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인문학 - 속박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조언
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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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다음에 언젠가 도가에 대해 읽을 것이라 생각해 오다 이번 기회에 접하게 된 책이다.

장자의 인문학이라고 되어 있는데, 내용의 골자는 장자의 저서에서 발췌한 주요 문장에서 도가의 중심사상을 추출하여 선양하는 것이지만 유교나 불교, 다른 사상들과 비교하여 드러내는 방식을 주로 쓰고 있다. 따라서 본문에는 장자의 글 뿐 아니라 노자, 열자, 공자, 불가의 조사, 장자 이후의 중국에서의 많은 일화와 고사가 나오며 심지어는 현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직장생활과 스포츠 관련 이야기들도 나온다. 이는 독자들에게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가가려는 일환이겠고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한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나열로 산만한 느낌도 든다. 아마도 장자의 중심사상에서 각 테마마다 해설하려는 저자의 의욕이 많다보니 제목이 장자인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자의 목소리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한다.

책은 많은 부분을 공자의 이야기와 대별하거나 비슷한 맥락임을 보여주는 데에 할애하고 있다. 초반에는 공자 하면 떠오르는 가치라고 할 만한 청렴함과 충절이 도가적 입장에서는 깨끗함과 더러움에 대한 양단간의 인위적이고 의식적인 구분에 불과하여 현실 정치에 도움 안 되고 그런 구분도 없는 순수한 본연의 마음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뒤에 가서는 오히려 공자가 말한 도의 경지(극기복례)나 도가의 도의 경지(맑은 영혼의 회복), 여기에 더불의 불가의 경지(불성)이 다 같은 맥락으로 수렴되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다양한 예시와 전거를 통해 장자의 사상에 대해 입체적으로 읽는 맛은 있었다. 다만 책 한 권에 여러 가지를 망라하고픈 저자의 의욕이 다소 있지 않았나 한다. 공자의 '극기복례'가 장자의 '순수한 영혼의 회복'과 같은 경지라는 점에서 신선했는데 차라리 유가와 도가가 사실은 같은 경지를 추구한다는 점에 집중하여 책의 내용을 응축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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