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영화
평점 :
개봉예정


난 원래 1편부터 이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았다. 2편의 끝도 'End?' 였고 흥행에도 꽤 성공하고 있으니 3편도 나올 것 같은데 홈즈의 팬으로서 좀 많이 속상하다. 어렸을 때 내가 꿈꿨던 홈즈는 루팡보다 외모는 떨어져도 (이상하게 루팡이 더 잘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진중하고 신사다우며 자기 잘난 것을 너무 잘 알아 문제이긴 하지만 뭔가 멋스러움이 있는 남자였는데... 그렇다고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가 멋이 없는 건 아니고 뭐랄까. 이 시리즈에서 홈즈는 좀 많이, 많이 촐싹거리지 않나.

 

뭐, 가벼운 것과 스케일이 큰 것을 선호하는 요즘 관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홈즈라는 불멸의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가볍게 만든 것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홈즈 시리즈가 어딘가 모르게 칙칙하고 어두운 런던의 골목을 연상시켰다. 웃음에도 뼈가 숨겨져 있는 날카로운 영국 유머같은 사람이 홈즈 아닌가. 그런데 이 영화의 홈즈는, 그리고 그가 해결해내는 사건 역시, 너무나 가볍다.

 

하지만 바로 그런 가벼움 때문에 홈즈는 연일 잘나가고 있는 중이다. 나같은 관객의 어린 마음 따위 짓밟히든 말든 돈만 벌면 됐지 뭘 더 바라겠는가... 2편은 안 보려고 했는데 이번주에 개봉하는 것 중 재미있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직장 일과 맞물리는 바람에 어찌어찌해서 보러 갔건만. 이번에는 졸고야 말았다. 총알이 비오듯 쏟아지고 대포까지 터지는 와중에도 잠을 잤다니. 정말 이 영화에 별 감흥이 없었나보다. 그나저나 대포와 홈즈라, 어울리기나 하나며... 에혀. 다음 세상에서나 내가 꿈에 그리던 홈즈를 볼 수 있을런지.

 

* 내가 아는 홈즈는 여장을 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홈즈는 의자로 변장하지도 않는다.

여튼 내가 아는 한 그렇다. 으허어허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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