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 에이코 제인의 아리랑
백훈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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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감성#/백훈/문학/소설
(2018.06.23)

《봄》
이 작품은 한 여성의 일생일 수도 있지만
우리 민족의 아픔이 담긴 한 시대의 역사와도 같은 소설이다.
책의 구성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의 변화란 컨셉으로 나열되어 있다.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봄을 형상화하듯 주인공
영자의 월남에 이어 미군 건이라는 청년과의 사랑, 그 안에서 태어난 K라는 아기의 탄생으로 16살이지만 강인한 엄마의 모습으로 거듭나려는 영자의 삶이 대변되듯 그려진다.

거제 수용소를 나와 그녀는 6.25 전쟁후 갓난쟁이 딸과의 미래를 위해 ‘건‘이 있는 일본으로 밀항하지만 그들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고 억세게 재수없고 운이 스쳐 지나가는 영자에 이은 일본명, 에이코의 삶이 시작 된다. 많은 시련이 있지만 정신만 바짝 차리면 호랑이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것처럼 에이코는 지인들의 소개로 인기 있는 클럽의 댄서 생활로 자리를 잡아간다.

또한 그 사이 그녀를 밀항시킨 장본인이자 어린 딸 K를 돌보는 박씨가 에이코에게 찾아온다. 그녀를 희롱하려하는 박씨를 물리치는 에이코는 다행스러움과 딸에 대한 걱정이 교차하기에 이르러 수소문끝에 K를 찾아 모녀의 삶을 이어간다. 그리고 부부의 인연을 맺기 시작한 운명같은 미국계 일본인 R을 만나고 힘든 과정 속에 결혼증명서를 발급받고 부푼 꿈을 앉고 R, 첫째딸 K와 그 이후 얻은 두 남매를 이끌고 미국으로 향한다.

따스한 봄을 형상화한 1부의 이야기지만 척박한 땅을 일구는 농부의 마음으로 영자, 에이코는 자신의 삶의 시작, 봄날을 억척스럽고 수고롭지만 아름답게 시작한 것이다.

《여름》
영자의 과거로......12월23일 흥남부두의 추억
고무신 공장 사장댁의 오붓했던 추억, 삼촌의 끊임 없는 폭력과 아버지와 오빠와의 절연이 빚어낸 트라우마등이 영자의 삶에 상처처럼 남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갖은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삶의 방향점을 확실히 잡아가는 강인한 여성이었다. 착하고 여린 마음씨에서 조금은 상대방을 경계하되 끊임없이 올바르게 나아갈 방향으로 나아갈 삶의 지표가 뚜렷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담배할머니의 주선으로 군산의 한 다방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당시 그녀의 삶은 요즘과는 다른 여성인권이 존재치 않는 성차별과 희롱 등의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아픈 시대였다.
그녀에게 순수한 첫사랑처럼 찾아온 나태영과의 꿈같았던 하룻밤도 미군에게 짓밟힌 그녀의 순정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되버리는 비운을 겪고야만다. 임신한 아이가 나태영의 아이로만 여겼던 영자는 출생한 아이의 모습으로 인해 그녀의 미래는 일순간 무너져버리고 아이를 갖게한 미군 C의 가족들은 그녀를 설득하며 돈으로 영자와 미군 C와의 관계를 정리시킨다.

돈이면 다 되는 현실, 아니 용납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아이라는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미군 C를 잊게되며, 자신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온 첫사랑 나태영을 떠나보내고 뜨거운 여름의 한때와 같았던 어둡고 처참했던 전쟁과 흥남부두의 피난의 추억을 뒤로한 채 일본으로 밀항을 전개한다.
한과 설움을 대신하기 위해 그녀와 갓난쟁이 K의 일본밀항,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어쩔 수 없는 그녀, 영자에서 에이코로 또 다시 변신하는 파란만장한 삶의 2막을 기대하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을》
제인의 황금기 시대라고 할 수 있다. R과 결혼 후 하와이에서 새로운 가족들을 맞이하고
K를 비롯해 R사이에서 남매까지 얻게 되는 행복한 결혼 생활. 시아버지의 자상함과 시할아버지, 시할머니의 관대함과 너그러움으로 인해 그나마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는 반감되는 느낌의 살이다. 그 이후 자신있는 성격으로 미국 최고의 여성 프로그램에 패널로 참여하며 타지에서 살아가는 한국의 여성의 당당함을 보여주는 삶을 거듭한다.

그 후 잠시 베트남 참전을 하게 되는 남편 R과의 이별로 본토에 살던 그녀의 가족은 잠시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사는 하와이로 이주하지만 억척스런 여성 제인은 호텔 리조트의 웨이트리스 일과 육아활동을 전념하여 남편만을 기다리기에 이른다. 이후 전쟁영웅으로 귀국한 남편과 삶, 한국해병사령관 부부가 R의 부대를 방문할때 한국인 여성으로써 당당히 통역까지, 그녀의 삶, 인생역전은 일본계 미국인 R과의 만남과 끈기와 열정으로 위기로 그녀의 삶을 극복한 영향력때문임을 소설 속 인생을 통해 느끼게 된다.

물론 그녀에겐 조국에 두고온 아버지와 오빠의 무관심했던 과거으 아픔들 삼촌의 구타로 인해 탈출한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기억 또한 잔존한다. 하지만 그녀는 금의환향하다시피 자신의 새로운 가족을 대동하고 한국을 방문 아직까지 지게짐을 지고 계신 아버지와 그녀를 구타했던 삼촌, 버스기사를 하며 생업을 이어가는 인색한 옾가에 대한 나쁜 기억보다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가득 담겨 있다.

어찌 이렇게 남성보다 강인하고 의지력있는 여성인 실제하는 것인가? 남녀의 삶을 떠나 자신의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과 행복, 만족으로 승화시키는 그녀의 지금, 그 마술 자체인 것 같은 이야기 속에 갈수록 빠져든다. 투박한 문체에 조금은 어색한 문맥이 느껴지기도 하나 진정성이 이를 대신하는 소설 속 이야기이다.

그렇게 제인은 억척스럽고 적극적인 인생사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의 신임을 얻는다. 남편의 직업상 여러 지역을 전전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다시 한번 남편 R을 베트남에 보내며 처음 거주지였던 샌디에이고로 이주한다.그리고 독일 부부가 경영하는 리커마켓에 취직, 여기서도 독일 부인의 칭찬과 격려에 주인 이상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한 때 독일 주인 남자의 성희롱적인 행동에 위기가 있었지만 의연한 자세로 대처, 오히려 주인 남자를 주눅들기까지에 이른다.

생활력과 경제력 위기대처능력등 전쟁과 이별, 아픔의 상처가 제인을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시키는 힘이 된듯하다. 이후 남편 R이 베트남전에서 돌아오지만 예전의 자상한 남편 R이 아니었다. 사치와 소비, 향략에 돈을 낭비하고 전쟁후유증에 힘겨운 결혼 생활을 지속하게 되는 제인. 그러나 그래도 그녀는 다부지게 이 역경을 이겨나가기 위해 바텐더 일에까지 도전하며 가정과 직업전언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거듭한다.

행복하기만 했던 결혼 생활들, 자녀의 사춘기와 남편의 방황 등으로 좌절할 수도 있지만 그녀 제인의 한국인으로써의 인내와 아리랑의 향연은 계속 이어진다.


《겨울》
경제적 안정이 찾아오지만,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때마다 가족을 위해 아낌없이 쓰고 나누는 제인. 하지만 R과의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생활로 인해 결국 이혼이라는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고 만다.
그런 와중에도 직접 경영하는 식당이자 클럽인 ‘아리랑‘의 매출은 눈에 띄게 성장한다. 이 모든게 제인의 타고난 경영 능력과 성품 등 손님들을 대하는 진정성에서 얻은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행복 중 찾아왔던 교통 사고, 병마와의 싸움 등이 제인에게 밀려오는 또 다른 시련중 하나이다.

맹장염을 비롯해 신장염 등 끝까지 손을 쓰지 않았다면 생명의 위협까지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제인은 자신의 딸 K를 비롯해 자녀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이어서 북에 두고 어머니와의 끝없는 해후에 대한 갈망이 번번히 실패하며 그저 북에서 자랐던어린시절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추억을 되내이는 것으로 이별의 아픔을 대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된다.

처음에도 언급했었지만 한 여성의 삶이 이렇게 기구하며 역사적으로도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었던 시대성의 틈바구니 속에서 여성으로써 힘겨운 역경을 극복해 오는 과정이 마치 한편의 감동의 대서사시이자 역사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다음 내용이 어떻게전개될지 궁금즘이 자극되는 기대감, 한 여인의 삶이 이처럼 운명적이며 ‘희노애락‘이란 모든 감정적 정서를 지니고 있음에,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소설이었기에 다소 거친 문체 혹은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읽기가 느껴졌지만, 실화를 바탕으로한 소설의 구성이 어느 정도는 탄탄해 이런 읽기 구조상의 단점들을 커버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제목에서 느껴졌던 ‘영자, 에이코, 제인의 아리랑‘이란 의미 있는 타이틀처럼 파란만장했던 여인의 운명과 현재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고스란히 체회시키며 한편의의 역사여행을 한 듯한 느낌, 이러한 소설의 참맛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대성이 바탕이 된 흥미롭고 짜릿했던 작품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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