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역사와 문화 산책 -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2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2
김규현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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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저렇게 돼 있지만 아마 원제는 달랐을 것이다. 저자의 머리말에 '이 책 <네팔의 역사, 축제 산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 것으로 봐선 제목 초안은 이렇게 짰으나 나중에 바뀌었던 모양이다. 실제로 내용은 저자의 머리말 속 원제처럼 약 1/4은 네팔의 역사를 간략히 개괄하고 나머지는 네팔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축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축제를 언급하면서 네팔의 문화가 반영돼 있으니 좀더 포괄적인 제목으로 뽑아 표지에 인쇄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머리말에서 최종 제목이 아니라 여전히 이전 제목으로 언급돼 있어 책이 좀 완결성이 떨어져 보인다).

그래도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1 <나마스떼! 김 써르>보다 발전된 느낌은, 이 책이 좀더 정보성이 풍부하고 다채롭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도 같은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지만, 1권처럼 많지는 않다. 아마도 우리가 네팔이란 나라와 힌두권 문화에 대해 생소하다 보니 이 방면으로 경험이 많고 최근 3년여간 현지 봉사활동을 하는 저자이기에 우리에게 새롭게 알려 줄 이야기가 더 풍부해서 그러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저자가 네팔과 친숙하다고 문화를 찬양일색으로 나열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외국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풀어내었다.

무엇보다 네팔은 서양력과도 다르고 우리의 음력과도 다른 독자적인 음력 달력을 쓰며 또 각 민족마다 달력이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일 년에 크고 작은 축제가 70여 개나 된다고 하며 다양한 축제에서 네팔인들이 춤추고 흥을 발산한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풍부한 사진 자료를 곁들여 축제에 대해 풀어놨는데, 각 축제에 얽힌 네팔 힌두 신화나 전설 또한 재밌게 읽혔다. '네팔의 문화적 특징이 신의 문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들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들이 문화의 주요 요소를 차지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네팔과 신과 축제는 한 축으로 느껴진다.

여러 신들이 등장하지만, 인상적인 부분은 네팔에서 여신의 화신이라고 일정 기간 추앙받은 꾸마리였다. 250년 내려온 전통의 꾸마리는, 쉬바의 부인이며 파괴의 여신인 두르가의 화신인 딸레쥬 바와니의 또 다른 아바타라 한다 (하도 신이 많으니 신의 화신의 화신도 있다). 꾸마리가 되는 후보 소녀의 여러 조건 중에 친아버지는 샤카족, 친어머니는 전통적인 힌두교 가문이라 한다. 어린 소녀가 꾸마리가 되면 초경 전까지 여신의 영혼이 깃든다 한다. 여신의 화신으로 있을 때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귀한 존재지만, 사실은 사원에 갇혀 지내고 땅에 걷지 않게 안겨 다니고, 생리 후 은퇴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에서 적응을 잘 못하고 냉대받아왔고 결혼도 거의 못했다. 우리 관념으로 보면 많이 생소하고 아동학대라는 측면이 농후한데, 2014년부터 네팔 정부에서 은퇴한 꾸마리에게 생활 보조를 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어린 소녀가 희생당하는 악습일 수 있으니 해결 방법이 더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밖에도 말로만 들었던 <라마야나>의 라마나 크리쉬나에 대한 기술도 재밌었다. 맨 뒤에는 기원후 7세기에 토번의 왕 송쩬감뽀에게 시집 간 네팔 공주 브리꾸띠에 대해 나와 있다. 예전에 중국 드라마 <문성공주>를 봤을 때 아무래도 중국인의 시각에서 당시를 그려서인지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 신행길에 올라 천신만고 끝에 토번에 도착하였고 동행한 많은 당나라인들이 함께 토번에 고급 문화를 보급한 것으로 그려져 있었다. 문성공주가 시집오기 전에 네팔의 공주가 먼저 시집 와 있었는데 문성공주를 많이 시기하고 질투하였으나 문성공주에게 감화받아 마지막에 화해하여 서로 잘 지냈다고 나온다. 이 책은 네팔의 브리꾸띠 공주가 토번으로 시집가는 신행길을 조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너무 오래 된 역사라 그녀의 성격까지 나오진 않지만 티벳으로 시집 가 사원을 하나 짓고 악쇼바 불상이라는 것이 안치되어 있다니 그녀도 나름대로 자기 문화를 전파하려고 했을 거 같다.

전체적으로 다채로운 네팔의 축제 이야기와 더불어 힌두교의 신화와 네팔의 문화를 접하게 되어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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