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에는 타이밍이 있는 법이다

 

 

아주 오래 전에 김영하 작가가 읽어주는 로맹 가리의 <새벽의 약속>을 듣고 바로 책을 수배해서 읽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망명한 유대계 억척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로맹 가리의 회고록이었다. 자신은 먹지도 못하는 스테이크를 매 끼니 아들을 위해 준비해주는 어머니의 모습, 그 어머니가 피우시던 골루아즈 담배에 대한 기억들... 하지만 나는 번번히 <새벽의 약속> 읽기 도전에 실패했다.

 

낭독 방송을 듣고 나서 한참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새벽의 약속>을 읽을 수가 있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도 마찬가지였다. 몇 번 읽다가 실패했지만, 정작 어느 순간 단박에 읽어냈다.

 

작년 12월 초에 수배해둔 비비언 고닉의 <사나운 애착>도 마찬가지다.

리뷰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안 오늘까지도 내 책상머리에서 내가 읽어주기만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책을 사고서는 읽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그 별의 순간이 오기만을.

그리고 리뷰 대회에 참전하기 위해 책읽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미리보기로 이십 몇 쪽을 읽었다. 그 다음에는 알라딘전자도서관을 이용해서 퇴근 버스에서 30쪽을 돌파했다. 만석 버스에서 전자책을 읽는 재미는 기대이상이었다. 집에 와서 비로소 책을 펴들었고 단박에 112쪽을 읽었다.

 

뉴욕 브롱스에서 살던 시절에 대한 유년 시절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러시아에서 이주한 유대인 가족이라... 어라 이거 로맹 가리네 이야기랑 비슷하잖아.

 

졸지에 과부가 된 네티 러바인 여사와 꼬마 리처드의 이야기를 거쳐, 어릴 때 알았던 시절과 놀랍게 달라진 게이 매디와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51살의 나이에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금 노예로 살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다 못해 광란의 드라마 쇼를 보여주는 어머니의 모습. 모든 이야기들은 두 모녀가 현재의 맨해튼의 곳곳을 지나는 동안 곳곳에 이야기를 포갠다.

 

여성들 간에 일종의 동지애로 대공황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시절을 겪어낸 저자의 어머니는 작고하신 아버지와 함께 공산당원이었다고 한다. 아 뭐지? 여기서는 또 왜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떠오르는 거지?

 

다 필요 없고, <사나운 애착>은 재밌다.그렇지 않다면 요즘 독서 슬럼프에 빠져 헤매는 내가 이렇게 빠질 리가 없지 말이다. <반란의 멕시코>를 읽다가 좀 질려 버린 모양이다. 과잉 정보들을 수집하다가 스스로 자멸해 버린 느낌이랄까.



며칠 전에 분갈이한 네그리타가 봄향기를 맡고 그야말로 만개했다.


낮에는 이렇게 활짝 핀다고 한다.



낮에는 이렇게 활짝 피었다가 저녁에는 꽃봉오리가 오그라든다.


벌이나 나비가 없으니, 붓으로 수분이라도 해주어야 하나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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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28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그리타는 이런 꽃이 피는 거군요. 튤립처럼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느낌이 다르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레삭매냐님, 내일부터 3월입니다. 좋은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즐거운 삼일절 휴일 보내시고요.^^

레삭매냐 2023-03-01 10:33   좋아요 1 | URL
저도 네그리타가 튤립하고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차이가 좀 있네요 :>

어느새 3월이네요...
맑은 휴일을 기대했는데
날도 좀 차고, 흐리네요.

즐거운 삼일절 되세요.

바람돌이 2023-02-28 2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그럼요 타이밍!!! ^^
그런데 사나운 애착이 재밌기까지 하다고요. 아이고 좋아라..... ^^
이거 그러면 경쟁자가 너무 늘어나서 안되는데....ㅠ.ㅠ

네그리타는 튤립 맞나요? 아니 낮에는 튤립으로서의 정체성이 하나도 안보이잖아요. 뭐 그래도 예쁘다는 것은 변함없지만요. ^^

레삭매냐 2023-03-01 10: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그 점이
궁금하더라구요. 이 녀석이
튤립이 맞는 거냐?

튤립으로의 정체성은 모름
지기 왕관 같은 꽃잎, 검
같은 줄기 그리고 황금 같
은 뿌리가 아니겠습니까만.

<사나운 애착> 재미져서
다른 책도 희망도서로 신청
했답니다.

은하수 2023-03-01 0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타이밍 중요하죠!
하루만에도 읽히는 절정의 독서력을 체험하게 만들죠

비비언 고닉 .. 어쩜 이런 글을 쓸수가 있을까 싶어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거 같아요. 소설이 아니고 에세이라는게 믿기지 않고 읽으며 계속 혼자 어리둥절... 했어요. 아무튼 계속 너무 좋잖아 너무 재밌잖아 뭐야 뭐야 이랬답니다^^ 모든 플친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레삭매냐 2023-03-01 10:41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
예전에 재미진다는 말을
듣고 중고 책방에 나왔을 적
에 냉큼 달려 가서 사두기만
하고 묵혀 두었는데...

이제 빛을 보네요. 역쉬 독서
는 타이밍이 아니겠습니까
고저.

거리의화가 2023-03-01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나운 애착> 읽을 타이밍이 오셨군요^^ 좋은 기회가 되실 것 같습니다.
네그리타 정말 화사하고 예쁘네요. 봄이 이만치 온 느낌입니다*^^*

레삭매냐 2023-03-01 10:42   좋아요 0 | URL
어제는 봄이었는데
오늘은 다시 겨울이 된
그런 느낌입니다.

오후 출동이라 아침에
분주하게 봄맞이 청소
를 하고 있답니다.

현관청소부터 시작해서
먼지털이에 집중하고 있
답니다. 왠 놈의 먼지가
이리 많은지...

사나운 애착, 좀 아껴
읽고 싶다는 생각이 카하

자목련 2023-03-01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이밍, 정말 중요하죠. 저도 이 기회에 고닉을 읽어보려고 해요.
네그리타 정말 예쁘네요. 좋은 집사를 만나 행복한 네그리타군요.
근데 깨끗한 베란다 타일에 더 눈이 가요. 울 베란다는...

레삭매냐 2023-03-01 10:44   좋아요 0 | URL
예리하시군요 역쉬!

저도 사진을 찍기 위해 타일
위에 어질러져 있는 녀석들
을 살짜쿵 위치이동만 해두
었답니다.

봄에는 고저 미니멀리즘을
구사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
네요. 다 갖다 버리자 !!!
그렇다면 가장 먼저 책부터?

가필드 2023-03-01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그리타 드뎌 만개했네요 엄청 화려하네요
사나운 애착 저도 호기심이 가네요 ^^

레삭매냐 2023-03-02 10:41   좋아요 0 | URL
사나운 애착, 사서 석달
정도 묵혀둔 책이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아까울
정도랍니다.

bookholic 2023-03-02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사진의 타이밍도 아주 좋습니다~~^^

레삭매냐 2023-03-02 10:41   좋아요 1 | URL
그렇죠 그렇죠 !!!

낮에 활짝 핀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실물로는 못보
고 있네요 :>
 


오매불망 기다리던 나의 보라돌이 네그리타가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보니 꽃봉오리에서 보라돌이의 기운이 보였다.

 

다른 녀석들도 질세라 피기 시작하는 걸까.

볼품 없던 구근 덩어리에서 초록 빛깔 줄기가 쑥쑥 자라더니 드디어 꽃을 피운다.



그동안 노란 튤립 빨간 튤립은 봤어도 보라돌이 튤립은 못보지 않았었나.

드디어 봄이 오는 모양이다.

날은 여전히 춥지만.



지난 며칠 동안 후안리드의 <반란의 멕시코>를 읽기 위한 사전 공부를 했다.

일단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멕시코 혁명 시기에 대한 글들과 논문도 읽었다. 그러면서 연대순으로 정리를 해보니 대강의 그림이 그려졌다.

 

사실 <반란의 멕시코>에서는 멕시코 혁명의 세 번째 무대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멕시코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프란시스코 마데로의 정부를 뒤집어 엎은 우에르타 독재정권의 반혁명 그리고 마데로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혁명을 주도하는 인물들로 역사의 무대에 나서게 되는 판초 비야, 에밀리아노 사파타, 카란사와 알바로 오브레곤에 이르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지금은 후안 리드의 헌정군이 콜로라도 부대에 공격을 당하는 장면까지 읽었다. 확실히 멕시코 혁명이 이루어지는 대강의 개요를 접하고 나니 좀 더 이해가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선태 교수님이 강의한 비슷한 시기를 다룬 마리아노 아수엘라의 소설 <천민들>을 듣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책이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반란의 멕시코>와 짝을 이루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아수엘라 자신을 투영한 지식인이자 이념가 그리고 먹물인 루이스 세르반테스란 인물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들었다. 누구를 위한 혁명이란 말인가? 주인공 데메트리오 마시아스는 자신을 위해 혁명 전선에 나섰다. 아니 얼떨결에 마데로 일파로 몰려 마을에서 쫓겨났고, 소집단에 들어가 연방군과 싸우다가 장군의 자리에까지 도달했다. 후안 리드의 책에도 나오듯이 아시엔다의 농노처럼 일하기 싫어서 혁명에 나섰다는 병사들의 말이 왜 이렇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보니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도 인민 해방을 위한 투쟁에 나섰지만, 정작 자신들이 노동현장에 내몰렸을 때는 일하기 싫었다는 빨치산들의 말이 떠올랐다. 인간 해방, 노동 해방을 꿈꾸었지만, 정작 자신들은 일하기 싫었다라...

 

워밍업이 끝났으니 이젠 신나게 <반란의 멕시코> 나머지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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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3-02-24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쁜 꽃오리를 보니 봄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달력도 없는데 정확히 같은 시기에 피어나는 생명들은 참 놀랍기만 합니다.^^:)

레삭매냐 2023-02-24 19:45   좋아요 2 | URL
오늘 저녁 때 집에 돌아와 보니
보라 때깔이 아주 기냥...

생명이 지닌 시간성을 저희
인간이 과연 넘볼 수 없는
그런 영역의 것이 아닌가 생
각해 보게 됩니다.

Vanessa 2023-02-24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레삭매냐 2023-02-24 19:46   좋아요 0 | URL
내일 아침에 더 활짝 핀
네그리타를 기대해 주세요.

그레이스 2023-02-24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드디어 ~ 보라해요~~

레삭매냐 2023-02-24 19:46   좋아요 2 | URL
찐 보라 보라가 너무 영롱합니다.

호우 2023-02-24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메냐님 안녕하세요. 튤립 참 사랑스럽네요. 이런 색깔의 튤립을 네그리타라고 하나요? 봄 기운이 느껴지네요.

레삭매냐 2023-02-24 21:46   좋아요 1 | URL
네 안윤작가의 <방어가 제철>
이란 소설을 통해 알게 된
네그리타랍니다.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그런 봄이 왔나 봅니다.

바람돌이 2023-02-25 1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그리타 진짜 예쁘네요. 저는 꽃은 주로 사는 편인데 저렇게 키워서 꽃을 피우면 진짜 각별하게 좋고 아름답고 뭐 좋은건 다 갖다 붙여도 될듯요. ^^ 반란의 멕시코는 저도 어떨까 기대하고 있는 책인데 조만간 리뷰 기대합니다. ^^

레삭매냐 2023-02-27 10:31   좋아요 0 | URL
이제 3월이면 만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저도 보통 꽃 피울 적에 사다가
심고 그랬는데 겨울부터 구근
으로 키우니 더 정이 드는 그런
기분이랄까요.

<반란의 멕시코>로 메히코 현대
사 공부 중이랍니다 ㅋㅋ

라로 2023-02-25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라색이 신기해요!! 저 예전에 보라색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아웃 오브 안중인 색이었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좋아하고 있는 거 있죠!! 자신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또 한 순간이었어요.. 하아~~. 며칠 있으면 더 많이 벌어질까요?? 그 사진도 번거로우시겠지만 올려주세요.^^;;
저도 반란의 멕시코 읽고 싶네요,, 제 이웃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ㅎㅎㅎ

레삭매냐 2023-02-27 10:32   좋아요 0 | URL
오호 그러셨군요.

예전에 보라는 로마 시대에는
황제만 쓸 수 있었다고 하더라
구요. 보라색 염료가 구하기 힘
들었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

그렇군요, 이웃에 메히코가
있었군요 !!!

얄라알라 2023-02-25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그리타...
와, 이름도 우아 그 자체

뒤쪽 배경에 놓인 토분도 아름답고, 참 좋습니다. 봄 생각나게 하는 레삭매냐님의 사진 에세이^^

레삭매냐 2023-02-27 11:30   좋아요 1 | URL
다섯 개의 튤립들을 작은 화분에
넣어 두었더니만 뿌리가 그 안에
서 마구 엉켰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큰 화분으로 어제
일단 가장 먼저 핀 녀석은 분갈
이를 해주었답니다.

감사합니다.

자목련 2023-02-27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라보라, 직접 보면 얼마나 황홀할까요!

레삭매냐 2023-02-27 11:30   좋아요 0 | URL
드디어 고개를 들이밀어서
황홀하답니다 :>

가필드 2023-02-27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색상이 너무 이뻐요 식물을 못키우는 저로써는 부러울따름입니다 ^^
 


 

나는 소설만 주로 읽는다.

다른 책들은 읽지 않는다. 참고로 시도 읽지 않는다.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소설 말고 이렇게 역사책들도 읽는다. 나는 조금 부끄럽지만 역사 전공자다.

학교 때 읽지 않은 다양한 역사를 다 커서, 이제야 읽는다. 삶은 그런 것이다.

 

어제 휴가지 속초에서 집에 복귀해 보니 주문한 존 리드의 <반란의 멕시코>가 도착해 있었다. 만사 제쳐 두고 이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볼세비키 혁명을 다룬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쓴 바로 그 존 리드다.

그 책은 오래 전에 수배해서 집에 잘 모셔 두었다.

 

<세계>를 쓰기 전에 존 리드는 멕시코 혁명이 한창이던 1913년 여름 멕시코 북부를 취재차 방문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4달을 보내며, 보고 들을 것들을 <반란의 멕시코>로 묶어서 1914년에 발표했다. 이 책이 우리에게 도착하기까지 109년이 걸렸다.

 

판초 비야가 이끄는 헌정군이 우에르타 연방군에 승리를 거두기 시작한 시점인가 보다. 존 리드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위해, 결국 멕시코 혁명에 대해 공부가 필요했다. 그전에 마데로 정부와 우에르타 독재정권 그리고 카란사에 대해서도 알기 위해 일단 몇 가지 정보들이 담긴 서류들을 출력해 왔다.

 

나같이 게으른 인간이 무언가를 알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내 모토 중의 하나가 귀찮은 건 절대 하지 않는다 아니었던가 말이다. 하지만, <반란의 멕시코>를 읽기 위해서는 좀 필요한 절차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대신 서두에 실린 <해설>을 패스했다. 내가 오롯하게 접한 정보가 아닌 누군가가 알려주는 정보로 책이 전달하는 무언가를 오염시키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자만일지도 모르겠다. 해설은 뒤에 달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방법론의 차이일 지도 모르겠지만.


 

속초에서 만난 겨울바다는 너무 추웠다. 겨울은 아직 물러가지 않고 봄의 기운을 막아서고 있었다. 눈이 시리게 푸른 바다를 오롯하게 마음에 담아오기엔 생각거리가 너무 많았나 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드디어 보라돌이 네그리타의 빛깔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머틀리 크루의 <Home Sweet Home>을 듣고 있다. 언제 들어도 명곡이다 참.



보너스컷으로 숙소 루프탑에서 매서운 영하의 바닷바람을 맞아 가며 찍은 속초 시내의 야경 사진이다.

 

신경 써서 찍는다고 찍었지만, 추위 때문에 속이 떨린 모양이다. 문득 오래 전, 필카 시절 숨을 참아 가며 그리고 손떨림을 최대한 참아 가며 셔터를 누르던 시절 생각이 났다. 그땐 그랬지.



송지호 바닷가에서 만난 조개껍질.

어디선가 화분에 칼슘을 공급하기 위해 조개껍질이 좋다는 말을 듣고는

바닷가에 즐비한 조개껍질들을 주워왔다.

나의 보라돌이 네그리타들이 부디 즐거워하길.

 

그런데 정확하게 중앙에 빵꾸가 마치 드릴로 뚫은 것처럼 보인다.

누가 이런 구멍을 뚫었는지 궁금해라.



아바이갯배 타러 가는 길에 만난 뚱냥이 녀석.

추븐데 니가 고생이 많구나 그래.

 

그나마 그날은 날이 덜 추워서 다행이었지.



다섯 개에 만원빵이었다. 다들 신나게 국자에 설탕을 두 숟가락씩 듬뿍 퍼담고 어린 시절로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렇게 여행 중이었다.

나도 이런 건 참을 수가 없지 그래.

 

설탕이 다 녹으면 소다를 넣어야 하는데, 이기 관건이다. 너무 많이 넣으면 달고나가 써서 맛대가리가 없어지거든. 옆의 테이블에서는 소다를 거의 때려 붓들이 넣어서 거의 달고나가 폭발 수준으로 부풀어 올랐다. 당연히 그러면 먹지 못하는데 말이지.



다양한 달고나틀이 있는데 첫 번째는 별로 당첨.

그리고 보니 <오징어 게임>이 유행할 적에 프랑스 파리의 거리에서 달고나 체험을 했다가 서로 하겠다고 나섰다가 아수라장이 벌어졌다고 하지 아마. 케이 소프트파워가 대단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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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3-02-22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새로고침하니 보너스컷이! 겨울공기는 차갑지만 사진이 잘 나오는 계절도 겨울 같습니다. 첫번째 사진인 겨울 바다 사진은 달력 속 화보 같아요.

레삭매냐 2023-02-22 21:28   좋아요 1 | URL
파이버님의 의견에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차가운 공기 덕분에 갠춘한
사진을 건졌습니다.

오리지널 사진은 너무 밋밋
해서 보정을 했답니다 :>
강렬하게스리.

물감 2023-02-22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 전공.. 어쩐지 역사쪽 책들을 많이 읽으시던...!!
아니 근데 제가 봐온 매냐님은 잡식이신데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3-02-22 21:29   좋아요 3 | URL
전공하던 시절에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만날 술만
퍼먹었더라는.

그래서 아주 많이 늦었지
만 지금 열심으로 읽고...

그랬다고 합니다.
그리고 잡식 맞삽니다.

Falstaff 2023-02-22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개 껍질에 거의 정확하게 원을 뚫은 건 소라일 확률이 높습니다.
걔네들은 치설이라고 해서 톱니 같은 이와 혀의 중간 단계를 가지고 있습지요. 그걸로 조개류의 뚜껑을 따고 속에 소화관을 삽입해 포식합니다.
역사 전공이시군요. 저도 사학을 전공하고 싶었습니다만 마음대로 되면 그게 인생이겠습니까. ㅎㅎ

레삭매냐 2023-02-22 21:51   좋아요 2 | URL
우와 대단하십니다 -
소라가 강력한 놈들이었군요.
조개 껍질 구멍까지 뚫을 정
도군요.

작년 봄, 아야진에 갔을 적에
째깐한 소라들을 잔뜩 잡았
었는데 삶아 먹을까하다가
모두 방생해준 기억이 나네요 :>

아시다시피 사학이 밥벌이에는
젬병인지라... 쩌비.

coolcat329 2023-02-23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바구니에 담아뒀는데 벌써 읽으시는군요. 근데 읽기 전 멕시코 혁명에 대해 공부를 해야 이해가 가나보네요.
역사 전공이셨군요~^^

네그리타! 드디어 꽃이 피었네요~♡
봄이 느껴집니다.

레삭매냐 2023-02-23 09:53   좋아요 0 | URL
램프의 요정에 준 각종 적립금
의 소멸 시효가 다해서 부리나
케 주문장을 날렸답니다.
한 푼이라도 써먹기 위하야...

갑자기 멕시코 혁명의 복판에
내동댕이쳐진 느낌이랄까요.

봄이 온다는 말쌈에 벌써부터
염통은 둑은둑은.

얄라알라 2023-02-25 23:36   좋아요 0 | URL
저는 여태 레삭매냐님 뭔가 어문계열일거라고 막연히 상상해왔는데
역사!

근데, coolcat님도 그러시고 다들 네그리타 이름 아시고 계셨나봐요^^
저는 오늘 레삭매냐님 포스팅에서 이름 처음 배워가요 ㅎ

그레이스 2023-02-23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프리다 칼로 사진전 보러 갔다가 멕시코 혁명에 관심!
이 책에도 급 관심이 생겼습니다.

레삭매냐 2023-02-23 09:55   좋아요 0 | URL
사전 공부한다고 초반 진도가
좀 더디네요.

두랑고의 사자, 혹은 지역 군벌
우르비나 장군과의 만남이 인
상적이네요.

읽을수록 재미지네요.

그레이스 2023-02-25 12:07   좋아요 1 | URL
방금 구매, 레삭매냐님께 땡투!^^

새파랑 2023-02-23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초 여행재미있으셨겠습니다~!! 역사전공이시군요 ^^ 머틀리 크루 오랜만에 들어보니 반갑네요. 저도 점심때 들어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3-02-24 13:07   좋아요 0 | URL
속초 간만에 갔는데 재미졌습니다.

어제 머틀리 크루를 신나게 들었
네요.

라로 2023-02-23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초는 제 아버지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라 그런가 거기 괜히 반갑고요, 올려주신 속초 사진은 색상이 넘 이뻐요!! 보라돌이도 활짝 피면 사진 한 번 더 올려주세요.. 저 예전에 뽑기 잘 했는데,, 추억 돋습니다.^^

레삭매냐 2023-02-24 13:15   좋아요 0 | URL
오호라 그러셨군요 :>

바다 사진은 보정을 좀
했습니다.

보라돌이 쑥쑥 자라고 있
어서 너무 좋습니다.
분갈이를 해주어야 하나
어쩌나 싶네요.

뽑기퀸!!!

페크pek0501 2023-02-24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우선 눈요기를 잘하고...
아 달고나. 저도 달고나를 해 먹었던 경험이 있어요. 파는 달고나를 먹었던 경험이 생각나서
집에서 아이들하고 해 봤죠. 국자가 망가지는 게 문제였죠.ㅋ
역사는 쭉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어서 한 권 읽으면 계속 찾아 읽게 되더라고요. 이 경험 때문인지
역사 쪽의 책들은 사 놓기만 하고 읽지 못했어요.한번 역사 쪽을 파야겠단 다짐은 여전히 있지요.

레삭매냐 2023-02-24 13:1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예전에 뽑기 해먹는
다고 하다가 국자 다 태워
먹어서 혼쭐이 난 기억이 ㅋ

멕시코 혁명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서 이런저런 자료
들 많이 찾아 보고 있답니다.

멕시코 현대사를 다룬 책이
없다 보니 더 알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커지는 너낌이랄
까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해바라기와 튤립이다.

오래 전에 찍은 해바라기 사진은 정말 역대급이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다.

찾아서 스캔을 떠두고 싶을 정도다.

 

지금도 나의 베란다 화분에서는 이목동에서 받아둔 해바라기 세 녀석이 옹기종기 자라고 있는 중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쑥쑥 자라지 못하고 있다.

화분이 작아서인가.



올해 초에 엑스플랜트라는 곳에서 네그리타 구근 5개를 주문했다.

아마 그 주에 바빠서 주말 내내 종이 상자에 찌그러져 있었다.

 

주말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화분에 옮겨 심었다. 화분에 옮겨 심으면서 베란다 화분 정리도 한 기억이 난다. 아주 대대적으로 화분 정비를 하면서 베란다도 깨끗하게 정리했다.

생각 같아서는 죄다 내다 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진 못했다. 할 일이 않지도 많다.



작년 봄에는 동네에서 자주 가는 고깃집에 가서 돼지갈비를 뜯고 난 다음, 산책길에 화원에서 수선화와 튤립을 산 기억이 난다.

주인장 말로는 구근이 해를 넘겨 살 수도 있다 했지만 구라였다. 구근은 꽃을 피운 다음 바로 죽었다. 나의 관리 탓일 지도.

 

그래서 이번에는 어느 책에서 만난 네그리타를 심어 보기로 했다. 아마 <방어가 제철>에서 읽지 않았다 싶다. 불과 한 달 전에 만난 책인데 벌써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그렇지 뭘.

 

겨울이라 그런지 구근이 녀석들이 비실비실댔는데...

며칠 전에 살펴 보니 줄기가 쑥쑥 자라고 있더라. 오마이 가뜨!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 그래. 개인적으로 튤립은 봄의 전령이 아닌가 싶더라.



곧 보라돌이 튤립들이 필 것 같은데 벌써부터 만날 생각이 가심이 둑은둑은하다.

나중에 꽃을 피우면 꼭 사진을 찍어 두어야겠다. 아 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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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2-17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신기해요. 봄이 온다고 줄기가 올라온 걸까요?
저 이 집에 이사올 때 친정어머니께서 엄청 큰 화분을 주셨더랬는데 들은 바로는 왠만해선 죽지 않는 아이라고 하셨어요. 헌데 시름시름 앓더니 몇 개월도 가지 않아 화분의 식물이 죽어버렸더라는... 화분 식물 키우는 거 쉬운 일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올려주신 화분의 초록초록한 잎들을 보니 봄이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람을 느끼게 하네요^^* 해바라기 사진도 찾아서 올려주심 좋겠어요ㅎㅎㅎ

레삭매냐 2023-02-17 14:39   좋아요 1 | URL
그런 것 같아요 :>
추울 적에는 꼼짝 안하고 있다가
날이 풀리니 줄기가 쑥쑥 올라오
는 걸 보면 말이죠.

식물 키우기가 만만치 않다는 걸
수년 간의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린썸 분들이 참
부럽더라구요.

해바라기 사진 찾고 싶은데 너무
오래 전 사진이라...

페넬로페 2023-02-17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산책길에 화원이 있는데 매번 뭔가를 구입하고 싶지만 포기합니다. 저의 인내와 정성의 부족을 알기 때문에요.
튤립꽃이 언제 필지 제가 더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23-02-17 14:40   좋아요 1 | URL
아마 다음달 정도면 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구근 키우기는 처음
인지라 마이 기대하고 있
답니다 ^^

stella.K 2023-02-17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은 화초에 별 관심 없는 것 같던데
매냐님은 참 달리 보이십니다.
보기 좋습니다!^^

레삭매냐 2023-02-17 15: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잘 길러 보겠습니다.

망고 2023-02-17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구근을 흙속에 푹 파묻어 주셔야해요ㅠㅠ 화원에선 노출된 상태로 파는데 집에서 화분에 옮길땐 구근크기 2배정도로 흙 덮어주셔야 구근이 잘 자라요🙂

레삭매냐 2023-02-17 15:49   좋아요 1 | URL
악, 화초 재배에는
원래 무지한지라 그냥
심었는데...

일단 집에 가는 대로
남은 흙으로 덮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망고님.

서니데이 2023-02-17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근이 하얀색이네요. 신기해요. 꽃이 피면 보고싶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레삭매냐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02-18 18:37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구근이 하얀색
이라는 걸 처음 알았답니다 :>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요요 ~~~

바람돌이 2023-02-17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라색 꽃을 기다리는 마음이 왠지 너무 설레일거 같아요. 우리집에는 꽃이 예쁘게 피는 녀석은 하나인데 걔는 가을이 되어야.... 이름도 너무 어려워서 또 까먹었어요. ㅎㅎ 튤립은 저 구근에서 줄기가 올라오고 꽃이 피는거 너무 신기해요. ^^

레삭매냐 2023-02-18 18:38   좋아요 1 | URL
저는 일단 네그리타를 필두로
해서 해바라기 삼총사 그리고
여주 강천에서 데려온 꽃들
이 어서 피길 기대 중이랍니다.
고 녀석 이름은 까묵었습니다.

줄기가 쑥쑥 자라서 기분이가
다 좋더라구요.

그레이스 2023-02-18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 기대합니다
우리집 튤립은 아직도 손가락만한 싹이 올라왔을뿐인데...ㅠ

레삭매냐 2023-02-18 18:5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댁의 튤립도
곧 쑥쑥 자라리라고 믿습
니다 암요.

coolcat329 2023-02-18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냐님은 참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거 같아요.
튤립 정말 우아하고 아름답죠~꽃 피면 다시 꼭 보여주세요~♡

레삭매냐 2023-02-18 19:03   좋아요 1 | URL
그러믄요, 보라돌이
네그리타가 꽃을 피우면
바로 찰칵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책을 읽다 보니 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

자목련 2023-02-20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기다려져요.
보라돌이 튤립을 영접 할 그날.
 


 

얼마 전에 충격적인 뉘우스를 하나 들었다.

램프의 요정에서 무료 배송 대신 배송료를 받겠다는 선포였다. 아니 이럴 수가!

그동안 책은 무료 배송으로 받아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 조건이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 무료 배송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직접 테스트를 해봤다.


구입단가 기준으로 15,000원 이상 무료배송이 적용된다.

그 밑의 금액들은 일률적으로 2,500원 배송료를 내야 한다. ]

 

사실 도시가스니 전기비가 오른다고 했을 적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그렇게 춥던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고 버티던 나였으니까 말이다.

오래 전, 추운 곳에서 살다 보니 어지간한 추위는 히터 틀지 않고 버틴다. 집에서 전기낭비는 거의 범죄로 취급을 받기 때문에 허투루 쓰는 전기 사용은 극도로 자제한다.

 

그런데 책 사는데 배송료가 붙을 지도 모른다는 뉘우스에 분노하고 말았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 대해 움직이는 모양이다. 이럴 수가...

 

하긴 만원하는 순댓국 값에 식겁했다. 8천원 정도 하던 서민들의 대표 음식인 순댓국이 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안 먹어!!! 어제 다시 8천원 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실 맛도 새로운 곳이 더 좋다. 다만 회사 사무실에서 좀 멀다는 게 흠일 뿐.

 

무섭게 뛰는 점심값 때문에 최근 편의점 도시락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사알짝 광고성 기사도 난무한다. 기자가 직접 4,500원 하는 혜자 도시락(?)600원 할인된 3,900원에 사 먹은 체험기사를 신중하게 읽었다. 나도 한 번 이런 걸 사다 먹어야 하나.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다 먹은 녀석 세척과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쩌지라는 환경 문제가 바로 뒤통수를 때린다. 합리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소비는 역시 어려운 모양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회의 전방위적 물가 인상 속에서 온라인 서점 역시 그전처럼 무료배송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추정이다. 동시에 오래전 도정제 실시와 더불어 책값이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나 책값이 오르지 않나하는 우려 때문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그 때도 만원 무료배송을 맞추기 위해 10% 할인가격까지 고려해서 12,000원 정도에서 책값이 책정되지 않았나 싶다.

 

책값이야 제각각이라 딱히 뭐라고 할 수 없지만 불경기 속에서 전반적 가격 인상 추세에 따라 책값 역시 인상이라는 수순을 따를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을 더 좋은 이유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또 죽어라고 책을 사대는 우리 같은 책쟁이들은 왜 이렇게 책값이 비싸! 이러면서도 또 사대겠지만.

 

그동안 게을렀다. 다시 책 정리에 나서야지 싶다. 일단 두 번 읽지 않을 것 같은 책들 그리고 소장각이 아닌 책들은 가차 없이 기증하거나 팔던가 해야겠다. 좀 귀찮긴 하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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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16 11: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진짜 월급빼곤 다 오르는데 무료배송이 없어진다는거 진짜인가요?
아니면 또 예전처럼 무조건 몇만원 이상을 채워야 하는걸까요? 이 동네 사람들은 무료 배송 안해준다고 책을 안 사는게 아니라 무료배송 기준 맞춘다고 책을 더 사대는 사람들이잖아요. ㅠ.ㅠ

레삭매냐 2023-02-16 11:44   좋아요 2 | URL
정확하게 지적해 주셨습니다.

덜 사거나 안 사는 게 아니라
무배에 맞춰 더 살 계획을 짜
지 않을까요 ㅋㅋㅋ

좋은 건 다 사라져 버리네요.

북깨비 2023-02-16 15:1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이 동네 사람들 ㅋㅋ 저도 이 동네 주민 다 됐어요.

stella.K 2023-02-16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값은 정말 올라도 넘 많이 올랐더군요.
물가가 오르면 책 같은 문화비는 정말 안 쓰는데...
그냥 사 놓은 책이나 이 기회에 읽어야겠어요.
집 도시락 문화도 조만간 다시 등장할 것 같아요.
혜자네 도시락이 있나요?

저희도 가급적 보일라 안 트는 쪽인데 매샥님 그렇게 안 트시면
꼬맹이는 어떻게 잘 견디나요? ㅎ
점점 나이는 먹고 추위는 싫고 아무래도 벳남이나 라오스 같은 나라로
이민가고 싶다는 생각 들 것 같습니다. ㅋㅋ

레삭매냐 2023-02-16 11:46   좋아요 1 | URL
일단 꼬맹이는 한 겨울에도
이불 걷어차고 하이킥하면서
자는 친구라 ㅋㅋㅋ

닝겡이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사는 존재라 생각하고 추우면
아 춥구나 하고 그렇게 사는
거지요. 접 때 명절 끝나고 나
서는 정말 춥더라구요.

아무래도 이런 하이퍼인플레
이션 시절에는 문화 비용을
줄이기 마련이죠. 영화관에
안 간게 수 년은 되는 것 같
습니다. 영화값도 올라서 더
안 보러 가게 되더라구요.

chika 2023-02-16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옥. 정말 무료배송이 없어진대요? @@

생필품도 저는 무료배송 받기가 쉽지 않아 그냥 비싼대로... (도서산간지역 배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인상되고 있는 추세인지라, 책 역시 배송비를 받기 시작하면 도서산간을 구분할 듯 하기도 하고)
이래저래...쉽지 않네요.

근데 배송비 이전에 책값 자체가 이미 오르지 않았나요? 요즘 왠만한 책은 이만원에 다가가던데말이죠;;;;;

레삭매냐 2023-02-16 15:06   좋아요 1 | URL
무료 배송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
램프의 요정에서 오늘부터 무료
배송 하한가를 적용하기 시작했
습니다.

제가 지금 막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구입단가 15,000원 미만의 책들은
무조건 배송료 2,500원이 붙습니다.

그렇지요, 책값이 마이 올랐습니다 ㅠㅠ

미미 2023-02-16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값도 올라서 18000원이상 하는 책들 보면 일단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출판사와 작가에게 쪼금 서운한 마음까지)

소설은 되도록 도서관 이용하고
3월부터 희망도서 신청 활용하고
자구책을 마련해야겠어요. 흐잉

레삭매냐 2023-02-16 15:07   좋아요 2 | URL
출판사와 작가들도 먹고 살아야지
라고 한다면, 아마 할 말이 없지
싶습니다 ㅠㅠ 모든 게 다 올랐으
니 말이죠.

저도 한 번 읽고말 책들은 가급적
이면 사서 읽지 않고 도서관을 이
용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과연 그
게 지켜질 진 모르겠지만요. 암튼
지금은 그렇습니다.

자구책에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16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료 배송 하한가 때문에 책을 더 사게 될까 걱정이네유ㅠㅠ 2500원 내느니 중고책 하나 더 사는 게 이득이란 생각에 맨날 책 한 권씩 더 사게 되는데ㅠㅠ

다 오르는 데 책값만 안 오를 순 없겠죠ㅠㅠ

책 안 사려고 하는 데 이게 쉽지가 않네요ㅠㅋㅋ


아 <엘 마리아치> 덕분에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3-02-16 15:21   좋아요 1 | URL
일전에 삼겹살구이의 수율이
50%라는 말을 들은 고기사랑
마니아들의 댓글이 떠올랐습니다.

여지껏 600그람이라고 생각하고
먹은 고기가 300그람이었단 말인
가!! 그럼 더 먹어야겠다.

만원이면 배송료 내 피 같은 돈
2,500원을 내야 한다고? 그럼
15,000원에 맞춰서 책을 더 사야
지 -

마리아치 전설 같은 썰, 댓글로
달았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서니데이 2023-02-16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송료가 15000원 이상으로 변경되는 건 언제부터인가요. 금액이 조금 애매하네요.

레삭매냐 2023-02-16 22:01   좋아요 1 | URL
오늘부터 적용한다고 합니다.

서니데이 2023-02-16 22:03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저도 찾아봤는데 y사 k사도 이번에 같은금액으로 배송료 기준이 변경되는데 y사는 이미 적용 k사는 며칠 뒤 일 거예요. 이젠 책 가격이 더 오르거나 아니면 배송료 부담이 커지겠어요.

새파랑 2023-02-17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주점 중고를 적극 활용해야겠습니다 ㅋ 배송료 주고 책사본적이 없는거 같긴하네요 ㅎㅎ

책값오르는게 더 걱정이긴 합니다 ㅡㅡ

레삭매냐 2023-02-17 13:40   좋아요 1 | URL
저도 수년 전부터 새책보다
중고책을 더 사고 있는데...

이번에 더더욱 박차를 가해야
겠습니다.

책값 인상, 왜 이렇게 억울한
마음이 드는지요.

가필드 2023-02-17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부터 무배가 아닌 조건부 배송이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해네요 ㅠㅠ
편의점 말씀하셔서 생각나는데 삼각김밥이
몇백원 이었던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1800원에서 2000원이 훌쩍 넘으니까요
국물있는 것들은 12,000원을 대부분 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나마 싼게 만원 ㅠㅠ

레삭매냐 2023-02-17 13:41   좋아요 2 | URL
어제 점심에 라면+김밥
을 먹었는데요...

반줄 김밥이 2천원이었습니다.
놀랐습니다. 반줄 김밥의 등장 -
반줄 김밥이 무언고 했더니
반토막짜리 김밥이더라구요.

아 이제 만원 짜리 일상화되었
네요. 밥 먹기가 무서버요.

페크pek0501 2023-02-24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전엔 책값이 다른 것들에 비해 저렴한 편에 속했는데 이젠 그렇지가 않아요.
가격이 높으면 구매할 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물가 내린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아파트 관리비도 그렇고 돈 폭탄 맞는 기분입니다...

레삭매냐 2023-02-24 13:06   좋아요 1 | URL
저는 무엇보다 점심 때
나가서 먹는 밥값이 너무
비싸진 것 같아요.

한 번 오른 물가는 내리
는 법이 없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