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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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초등학교 4학년 때였나 당시 눈높이를 하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월간 부록이 도착했다.
여러 가지 정보들이 포함되어있던 잡지에서 내 눈이 닿았던 건 윤동주의 `서시`였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기까지 윤동주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담고 있다.
중간 중간 교과서와 참고서에서 누구나 한 번은 접해봤을 유명한 시들이 눈길을 끈다.
책을 읽는 내내 한숨이 그치질 않고 먹먹함이 끝끝내 감돈다.
슬프다.
한없이 안타깝다.
그리고 뒷장의 주요인물소개에 이르면 분개를 넘어 헛헛함이 인다.
아무리 편한 삶이 좋았기로서니, 아무리 그리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기로서니 함께 남은 이름들에 부끄러울 짓들로만 일생을 채우다니.
그 시로 조선인들을 내몰고, 그 노래로 일제를 치하하며, 그 이름으로 몇 명을 죽이고서도 교수로, 회장으로 오래도 살아남았다니.
아프다.
앞선 윤동주의 생애만큼 이들의 행동이, 그리고 현실이.
어떠한 사과없이 그저 덮어두고 묻어놓기만 했던 그 사실이.

광복 70주년이자 윤동주 서거 70주년인 올해, 이준익 감독이 윤동주의 생애를 그린 영화 `동주`, 관심 갖고 있었는데 올 하반기에 개봉예정이란다.
또 이렇게 가슴이 갑갑해오겠지만 꼭 보러 가야지.
윤동주는 영원히 젊을, 나의 유일한 시인.
서시는 죽는 날까지 내게 있어 단 하나의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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