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바람이 빠졌다고 해서 아침부터 그거 때문에 이리저리 다녀 보다가 결국 삼천리에 가서 해결했다.

차에 자전거를 욱여 넣느라 맨날 고생이다.

 

오늘 점심은 해물찜. 만날 고기만 먹다 보니 고기는 질린다는 말에, 이번엔 해물찜 고고씽.



가기 전에 주차와 주말 웨이팅 걱정을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주차할 곳은 없었지만 웨이팅은 없었다. 아마 경기가 점점 나빠지면서 외식하는 이들이 줄지 않았나 싶다. 확실히 경기가 좋지 않나 보다.

 

가기 전에 이미 메뉴를 정하고 가서, 바로 주문각.

오늘의 메뉴는 물회(20,000)와 해물찜 소(60,000).

 

물회는 예전에 여기저기 잘한다고 하는 곳에 가서 먹어 봤는데 그 새 5,000원이 오른 모양이다. 음식이 정말 빨리 나와서 좋았다.

 

물회는 얼마나 차가운지 이가 시릴 정도였다. 육수에 살얼음이 져 있었다고.



타라, 오늘의 메인 메뉴였던 해물찜 등장이오~~~

반찬으로 내가 좋아라하는 해파리 무침과 메밀전병이 나왔는데 해파리 무침은 넘나 맛있어서 결국 리필 한 번을 해서 먹었다.

 

오징어와 낙지 그리고 문어는 먹을 사람이 있고, 아구 또한 찜한 선수가 있어서 다 양보하고... 난 뭘 먹었지? ㅋㅋㅋ

그것 말고도 먹을 게 제법 많더라. 아구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한 마리 정도 들어 있어서 더 좋았다. 울 아버지 말쌈이 예전에 아구는 잡히면 재수 없어서 버리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는데. 어려서 아버지 따라서 낚시를 하러 갔는데, 부둣가인지 위험하다고 나에게 낚싯대를 주지 않아서 입이 대빨 나왔던 기억이 난다. 내내 뿌루퉁하다가 용현동 물텀벙이 골목에 가서 물텀벙이를 실컷 먹고 입이 풀렸다는 건 안 비밀. 그땐 그랬지.

 

여튼 실컷 먹고 주변 공원 나들이에 나섰다.



고친 자전거와 잠자리채 그리고 채집통을 들고 천변 구경에 나섰다.

내가 또 한 잠자리 잡아서 가는 길에 바로 한 마리를 잡아서 채집통에 골인!

돌아가신 할머니는 잠자리를 잰자리라고 부르셨었는데... 보고 싶네요 할머니.

 

가물어서 그런진 몰라도 냇가에 물이 말라 있었다. 그래도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니 시원하다. 원래 같으면 지난 여름에 가지 못한 늦은 휴가를 어제 출발해야 하는데... 아 그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지끈거린다.

 

물이 좀 깊은 곳에는 물고기들이 많이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포기를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작년 이맘때는 아마 수원 만석공원에 가서 세뱅이를 잡느라 정신이 없었지. 한쪽으로 수문이 살짝 열려 있었는데, 우리가 다가 서니 다들 그 수문 안으로 튀어 버렸다. 우리 동네 냇가에는 다슬기가 지천인데, 이 동네에는 다슬기가 거의 없더라. 그래도 한 마리를 잡았다. 그러다 발견한 화투짝 하나. 냇가에서 고스톱을 즐기신 모양이다. 나도 고스톱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도통 칠 일이 없네 그래.



그렇게 천변을 걷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로 추정되는 꽃을 발견해서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해바라기와 꽃 모양새가 좀 달라서 다음 꽃검색을 해보니 아니 이 꽃의 이름이 무려 뚱딴지(돼지감자!)라고 한다. 와우, 같은 해바라기 속의 꽃이라고 한다. 돼지감자의 꽃이 이렇게 이쁘단 말이지.

 


목이 말라 커피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보니 좌측에 수원 과수농원이 있더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해서 참가신청을 해보고 싶어서 지금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 보니 수원에 사는 학생만 가능하다고 하네. 우린 수원 사람이 아니니 아웃! 지금 막 사과가 열렸는지 아주 탐스러워 보였다.

 

옆의 아파트 단지 울타리에는 철없는 장미가 이래 피어 있었다. 하긴 요즘에는 장미가 11월에도 피니 뭐 할 말 없긴 하지.


그 다음 코스는 커피하우스. 멀리 찾아 갔는데, 아이도 11주문을 해야 한다고 해서 빈정이 상해 버렸다. 외부 음식 금지는 이해가 되지만 아이들이 커피하우스에서 뭘 먹으란 말이지. 게다가 우리 꼬맹이는 안 먹는 게 많아서 그냥 돈을 버릴 판이다. 커피 맛을 보고 싶었는데, 마음에 안들어서 패스했다. 그래도 커피 러버만 남겨 두고 우린 씨유 5천원 쿠폰을 쓰기 위해, 인근 씨유 찾아 삼만리.

 

결국 찾아서 쿠폰을 이용해서 음료수에 과자 파튀~

꼬맹이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난 가방에 들어 있던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를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오늘 새벽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진도가 쭉쭉 나가지 않고 서걱거린다. 작가의 작법이 원래 이런 스타일인가.

 

서문이 읽다가 우리 책쟁이들의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울컥했다. 그 이야기는 리뷰에 담아야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러서 지난주에 산 우비 환불하고, 배라에 들러 토스에서 주는 4,500원 쿠폰으로 쿼터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고 했는데 무려 17,000원이라고 해서 식겁했다. 4,500원 얻자고 12,500원 쓰는 건 아무래도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 집에 와서 씻고 잠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지난번에 쟁여둔 밀키트 도스 타코스 냉동 케사디야를 먹었다. 오늘 하루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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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25 0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정곡을 찌르는 부분을 전해주시려나,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커피 하우스에서 아이에게 커피 강요는...^^;;;

레삭매냐 2022-09-25 09:03   좋아요 3 | URL
커피 메뉴 강요는 아니구요,
아이 메뉴가 있긴 했는데 먹을
게 없더라구요 ㅠㅠ

보뱅의 책, 정말 대단하긴 하네요.

햇살과함께 2022-09-25 0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물회와 해물찜! 요즘 물회 많이 올랐더라고요:;;

레삭매냐 2022-09-25 09:04   좋아요 4 | URL
물회 단가가 예전보다
33퍼센트 정도 올랐나 봅니다.

어쩌면 올해 마지막으로 먹는
건기도 몰라서 과감하게 주문
했습니다.

얄라알라 2022-09-25 09: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33퍼센트요? 흐......검색해보니 레삭매냐님 사시는 데 근처는 만두도 유명한가봐요^^ 이래저래 식사전 일요일이라 다 맛있게 느껴져요 ㅎ해물찜 특히!

레삭매냐 2022-09-25 11:46   좋아요 2 | URL
가보고 싶은 곳은 많으나,
식구들 중에 아무 거나 다
먹지 않는 친구가 한 명
있어서 ㅋㅋ 도전이 쉽지가
않답니다 :>

아 식전이라 배고프네요.

바람돌이 2022-09-25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회 해물찜 다 제가 좋아하는거.... 진짜 맛나겟는데요.
물회 먹은지 좀 된거 같은데 아 우리동네 진짜 잘하는 물회집 있거든요. 근데 딱 문열때 가지 않는 이상 웨이팅이 장난 아니라 잘 못먹어요. ㅠ.ㅠ
이 글 보니까 그 집 물회 먹고싶어.....

레삭매냐 2022-09-25 23:09   좋아요 2 | URL
요즘 뭐 하나 잘하는 집들
은 웨이팅이 기본인가 봅니다.

밥솥 고치러 수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아침바람부터 사람들이 어느
가게 앞에 줄을 대섰더라구요.
종목은 몰랐지만, 너무 궁금했
답니다. 나도 차 세우고 줄서
야 하나 ㅋㅋㅋ

물회 좋아하시는군요 ^^

그레이스 2022-09-25 2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는 루드베키아인것 같습니다.^^
뚱딴지인가요?
오늘 저도 해물찜 먹고 왔어요^^
여기가 더 맛있는듯요
아낙네가 해주는 해물찜!

레삭매냐 2022-09-25 23:10   좋아요 3 | URL
간만에 해물찜 영접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

돈 모아서 종종 먹으러 ~
이번주에 공모하는 녀석들이
대박나길 기원해 봅니다 :>

저도 루드베키아 좋아합니다.
그리고 보니 해바라기과 속의
꽃들은 모두 좋아하는 것으로 !

서니데이 2022-09-25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서재에선 예쁘고 근사한 음식 사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네요.
요리책에 나와도 될 것처럼 맛있게 보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레삭매냐 2022-09-25 23:14   좋아요 3 | URL
주말이 그렇게 흘러 가고
9월의 마지막 주를 맞이
하게 되었네요.

낮에는 여전히 덥더라구요.

비루와 함께 하는 저녁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2-09-26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에서 아낙네란 노래가 왜 자꾸 자동재생이 되는거죠 ㅎㅎ 아낙네 저 간판 혹시 둘리에
나오는 꼴뚜기왕자님 ?! ㅎㅎㅎ전 왜 꼬맹이님이 무슨 게임했는지 궁금하지요 ㅎㅎ

레삭매냐 2022-09-27 09:53   좋아요 1 | URL
앗! 둘리라 -
저 예전에 보물섬에 응모
해서 둘리 인형 받은 적이
있답니다 자랑 자랑 -

꼬맹이는 제가 푼돈 벌려고
시작한 무한돌파 삼국지를
했답니다. 지금은 코인을 주
지 않는데도 열심히 ㅋㅋㅋ

 


오늘 저녁의 일용할 양식은 바로 샌위치와 샐러드였다.

안 그래도 어제 그전에 있던 카페가 망하고 샌위치 샵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염통이 살짝 설렜어 나안~~~

 


타라, 이게 바로 메뉴 되시겠습니다.

예리하신 눈의 주인은, 새로 맹근 메뉴인데 지우고 새로 글귀를 적은 티가 팍 난다고 속삭인다. 어라, 진짜네. 그렇다면 가오픈이라고 하는데 아마 가격대를 조사 중인가 싶기도 하고. 여튼 그전에 가던 샌위치 샵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은 킹정.



그리고 보니 우리 달궁 모임에서 니나님에게 예전에 무자비하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할 적에 왜 자기는 그렇게 안 찍어주냐며 항의하던 생각이 났다. , 그건 오래 전의 일이고요 이제는 사진에 대한 열정이 식어 버려서요라고 핑계를 댔지 아마. 그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식은 건 사실이지 뭐.



일단 샌위치 재료가 소진되는 바람에 달랑 하나 남은 따따블햄치즈 샌위치 하나를 일단 집어 들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샐러드만 먹을 게 아니면 말이지. 그 다음에 수비드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1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밖에서 샐러드 패킹을 기다리는 동안, 책쟁이답게 가방에 넣어온 책을 꺼내든다.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의 신호탄인 <얼굴 없는 살인자><하얀 암사자>를 읽고 나서 바로 집어 들었다. 너무 재밌어서 결국 <리가의 개들> 희망도서 신청 대신 구입을 결정했다. 아마 <얼굴 없는 살인자>를 다 읽기 전에 <리가의 개들>이 도착하겠지. 너무 재밌어서 다른 걸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 시리즈부터 일단 다 끝낸 다음에 다른 책들을 만나야겠다. , 나의 크리스티앙 보뱅은...



예상 시간보다 더 걸려서 수비드 닭가슴살 샐러드가 준비되었고, 친절하신 싸장님이 쿠폰까지 찍어서 주셔서 샐러드 봉다리를 들고 집으로 개선장군처럼 돌아와서 흡입하기 전에 찰칵찰칵.



이 녀석이 바로 수비드 닭가슴살 샐러드의 영롱한 자태가 되겠습니다. 왼쪽에 있는 작은 병이 올리브 소스다. 아마 내가 막손놈이라 그런지 양을 많이 주셨다고. 결국 소스가 모질라서 집에 쟁여둔 발사믹 소스를 추가로 때려 부어서 먹었다. , 극락의 맛일세 그래. 지금 이 페이퍼를 작성하면서 아이돌 아이브의 <After Like>를 듣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멜로디인가 싶었더니만 40년도 더 된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를 샘플링한 곳이라고 한다. 정말 전주 3초만에 바로 때려 박는 게 레알?



막샷을 올리면서 보니, 이건 뭐 샐럽98의 로고가 너무 적나라하게 나왔네 그래. 누가 보면 광고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100퍼 내돈내산이라고. 따따블햄치즈 단가 오천원, 수비드 닭가슴살 샐러드 칠천원 해서 총 일만이천원 되겠습니다.

 

, 집에 오면서 무얼 빼먹었나 싶었더니 편의점 냉장고에서 시아시된 깡통 비루를 빼먹었네 그래. 나중에라도 사다 묵어야 하나. 보뱅의 <인간, 즐거움>/<환희의 인간>은 오늘 마저 읽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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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9-20 21: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굴없는 살인자>저도 빨리
읽고 싶어요!! 아아 이 밤에 레삭매냐님
군침도는 메뉴에 푸짐한 사진까지ㅠㅠ

아보카드 샐러드도 맛있겠네요^^*

레삭매냐 2022-09-21 07:55   좋아요 2 | URL
그렇죠, 아주 사라다가 기냥 ㅋㅋ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 아주
재밌네요. 빨랑 더 나왔으면 좋겠
어요. 지금 삘로는 1년에 한 개씩?

새파랑 2022-09-20 2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격대비 양이 엄청 많네요. 세명이서 먹어도 될거 같아요. 역시 책쟁이는 항상 가방에 책이 있군요 ^^

레삭매냐 2022-09-21 07:56   좋아요 2 | URL
쥔장이 좀 더 많이 주셨다고
하더라구요 :> 감사합니다 ~!!

가방에 책이 두 권이나 있다는
건 안 비밀이라지요.

서니데이 2022-09-20 2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샐러드랑 샌드위치는 반으로 자른 모양도 예쁘고 맛있어서 좋아요.
개업하고 나면 처음에는 가격 정하기 어려울 거예요.
요즘 식재료 가격이 올라가서 더 그렇기도 하고요.
가까운 곳에 좋은 가게 생겨서 좋으시겠어요.
레삭매냐님, 좋은 하루 되세요.^^

레삭매냐 2022-09-21 07:59   좋아요 3 | URL
샌드위치가 기대 이상으로
맛있더라구요. 다른 주력 상품
들도 나중에 먹어봐야겠네요.

아마 가오픈으로 시장조사에
나선 게 아닌가 싶네요.
그렇죠, 음식값이 너무 올랐어
요.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9-21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샌드위치에 적양배추가 들어있어 더 건강,든든한 느낌입니다.

레삭매냐 2022-09-21 10:47   좋아요 1 | URL
닭고기가 아주 푸짐하게 들어 있어서
대만족이었답니다.

문득 치킨이 먹고 싶어졌더라는 -
그랬다고 합니다.

라로 2022-09-21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염통이 설렌다~~에서 빵 터졌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역시 매냐님 답다나 뭐래나 생각하면서!!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이 글을 읽고 사진을 보니
늦은 시각인데 갑자기 허기져요!! ㅠㅠ

레삭매냐 2022-09-21 14:04   좋아요 0 | URL
정성 들여 준비한 멘트
였는데, 역시나 라로님이
낚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 따따블 햄치즈 샌위치
너무 맛났어요. 아 츄릅~
또 먹고잡네요.

그레이스 2022-09-21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샌드위치 가게가 삶의 질을 높이다!
그런건가요?
글에서 팍팍 풍기는 소확행!!^^
책이 있어서 더욱더!

레삭매냐 2022-09-21 14:06   좋아요 0 | URL
네 정확하십네다. 소확행!!!

저희 동네가 그동안 먹거리
의 불모지였었는데, 부근에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반가운
먹거리 집들이 하나둘씩 생
기고 있답니다.

책이 빠질 수 없지요 고저.
 


난 여기에 왜 왔을까? 그는 또다시 생각했다. 예전, 오래전에 우리는 친구였지. 우리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공유했는데. 그 꿈이 환영(幻影)처럼 사라지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우리 둘 다 오페라를 사랑한 것은 사실일 터였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 역시 판타지였을 뿐인지도 몰랐다. - P87

폭풍에 전기가 나간 것 같았다. 그는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겼다. 살해된 부부에 대해, 라르스 헤르딘에 대해 생각했고, 올가미의 이상한 매듭에 대한 생각이 스텐 비덴고 모나, 린다와 나이를 먹어 가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과 섞였다. 어둠 속 어딘가에서 어마어마한 허무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조소하는 듯한 얼굴이 그가 삶을 견뎌 내려 할 때마다 경멸적으로 웃어 댔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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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송호수 근처에 산다.

주말에 갈 생각은 아예 안하고, 낮에도 잘 가지 않는다.

야행성인지 주로 밤에 움직인다. 저녁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갠춘한 브런치 카페가 있다 해서 출동해 봤다.

일단 주차장이 만석이었다. 차를 가지고 이동하다 보면 항상 주차장 걱정이 앞선다. 아니 주차장이 없다고 하면 아예 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아니 그럼 버스나 걸어서 가야 하나 어쩌나.



(음식 제목을 좀 더 시적으로 표현해 보자면, '새우가 빠다 로제 파스타에 풍덩 빠진 날' 어떠함.)


일단 주문한 빠다 새우 로제 파스타가 먼저 나왔나 보다. 난 아메리칸 스탈의 푸짐한 셋트 메뉴를 시켰다. 오래 전에 내가 즐겨 먹던 녀석들이 푸짐하게 나와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 경우엔, 마! 이기 어메리칸 스타일이다, 니 다 묵을 수 있나?)


팬케익은 진짜 오랜 만이었다. 오래 전에 아이홉에서 시도 때도 없이 먹던 생각이 솔솔났다. 커피 무한 리필에 24시간이어서 언제고 부담 없이 갈 수 있었다지. 아이홉 팬케익은 좀 밀가리 맛이 많이 났었는데 <37.5>에서 먹은 팬케익은 아주 야들야들했다.


한켠에는 메이플 시럽이 아기자기하게 담긴 작은 단지도 있었다. 예전에는 그야말로 쳐 발라서 먹다시피 했었는데, 요즘에 들어서 단 건 아예 땡기지도 않는다. 확실히 나이가 들긴 든 모양이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음료에 커피 등등 잔뜩 시켜 먹었지만, 다음 코스로 갈 곳이 있어서는 시아시된 레몬수만 마시고 버팀.



다음 코스는 <초평가배>.

최근에 생긴 카페인데, 기존의 카페와는 달리 한옥 스타일의 카페다. 제목부터 일단 가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주차의 공포 때문에 공간이 보여서 대고 갔는데, 카페 뒤편으로 넓은 주자창이 있더라. 괜한 걱정이었다. 장사가 잘되는 곳은 이유가 있는 법. 테이블 자리가 없어서 주문하기 전에 일단 자리부터 잡았다.


 

커피는 허구헌날 마시니, 난 뭔가 색다른 것으로 고고씽.

메론소다 에이드가 땡겼으나 나의 픽은 달콤새콤 오미자 에이드였다.

픽은 대성공이었다. 메론소다는 메로나를 녹인 게 아니냐는 말에 전의를 급상실해 버리고 말았다. 아 다시 생각해도 츄릅츄릅~~~



그놈의 아메리칸 푸짐 브런치를 잔뜩 먹는 바람에 이 맛난 에이드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니. 고저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내 사랑 해바라기 녀석들도 몇몇 보았으나 작년처럼 많이 피지는 않아 아쉬웠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해바라기 사진도 좀 찍어야 하는데 말이지. 집에 심은 해바라기들은 나름 무럭무럭 자라고 있더라.

 

이만 나의 왕송호수 나들이 끝.



[뱀다리] 초평가배에서는 서양식 주전부리 말고 한식 스타일의

주전부리들을 팔더라.

그 중에 내가 어려서부터 좋아라하는 양갱이가 있어서 얼매나 반가웠던지.

어른들이 요깡이라고 해서 무언가 했더니, 진짜 니혼고로 양갱이가 요깡이었다.

 

가래떡구이가 5,500원이라고 하던데 좀 비싸 보이더라.

가래떡은 고저 꼬챙이에 꿰어서 연탄불에 구버 먹으면 쫀득쫀득한 맛 생각에 침이 절로 솟구쳤다는 건 안 비밀.




[뱀다리2] 우리 책쟁이 뻬빠에 책 이바구가 또 빠지면 섭섭하니 추가추가.

지금 막 동료분이 전달해 주신 크리스티앙 보뱅 샘의 <작은 파티 드레스>를 까보았다.

책은 읽지도 못하면서 계속해서 사들이는 건 무엇.

알라딘에서 자꾸만 무언가 적립금이네 퀴즈 정답 포상금이네 하며 책사기를 독려하니 안 사고 배길 수가 없다. 분명 저들도 남는 게 있으니, 독자들에게 이렇게 뿌릴 터인데 아마 남는 게 훨씬 많지 않을까 추정해 본다.

 

어제는 보뱅 샘의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를 만났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런 문장들이 나오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나는 너를 사랑했다. 나는 너는 사랑한다. 나는 너를 사랑하겠다. 저자가 시인이라고 했던가. 책을 읽기 전에 너튜브로 아시시 출신 청빈의 구도자, 가난과 결혼한 프란체스코의 일대기를 찾아보면서 한바탕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졌다. 백년마다 프란체스코 같은 분이 나온다면 이 세상은 구원받을 거라는 말이 왜 그렇게 마음에 와 닿던지. 세상의 법도 지키지 않으면서 나대는 알박기 먹사가 횡행하는 세상이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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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9-15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 괜찮아보여요!!! 좋은 곳에 사시는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09-15 16:10   좋아요 2 | URL
무신 말쌈을 그리! 저는
시골에 산답니다.

초평가배 옆에는 논이 있고,
벼가 자라고 있구요 ㅋㅋ

연휴 끝날에 친구덜 만나러
서울 가서 ‘시골쥐 서울왔다‘
라며 신나게 떠들고 놀았답
니다.

얄라알라 2022-09-15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왕송호수라...귀에 익은 듯 하여 검색해보니 의왕이네요. 아름다운 호수와 한옥 까페, 넘 잘 어울립니다!

레삭매냐 2022-09-15 16:49   좋아요 2 | URL
호수 컷도 하나 넣었어야 했는데
입에 먹을 것을 욱여 넣느라 정신
이 팔려서리 그만...

맨 끄트머리에 해바라기 사진을
하나 넣었으면 완벽했을 텐데
아숩네요.

다락방 2022-09-15 16: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팬케익 사진보니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왕송호수 검색했더니 제가 사는 집에서는 두시간 이상 걸리네요 ㅠㅠ

레삭매냐 2022-09-15 16:50   좋아요 2 | URL
호곡, 그리 멀리 사시나요.

저희 나와바리라 선선해지면
가서 바람도 쐬고 좋습니다.

팬케익은 정말, 다시 생각해
도 쵝오였습니다. 또 먹고잡
네요.

mini74 2022-09-15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금벼 옆에서 밀을 흡입하신겁니까 ㅎㅎ 넘 부럽습니다. 오미자는 다행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ㅎㅎ배고파요!!

레삭매냐 2022-09-15 17:08   좋아요 2 | URL
미니님의 글을 보고 나설라무네...

혹시 내가 낮에 먹은 밀들이 흑해
바다를 건너 온 유크레인의 밀가리
가 아닌가 하는 엄한 생각을, 쿵야.

푸지게 먹었는데 또 배가 고픕니다.
허기와 꽉채움의 무간반복인가요 우리.

페크pek0501 2022-09-15 1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보니깐 냠냠 먹고 싶잖아요. 특히 두 번째 사진에 나온 거, 무자게 당깁니다.^^

레삭매냐 2022-09-15 17:57   좋아요 2 | URL
여러 메뉴가 있었으나 역시나
저의 픽이 탁월했더라는 ㅋㅋ

미미 2022-09-15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레삭매냐어가 풍년이군요ㅎㅎ
올려주신 모든 사진이 다 예쁘고
먹음직스러워요.*^^*

한옥카페 전망도 그럴싸한데요? 저도 기회되면 가보고 싶어요.

레삭매냐 2022-09-15 19: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오늘 여정을 되짚어
보니 역시나 대박이었지 싶네요 :>

파스타와 어메리칸 브런치
오미자 에이드까지 하나 빠지는
게 없다는.

카메라를 들고 갔다면 좀 더 갠
춘한 사진들을 담았을 텐데,
핸드폰 카메라로 찍다 보니 제
대로 구현을 못하지 않았나 합
니다.

기대 이상이라 더 마음에 들었습
니다. 닝겡이들이 많다는 게 좀
흠이랄까요.

blanca 2022-09-15 1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한옥 까페 완전 취향저격이네요. 보뱅은 정말 놀랍죠! 그냥 책 전체가 거대한 산문시 수준인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09-15 19:04   좋아요 2 | URL
새로 생겼다는 걸 알고는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오늘
타이밍이 되어 들렀는데
마음에 들더라구요 :>

그런 데서 책이나 실컷 읽
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보뱅의 글들은 예술입니다.

프레이야 2022-09-15 19: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해바라기를 사랑하신단 말씀이죠^^
왕송호수, 초평가배 찜!
왕송호수 주변 부런치 부러 먹으러…
경기도 가게 되면 꼭 가보는 걸로요.
언제가 될지 기회를 만들어야겠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2-09-16 10:18   좋아요 1 | URL
주말에 오심 아마 차가
많아서 고생하시지 싶어요.

가능하시다면 평일 낮을
추천해 드립니다 :>

초평가배 짱! 부런치 굿 !!!

서니데이 2022-09-16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의 음식들이 요리책에서 바로 나온 것처럼 근사해보여요.
떡구이는 좋아하지 않는데도 맛있을 것 같을 정도예요.
적립금이랑 상품권은 구매의 마중물 같은 건가봅니다.
저도 어제 적립금 남은 날짜가 적어서 책과 굿즈를 샀어요.
레삭매냐님, 사진 잘 봤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2-09-17 09:59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주는 적립금/상품권
의 지옥은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천원 쓰려고 만원을 소비하게
만드니깐요 참으로 대단합니다.

새삼 음식 플레이팅의 중요성
을 깨닫게 되더라구요 :>

즐거운 주말 되세요.
 

사람은 겉모습에 속기 쉽다는 것, 사람의 얼굴이나물렁물렁한 몸으로 마음의 힘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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