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청소년 인문학
경상대학교 인문학국책사업단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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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핫한 '인문학'이라는 학문은 사실 어른들에게 물어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 듯 하다.

그러니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어렵게 느껴질것이 뻔한데....그럼에도 넘쳐나는 인문학 서적들 속에서

어른들도, 청소년들도, 아이들도 유행을 쫓아가듯 인문학 책들을 읽고 있다는 생각에 좀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은 더 반가웠던 책. ^^

 

이 책은 청소년들과 연결된 핵심 주제들 속에

특히 청소년들의 관심 키워드 몇 가지로 인문학이라는 넓은 범주를 설명해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반드시 서문을 읽어보고 시작하기를 권한다.

서문에 인문학에 대한 개념 정의에 대해 좀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고, 또 인문학의 역사까지도 간략히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내용을 들여다보기 전에 든든한 배경지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인문학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 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사전적 개념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인문학의 뿌리와 역사를 통해 우리 인류가 인간에 대한 어떤 연구들을 해왔는지 구체적 설명을 곁들인다.

결국 인문학이란 인간, 그 인간이 만든 문화, 사상, 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우리 청소년들이 인문학적 특징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의 세상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어른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래서 우선 나 자신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한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을 하고 나로부터 비롯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먼저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나, 부모, 선생님, 친구,거기에 이성문제 까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고민거리들을 한 데 모아놓은 듯한 1장의 구성에서 조금은 뻔 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부분들에

실제 청소년들을 교육하며 제공했던 설문들을 함께 던져 주어 읽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본 후에는 청소년들의 관심거리로 화제를 전환한다.

키워드 스마트폰, 춤, 뷰티, 아이돌, 게임을 다룬 2장이 바로 그것.

특히 춤의 역사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부분과, 대부분의 아이돌 노래 제목으로 챕터를 나눈 <아이돌을 인문하다>라는

책에 대한 내용은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청소년들이 아이돌들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 그들과 함께

그들만의 철학과 문화를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장에서는 이제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 부를 수 있는 돈, 공부, 진로, AI, 그리고 여행.

미래에 관련된 키워드일 뿐 아니라 현재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키워드들이 아닐까 한다.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서 미래와 직결된 진로와 공부는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그들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고

그들이 사회 핵심으로 살아가는 그 때에 AI는 함께 공존해야하는 존재 이기 때문에

특히 AI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에 잘 맞서서 대응하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이다.


어쩌보면 조금은 뻔 한 얘기일 수도 있고, 청소년들이 매번 듣는 얘기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청소년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이기도 하고, 또 고민하고 있는 키워드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 번 쯤은 다시 차분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

그 때에 이용하기에 아주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든 우리집 예비 중1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매우 궁금하다.

우리집 청소년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흥미롭게 보는 분야는 어떤 것일지 참으로 궁금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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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선셋 에디션) - 개정판
곽정은 지음 / 포르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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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곽정은 작가를 꽤 좋아한다.

<마녀사냥>때부터 그녀가 좋았다.

내가 가지지 못한 직설화법과 당당함 그리고 그 태연함(?)이 난 참 좋았다.

그때만 해도 난 아직 머뭇머뭇 하고 싶은 말 전부 가슴에 주워담고 사는 그런 삶이었으니까....^^;;

표정하나 안 변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또박또박 얘기하는 그녀에게 대리만족을 느낀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녀는 욕도 상당히 많이 먹고, 사람들의 호불호 속에 유난히 가십거리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도 난 그녀가 좋았다. 방송에 나와 저리 솔직할 수 있는 그 자신감이 참 멋졌으니까...

언제나 강한 인상에 센 말을 주로 하길래 정말 그게 그녀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 채널 돌리다 가끔 보는 연애의 참견을 보면 또 그게 아니다....

내가 알던 그녀가 아닌 또 다른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역시 사람은 계속 겪어봐야 하는 것.....^^;;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이 책이 개정되어 출간을 알렸다.

(사실 그전까지는 잘 몰랐음...^^;;)

그래서 진짜 너무 읽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 사람이 정말 어떤 사람일지

책을 읽으면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책에는 내가 처음 봤던 그녀도 있고 최근에 봤던 그녀도 있다 ㅋㅋㅋㅋ

어찌보면 제목 부터가 참 전투적이다.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만들고, 그렇게 살고 있다는 얘기인데....

책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와 같은 가부장 적인 사회에서

여자 혼자가 괜찮으려면 꽤나 많은 불합리와, 편견 어린 시선과, 질투심 어린 시기의 말들을 다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우선 '혼자'라는 이 말이 굉장히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사랑을 할 때도 열정적이고 온 마음을 다한다.

그리고 돌아서며 그 아픔 또한 고스란히 감내하고 견뎌내며 또 다른 사랑을 찾는다.

그럴 때마다 조금씩 어릴적의 상처가 드러나고 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그 상처를 그저 자연스레 치유되려니 하고 두었지만

조금 더 성숙하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나이와 사람이 되었을 땐

그냥 그렇게 아물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를 잘 치유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럴 때 혼자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자기스스로 자신을 잘 다독이고 치유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때 그 때가 오롯이 "혼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나 싶다.

나도 지금의 이 나이쯤이 되니 그 혼자가 이제 조금씩 되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부부가, 애인끼리 함께 있어도 사람은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보다 같이 있을 때의 외로움은 고통과 외로움이 함께 온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말은 나 역시도 정말 많이 공감하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가 외로운데 그 외로움도 스스로 잘 달래고 극복할 수 있으려면

곁에 누가 있든 없든 스스로 혼자 힘으로 극복할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게 바로 나를 먼저 사랑하고 나를 아끼는 것이고

그 힘을 가지면 함께 여도 즐겁고, 혼자여도 즐거울 수 있는 거겠지....


그리고 작가는 또 일을 얘기한다.

13년간의 기자 생활과 함께, 17여년의 섹스 칼럼니스트로의 삶을 살며

많은 지지와 응원도 받고 그리고 숱한 오해와 비난을 받으며 살았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또 다른 꿈을 꾼다고도 한다.

그 꿈을 위해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커다란 포부를 밝힌다.

그 꿈을 위해 그리고 진심 살기 위해 운동도 끊임없이, 꾸준히 하고 있다고...^^

이 말에 격하게 공감을 안할 수가 없다 ㅠㅠ

정말 일을 하기 위해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너무 절실히 깨닫는 하루하루이기 때문에 말이다.

나이 들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려면 체력이 버텨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모든게 다 물거품이 되는 것을

지금 독감에 걸려 골골대는 이 시점에 어찌 뼈아프게 공감할 수 없겠는가....


결국  사랑도 일도 인생도....

내가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슬프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을 때 오롯이 나만의 인생이 펼쳐지며

그 때 나 자신도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이 될 수 있다는 얘기.

누가 옆에 있든 없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함께이든 혼자이든 언제나 나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바로 행복일거라는

아주 멋진 이야기.


역시 곽정은....

따스함과 당당함 그리고 열정을 가진 아주 멋진 사람이었다^^


밤길을 걷는데 앞에 가던 여자가 돌연 뛰어가서 기분이 나빠다는 남자와는 더 나눌 대화가 없으며, 성매매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남자와는 밥 한끼도 겸상하기 싫다. 다만 나는 같은 유머에 웃음을 터뜨리고, 같은 뉴스에 눈믈을 흘릴 수 있는지를 본다.

무엇에 분노하는 가의 문제는, 어떻게 살기 원하는가의 문제와 가깝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절반이 겪는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는 이에게 미래따윈 없기 때문이다.

                                                                               - p177 -


그런데 말이지, 자기가 아는 것을 안다고 뽐내며 말하는 여자가 한 명쯤은 있어야지, 웃지 않고 반대 의견을 말하는 여자가 한 명쯤은 있어야지. 절세미인도 아니고 어리지도 않지만 당당하게 관록을 뽀내는 여자가 그래도 한 명쯤은 있어야지. 말의 내용보다 말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당신의 생각도 방송을 타는데. 그렇지? 나 하나쯤은 이렇게 당당하게 있어 줘야지.

                                                                                - p180 -


삶의 좋은 것들을 누리며 즐겁게 살고 싶다. 또한 내가 선택하고 추진하는 일 안에서 한없이 몰입하는 기쁨 역시 누리고 싶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내 삶이 타인에게 소중하고 귀한 의미가 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꼭 있어야겠지. 한 번 뿐인 소중한 삶이 더욱 아름답에 빛나도록, 마지막 순간에 한탄과 아쉬움이 아니라 충만함과 기쁨이 자리할 수 있도록. 아니지, 그렇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았어도 마지막엔 조금 많이 아쉽고 슬프려나?

                                                                               - p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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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전집 현대지성 클래식 1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스 테그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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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해님 달님,흥부와 놀부, 콩쥐팥쥐 등과 함께

반드시, 당연히 읽었었고 읽어야 했었던 그 이야기 명작동화.

그 중에서도 안데르센의 이야기들은 읽고 또 읽고 무한 반복을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는데...

어느 새 그런 환상적인 동화이야기는 모두 잊은 채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기도 바쁜 이 즈음에....


현대 지성의 안데르센 동화전집을 보는 순간,

그 옛날이 생각나며 꼭 읽어봐야지 했더랬다.

그런데......

우리가 많이 다르게 각색되어진 책들을 본거구나~^^;;

꿈과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느껴졌던 그 이야기들이

사뭇 다르게 와 닿았다. 오히려 더 현실적이어서 와 닿는 그런 이야기들도 많고

꿈과 사랑이 가득해서 아름답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이야기보다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해야할까?^^;;


오히려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이야기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도 해보고

내가 읽었던 그 내용이 맞는지 확인도 해보면서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그리고 제목은 맞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다른 이야기들, 읽다보니 그 이야기가 기억이 나는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거기에 이렇게나 많은 동화를 안데르센이 썼다는 사실이 꽤 놀라웠다.


168개의 이야기, 1254쪽 이 방대하고 어마어마한 양이긴 하나

옛 기억을 떠올리며 하나씩 찾아가는 재미도

새롭게 읽어가는 안데르센의 또다른 동화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어

두 가지 책을 읽듯 천천히 음미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벽돌책이라 무거워서 반드시 독서대에 놓고 보아야 하는 것이 조금의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이겠으나

두꺼운 책은 일단 환영이라 그것도 난 매우 만족스러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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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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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루이스 알레르토 우레아는 멕시코인이다.

확실히 우리가 자주 접하던 유럽이나 미국 등의 영어권 문학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우리네와 비슷한 정서 그 무엇이 있는 듯하다.

항상 시끌시끌 하고 정신없고, 거친 말들 속에도 애정이 담겨 있는

그런 무뚝뚝하고 투박한 모습.

바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빅 앤젤 데 라크루스는 멕시코계 미국인이다.( 당당하게 시민권을 획득했으니 애증(?)의 미국인이라 말할 수 있겠지.)

힘겨운 역경을 딛고 미국인으로서 자리잡고 살고 있는 그는

암 말기 판정을 받고 70세 마지막 생일파티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의 생일 일주일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마는데....

자신의 마지막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었던 빅 앤젤은

장례식과 생일파티를 함께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하면서

오랜 시간을 내어 방문할 여유가 없는 가족들을 배려함과 동시에 어머니와 자신을 위한

가족들과의 의미 있는 시간들을 준비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던 가족들은 빅 엔젤의 생일과 그의 어머니의 장례식을 함께 하기 위해

자신들 나름의 굴곡진 사연들을 품에 안고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먼저 빅엔젤은 그 나이 70세에 암 말기 환자라는 표현이 없었더라면

절대 할아버지라고 생각을 할 수 없는 그런 인물이다.

자신의 힘으로 옷을 입지도, 볼 일을 보지도 못할 정도의 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패기 있고 혈기 왕성한 성격과 욱 하는 다혈질의 모습은

누가봐도 짱짱한 노인 정도로만 생각되어지니

암이 걸리기 이전 그리고 젊었을 적 아이들에게 어찌 했을지 안봐도 뻔한 일이다.


그런 의미로도 이 가족은 참 특이하다.

거친 말투와 욕들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이임에도 그들에게는 끈끈한 그 무언가가 느껴지고

아무렇게나 대하는 태도들임에도 곳곳에 가족이라는 연대로 인한 결속력이 느껴지니 말이다.

그렇기에 빅 엔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긴 여정을 거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많은 가족들이 모이니 당연이 각자의 사연들 또한 기가막히지 않을 수 없고

서로에 대한 미움과 원망 또한 자연스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빅 엔젤의 가는 길을 함께 하고자 모이는 이들을 보며

우리의 정서와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조금은 낯설고 신선한 멕시코 작가의 가족 이야기.

이민자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그 와중에 가족들 간의 갈등과 대립을 겪으며

살아온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담겨 있기에 5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벽돌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술술 잘 읽힌다고는 할 수 없겠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커다란 사건 안에 가족들을 한 데 불러모아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무겁고 슬프게 느껴지는 죽음보다 훨씬 더 좋았고 그런 작가의 의도가 신선하고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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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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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고대 철학자들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철학자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악법도 법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 외에 사람들은 소크라테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 역시 소크라테스가 고대 철학의 근간을 이룬 철학자 정도로만 알지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번에 이 책을 읽으려 마음 먹은 것이기도하다. 분명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과감히 도전(?)해 보았다 ㅋㅋㅋㅋ

 

일러두기에 보면 이 책은 기존에 이미 많이 번역되어 책으로 출간되면서 그 제목들을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하는 역자도 있고 "변론"이라도 하는 역자도 있다고 한다. 이 둘 다 일리가 있고 각각의 의미는 충분히 생각해볼 많하다고 얘기하며

그럼에도 많은 독자들에게 익숙한 변명으로 제목을 정했다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사실 나도 왜 변명일까 궁금했었고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어떤 책에도 있기에 이렇게 자세히 알려주는 부분이 있어

책을 읽기 전에 사전 지식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크라테스가  청년을 부패시키고 나라가 믿는 신을 믿지 않고 아테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잡신을 믿는 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하고 그 재판을 받으며 자신을 변론하는 이야기 '소크라테스의 변명'편과

곧 있을 사형 집행을 앞두고 절친한 크리톤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탈옥을 권유하며 소크라테스와 나눈 대화가 담긴 '크리톤' 편이 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사형이 예정 되어 있던 날 친구들과 추종자들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죽음과 영원불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리한 '파이돈' 편,

소크라테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에로스를 예찬하는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리한 '향연' 편,

이렇게 총 4편의 문답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에게 많은 추앙을 받는 다는 이유로 그 당시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억울하게 사형 판결을 받게 되는 소크라테스는

그럼에도 자신의 억울함과 죄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시민들을 설득하고자 하였고

억지 고소인인 멜라테스 까지도 설득하고자 했다. 하지만 결론을 정해 놓고 시작한 그들에게 소크라테스는 반드시 사형 판결을 받아야만 했던 존재였고 결국엔 소크라테스도 그들의 결론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은 듯 하다.

그 과정 속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통해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들을 조금은 살펴볼 수 있었고 또한 겸허히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의연함이 감탄스럽다.

소크라테스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계속 맞다며 자신의 궤변만을 주장하는 멜라토스를 보면서 난 화가 먼저 치밀었는데

그 와중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차분히 계속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난 소크라테스를 존경하련다 ㅋㅋㅋㅋ


이제는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죽기 위해 떠나고, 여러분은 살기 위해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곳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오직 신(神)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 p59 -


이 '소크라테스의 변명'편 만으로도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 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머지 이야기들도 꼭 한번쯤을 읽고 알고 있으면 좋을듯 한 생각이 들었다.


친구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과 억울함을 뻔히 알기에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탈옥을 권유하는 벗 크리톤의 마음도,

그 마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나라가 정한 법이라는 테두리를 스스로 벗어나거나 걷어차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는 소크라테스도

참으로 아름답지않은가....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에 이처럼 평정심을 가지고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나 같은 범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물론 나는 소크라테스처럼 훌륭한 성인이 아니니까....^^;;)


그리고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책을 읽는 내내 '소크라테스는 어쩜 저렇게 질문을 잘할까?' 하는 생각이었다.ㅋㅋㅋ

독서와 관련된 일을 하는 나로서는 질문을 뽑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질문에 따라 깊이가 다른 생각과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읽는 내내 질문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 같은 소크라테스를

제자 플라톤은 정말로 많이 존경하고 사랑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소크라테스 자신은 단 한권도 책을 쓰지 않았음에도

플라톤의 노력과 정성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철학을 이야기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소크라테스의 겸손과 깊이 있는 사상도 존경스럽지만, 이 모든 책들이 플라톤의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스승을 위한 플라톤의 마음도 상당히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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