인이 밝혀지고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표현되지 못하는 연민 안타까움 분노 슬픔
세월이 지나며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손을 내밀고 토닥거린다.
어리고 미숙했던 나를, 그런 내가 상처입힌 사람들을.

멀리 간 사람. 멀어지거나 이 세상에 없다.
비탄과 그리움이 옅어진 후 추모한다, 기억하면서.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을,
그 시절을 겪어내고 견딘 가버린 그사람 혹은 나를.

콧날이 시큰해지는 건 예사고 아예 펑펑 울기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어쩜 이렇게 담백하게 슬프고 처연하게 아름답지.
최은영이란 이름을 깊이 기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사울 레이터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울레이터의모든것
#All_about_Saul_Leiter 을 본다.

50년대 모두가 흑백사진을 고집하고 있을 때
컬러사진의 선구자로 불린 이다.
(실제 컬러사진은 1970년대에 보편화되었단다)

˝흑백 사진만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니, 나는 그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멍청한 생각이다. 미술의 역사는 색채의 역사다. 동굴 벽화에도 색이 있었고...˝

그가 색을 보고 쓰고 표현해내는 방식이 특별하고 아름답다. 어떤 사진들은 풍경화 같고 어떤 사진은 정물화 같고 또 어떤 건 추상화 같다. 회화적인 느낌이 있다. 또한 사람이 있고 표정이 있고 이야기가 들려온다.

두고두고 펼쳐보게 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