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뚫고 아침에 출근했다.

왜 이렇게 추운 건가 그래. 사무실은 히터가 빵빵하게 돌아가서 여긴 다른나란가 싶을 정도다. 발밑에 놓인 히터까지 가동하니 온 몸에 뜨뜻한 기운이 샘솟는 그런 기분이다.

 

설레발리스트 경비대장님이 업된 목소리로 나에게 무언가 도착했다고 관리실에서 찾아 가라신다. 뭐지? 나한테 올 책들은 이미 어제 다 도착했는데...

아하, 북디파지터리에서 주문한 원서가 도착한 모양이다.

한 웅큼의 잡다한 서류들과 책택배를 끌어안고 계단을 오른다.

동료가 막판 연차를 쓰는 바람에 업무가 더블업이 되어 버렸다. 아 지겨워라...

부디 빨리 돌아오시길.

 

책은 케빈 배리의 <탠지어행 야간 보트>였다. 반가운지고.

이번 부커상 수상작으로 내가 밀던 책이었는데 아쉽게도 롱리스트에서 전진을 멈추었다.

이번엔 두 작가가 공동수상을 했다는데. 아무래도 노벨문학상보다 레베루가 떨어지다 보니 출간은 하세월이 되겠지. 노벨문학상 작가들의 책들은 밤새워 번역과 출간 작업에 나선 모양이던데...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출판계의 마케팅 스트래티지는 별다를 게 없는 모양이다.

<탠지어행 야간 보트>에도 부커상 롱리스트라는 딱지가 떡 하니 붙어있다. 우리가 책띠지를 두른다면 외국에서는 요런 스타일로 가는가 보다.

 

난 하드커버 매니아다. 무조건 하드커버를 애정한다. 딱딱한 재질의 책이 아주 마음에 든다.

외국책에는 후기니 설명이니 하는 게 전혀 없다. 214쪽으로 딱 떨어진다. 다른 요소들은 모두 제외하고 책의 본질로만 승부하겠다는 걸까.

소설은 모두 1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요 정도 분량이라면 소장각으로 모시기 보다는 도전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글 소설이라면 한 나절이면 끝장날 텐데 아무래도 외국어다 보니 오래 걸리겠지.

, 사은품은 북디파지터리에서 주는 종이 북마크 하나 덜렁. 수년전에 샀지만 단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코팅기를 돌려서 코팅이나 해볼까. 아서라, 할 줄도 모르면서 망치지나 말자.

 

연인은 떠나 버렸고,

딸래미는 실종되었다.

그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탠지어로 향하는 스페인의 알헤시라스에서 아프리카 탕헤르로 가는

야간 보트를 기다리는

두 명의 아일랜드 갱스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덤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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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년부터 도끼를 읽겠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계획이 변경되어 오늘부터 읽을 예정이다.

 

내가 유일하게 읽은 도끼의 작품이 <죄와 벌>이다. 아주 오래전 유시민 선생의 책을 보고 분발해서 읽었다.

하지만 리뷰를 남기지 않았기에 무언가 찝찝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번에 나의 선택은 <지하로부터의 수기>.

작년엔가 헌책방에 가서 산 푸른색 도끼전집 시리즈다. 예전에 파주 열화당에 가서 주욱 늘어서 있는 도끼 전집을 보고 전율을 했던 기억이 난다.

책쟁이라 책을 읽는 것보다도 수집에 열을 올렸었는데.

 

그후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도끼 전집의 낱권을 만났을 때의 환희란.

나중에 가서 다시 픽업해 오리라 다짐했지만 아직까지도 뭉개고 있는 중이다.

다른 낱권으로 나온 전집도 쓸어 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있다는 보장도 없고 뭐 그렇다.

 

사실 지난번에 존 맥스웰 쿳시의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를 읽으면서 전범이 된 <악령들>을 읽고 싶어서 검색도 했더랬지. 그리고 보니 아직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리뷰를 쓰지 않았네. 역시나 숙제로 남아 있는 것.

 

이미 열린책들에서 나온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열린책들 버전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동에서 나온 걸 또 사는 건 무언가. 그렇다고 읽지도 않으면서.

 

어쨌든 자기 전에 조금이라도 읽어야지. 나는 도끼를 읽기 시작했다.


근데 웃기는 건, 책부터 읽을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책을 좀 사서 모아야 하나 뭐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더라는. 어제 세 권 덜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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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분량으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를 간택해서 읽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책을 소중하게 여기는 차원에서 밑줄 긋기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4B 연필로 좍좍 긋는다. 그리고 메모도 하고.

 

도끼 선생의 책을 새로운 눈으로 보려니 왜 이렇게 그을 밑줄이 많은지 모르겠다.

고전 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드는 순간인가 보다.


, 그리고 산 책은 언젠가는 읽고 만다는 실천에 옮기는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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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12-03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까라마조프 열린책들 책이 제꺼랑 똑같네요. ㅎㅎㅎㅎ 도끼 읽기를 인생 숙제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레삭매냐님 도끼 읽기에 큰 박수와 환호와 화이팅을 보내드립니다!!!

레삭매냐 2019-12-03 23:05   좋아요 0 | URL
저에게도 하나의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적 도끼도 안 읽고 뭘했는지 그것 참.

얄븐독자 2019-12-03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백 판형 도선생 전집 몇권과 빨간 양장 지하로부터... 가 너무 오래 꽂혀있어서 부식이 될 지경인 한 사람으로써 뭔가 뜨끔하네요 --; 그나마 카라마조프 ... 유일하게 읽어봤습니다 ㅋ

레삭매냐 2019-12-03 23:07   좋아요 0 | URL
카라마조프가 그렇게 좋다던데...
그리하야 도전장을 드밀게 -

이렇게 선언이라도 해야 읽지 않을까
싶어서리.

그나저나 ‘부식‘ 언급하신 시퀀스에선
저도 식겁했습니다. 원죄이지요.

북프리쿠키 2019-12-03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끼읽기 응원합니다.
다 읽진 못했지만 도끼의 모든 글을 사랑합니다^^; 전 빨강색 전집으로 들고 있어요~~

레삭매냐 2019-12-04 08:53   좋아요 1 | URL
저도 워낙 도끼 샘의 책들의 분량이
후덜덜한지라 전작하겠다는 말을
차마... 다만 힘 닿는 데까지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19-12-03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도끼‘ 가 뭔가 했어요^^
그렇게 쉽게 부를 수 있었네요~~
레삭매냐님은 항상 제가 처음 들어보는 작가에 대해 글을 쓰셨는데
이제야 제가 아는 도끼책이 나와서
반가워요~~

2019-12-04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9-12-04 09:01   좋아요 1 | URL
ㅇㅇ 도스토옙스키 너무 길어요 ~
러시아 작가와 주인공들이 다 그렇지만.

오늘 세어 보니 단편 제외하고 도끼 샘
소설이 16개더군요. 그 중에 유일하게
완독한 건 <죄와 벌> 뿐.

하나하나 읽어 보렵니다.

byself120 2019-12-04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대됩니다 ㅎㅎ 저는 죄와벌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었는데 몹시 힘들게 읽었어요, 두번 읽으면 나아질까요? 가난한사람들은 쉬이 읽었고요 ㅋ도끼 선생 다른 책들도 구비해뒀는데 지하로부터의 수기 빼먹었네요, ㅋㅋ 레삭님 리뷰보고 질러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19-12-05 09:19   좋아요 1 | URL
말은 거창하게 늘어 놓았지만...
과연 도끼 샘들의 책들을 읽을 수 있을
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좀 엉뚱하지만 도끼 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예전에 어느 책모임에서 한글로
글쓰는 분이신데, 도끼 샘을 칭송하면
서 자기는 한국 작가들이 쓴 책은 읽
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떠벌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2019년 기해년에도 부지런히 달렸다.

오늘까지 해서 모두 160권을 읽었다.

원래는 10권을 뽑고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 그리하여 올초부터 정리해둔 책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을 만한 책들 7권을 골라 봤다.




1. 바보의 알파벳 - 시베스천 폭스


가히 인생책이라 부를 만하다. 내년에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A부터 시작해서 Z에 이르는 삶의 여정 그리고 내 삶의 근원을 찾아 가는 구도의 과정에서 구원 비스무레한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무언가 거창하게 표현하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의 능력 밖이지 싶다. 이 책으로 단박에 시배스턴 폭스 작가의 팬이 되어 버렸다.

 

<파리 에코> 원서도 샀지만, 어디선가 먼지를 조용하게 뒤집어 쓰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읽지도 않을 책은 왜 샀냐고 묻지 마라.


2. 보라색 히비스커스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한 시절 인도가 세계 문학을 이끌어 나가리라는 전망이 있었다. 다음 주자는 검은 대륙의 나이지리가가 될 모양이다. 그런데 조국을 떠나 미국에 둥지를 튼 아디치에 작가를 나이지리아 작가로 칭해야 할지 아니면 미국 작가로 불러야 할지 고민이다.

 

먼저 소개된 <아메리카나>는 읽다 말았는데, 데뷔작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놀라운 흡입력으로 단숨에 읽어 버렸다. 아마 폭스의 <바보의 알바벳>이 아니었다면 올해 내가 만난 최고의 책으로 꼽아도 무방하지 않았을까 싶다.

 

포스트콜로니얼 시대 전통과 현대의 충돌, 예의 갈등을 그대로 받아내야 하는 가정 문제가 어우러지면서 빚어내는 서사에 그만 반해 버렸다. 정녕 이게 데뷔작이란 말인가. 그저 놀랄 뿐이었다.


3. 빅 브러더 - 라이오넬 슈라이버


이제 연락이 안되는 내 동창 친구는 술자리에서 가족이 원쑤라며 한탄을 했다. 그녀의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고 이해가 됐다. 가족이 진짜 원쑤였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원쑤까지는 된 것 같지 않다. 어쨌든.

 

나의 피붙이가 나에게 빌붙으려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고 살자가 나의 삶의 모토 중의 하나인데. 재즈 피아니스트 오빠가 엄청나게 살이 찐 상태로 나를 찾아온다. 오빠 때문에 나의 결혼 생활이 위기에 빠져든다.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모든 사회적 출발의 원점에 해당하는 가족 문제를 예리하게 해부한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탁월한 분석에 그리고 매 고비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새콤달콤 쌉싸름하기까지 하다. 오래 동안 묵혀 두었다가 읽은 보람이 있었다. 그전에 읽다만 슈라이버의 <내 아내에 대하여>도 읽어야 하는데.


4. 그리스도는 에볼리에 머물렀다 - 카를로 레비


말이 필요 없다. 우리에게는 정말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 반파시스트 운동에 나섰다가 시골 마을로 유배된 청년 지식인의 값진 기록이다.

 

모든 민중을 사랑하는 그리스도 마저 에볼리에서 멈출 정도라는 표현이 심금을 울린다. 신마저 민중을 외면한다면 그들의 희망은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중앙 정부에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던 진짜배기 이탈리아 민중 사이에서 지내며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들을 취합해서 펴낸 레비의 글이 국내에 소개된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가족어 사전>과 함께 읽어볼 것을 권한다.


5.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사람들이 애정하는 책이라면 다 이유가 있는가 보다.

인스타에 끝도 없이 올라는 피드에 떠밀리다시피 해서 읽게 된 책인데 놀라웠다.

천조국의 자연과학자는 소설도 잘쓰는가 싶었다.

 

바닷가에 아무도 없이 홀로 살게 된 카야의 고독하고 외로운 삶에 공감이 갈 수 있도록 델리아 오언스 작가는 정교하게 짜인 플롯으로 독자를 유혹한다. 삶은 그렇게 무지갯빛으로 오색찬란하게 비추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진실인 것을 말이다. 진실은 정말 아프고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그것이 인정하고 싶진 않은 진실의 이면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어떤 종류의 깨달음이든지 제공해 주는 책이라면 책쟁이가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6.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 리처드 플래니건


모든 것은 시절인연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어떤 책을 기를 쓰고 읽으려고 해도 안되고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 않은가.

 

리처드 플래니건의 <먼 북>은 세 번의 도전 끝에 다 읽을 수가 있었다. 책의 어딘가에 나오는 인간 존재의 한없음이야말로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백년해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사는 부대낌이 사랑의 감정을 휘발시켜 버릴 지도 모를 노릇이 아닌가. 그러기에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더 애절하고 뭐 그런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재료에 전쟁포로로 시암에서 버마로 가는 철도 부설공사에 내몰린 오스트레일리아 전쟁포로에 대한 고통의 연대기 한 자락을 깐다. 기아, 고문, 학대 같은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정신을 저자는 예리하게 짚어낸다.

 

하이쿠를 사랑하는 민족인 일본인들이 가해자인 전쟁에서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악을 쓰며 대드는 장면을 대표적인 피해자 민중들은 도대체 어떻게 받아 들이란 말인가. 이것 역시 하나의 폭력이 아니던가. 역사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플래니건의 서사는 강렬한 진실의 힘으로 때로는 논쟁적 주제를 피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독자에게 어필한다. 대단한 책이다.



7.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 실레스트 잉


좋은 책은 어떻게든 만나게 된다. 지난봄에 만났다가 <타임>이 도와줘서 지난달에 결국 읽게 됐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기시감 아니 기독감은 레알이었더라. 그리고 반가웠다.

 

이제 더 이상 하나의 나라가 아닌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들로 갈려 버린 미국 사회의 오늘에 대한 정밀보고서가 아닌가 싶다.

 

1997년에서 1998년으로 넘어가는 미국 사회는 그 유명한 클린턴 스캔들로 몸살을 앓았다.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케네스 스타 리포트에 등장하는 포르노소설을 능가하는 슈퍼리얼리티는 진짜 끝장이었지. 당시 신문 지상에 나온 케네스 스타 리포트 전문이 실린 신문을 어디에 보관해 두었을 텐데.

 

또 한편에서는 생산수단 유무에 따라 초래된 부의 불평등은 양극화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다. 미아 워런과 펄이 한 편이라면, 리처드슨 가족은 상위 그룹을 형성한다. 태생부터 다른 이방인인 펄과 미아가 차례로 리처드슨 가족의 삶에 개입하면서 빚어지는 인생 드라마는 정말 압권이었다.

 

21세기 미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의 분배문제, 인종주의, 입양문제, 십대의 섹스 이슈 등등 거의 전반을 소설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는 정면에 대고 선전포고를 날린다. 그 어떤 주제도 피해갈 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실레스트 잉 작가가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 게 아닐까. 작은 불씨치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큰 불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의 알파와 오메가를 장식하는 그 무언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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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까비 3


1.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 치누아 아체베


나이지리아 출신 대가의 작품이 내뿜는 아우라는 대단했다.

대선배의 뒤를 딸 신예 치고지에 오비오마도 아마 그의 작품에서 타령을 한다지.

미지의 대륙에서 연이어 터지는 젊은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2. 광대 샬리마르 - 살만 루슈디


이 한 편으로 집에 있는 살만 루슈디의 책들을 찾아 나서게 됐다.

여러 권 있지만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는 게 함정.

대표작 <한 밤의 아이들>은 읽다 말았다.

카슈미르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샬리마르의 슬픈 서사.


3. 올드 스쿨 - 토바이어스 울프


오랫동안 고대해 마지않던 토바이어스 울프 쌤의 책이 드디어 출간됐다.

말이 필요 없다. 부디 계속해서 울프 쌤의 작품들을 뽑아내 주시길.

파라오와 그의 특기라는 <단편집>을 속히 만날 수 있길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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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1-30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빨리 뽑으신 것 아닙니까?
아직 한 달이 남았는데...
그래도 책 많이 읽으시는 매냐님께서 이렇게
7권을 뽑으신 걸 보면 꽤 실하고 좋은 책인가 봅니다.
참고하겠습니다.^^

레삭매냐 2019-12-01 19:22   좋아요 0 | URL
이런 걸 선빵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ㅋㅋ

다른 분들의 베스트와 차별성을 강조하고나
좀 이른 시점에서 쓰게 되었네요.

참고,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19-11-30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7권 중 2권 읽었네요. 근데 160 권! 대단하세요. 저는 앞에 1을 빼야하는데... 다른 책들도 기억해두겠습니다. 남은 한 달 12월 책도 기대할게요.

레삭매냐 2019-12-01 19:23   좋아요 1 | URL
이달에는 그전에 벌려두고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그렇게 일년이 또 지나가 버렸네요.

byself120 2019-11-30 1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 읽어보고싶습니다

레삭매냐 2019-12-01 19:24   좋아요 1 | URL
지극히 주관적인 독서라 다른
독자들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카알벨루치 2019-12-07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올리시면 책추가가 어렵습니다 ㅜㅜ상품추가가 안되서~레삭매냐님 스탈^^오홋!

레삭매냐 2019-12-07 22:39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사진만 떨렁 걸 게 아니라 링크가
필요했군요.
사진에 링크를 거는 법은 없을까요 :>
 


 

2년 전엔가 훌루에서 제작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시리즈를 봤다. 충격 먹었다. 뭐 이런 거지 같은 나라가 다 있나 싶었는데, 길리아드의 모습이 괴상한 대통령이 나라를 통치하는 현실과 그것과 정말 많이 다르지 않구나 싶은 생각에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었다. 하도 이상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는 나라에 살다 보니 그런 일 정도는 대수롭지도 않게 받아들여지는 현상이라고나 할까.

 

몇 명의 커맨더들이 종교적 신념으로 여성들을 억압하고, 통제 감시하는 나라가 바로 길리아드다. 가임기의 여성들은 모두 국가의 재산으로 간주되어, 커맨더들에게 분배되어지고 커맨더들의 집안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재생산(re-production)에 투입된다. 기묘하게도 커맨더들의 아내들은 하나 같이 임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녀들의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도 멀쩡한 자신들의 와이프가 보는 앞에서. 기괴한 장면에 그만 압도되어 버렸다.

 

미니시리즈에서는 오프레드의 준 시절을 회상하며 모든 것이 자유로웠던 시절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다 직장에서 여성들이 퇴출되기 시작하고, 은행계좌가 동결되고 남편 아래 종속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이조 육백년으로 되돌아간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들었다.

 

미니시리즈 <시녀 이야기>에는 시리즈 각본에도 참가한 원저자 마거릿 애트우드가 등장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사실 시즌 1만 보고 2는 보지 않았다. 시즌 1이 방영 중일 때는 나오는 대로 영어 자막으로 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었는데. 그리고 나서 원작 소설을 만났다. 아무래도 영상이 주는 충격 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소설은 복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아마 그 때쯤 마거릿 애트우드가 속편을 쓰고 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환장할 노릇이군 그래. 그리고 책이 본토에서 출간되기도 전에 부커상 롱리스트와 숏리스트에 올랐다는 더욱 기묘한 뉴스가 들려왔고 마침내 책이 나온 모양이다.

 

원서로 책을 읽을 실력이 전혀 되지 않기에 그저 <가디언> 지에 신속하게 실린 리뷰를 훑어봤다. 출간 전에 배포된 책의 내용에 대해 엄격하게 비밀엄수를 하라는 조건이 붙었었다고 어느 유투버가 자신의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 정도라는 말이지. 아마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는 <시녀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노후 걱정은 하시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망상이 들기도 했다.

 

전작의 주인공이 시녀 오프레드/준의 시점에서 전개된 이야기라면 이번에는 모두 세 명의 젊은 여성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앤트 리디아, 길리아드에서 자라 커맨더와 결혼할 운명의 아그네스 그리고 캐나다에 사는 데이지 이들이 주인공이라고 한다.

 

자그마치 35년을 기다린 팬들에게 <시녀 이야기>의 시퀄 <테스타먼츠>는 과연 전작에서 풀리지 않은 이야기들에 대한 시원한 사이다가 될 것인가. 전작으로부터 15년이 지난 뒤 길리아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전작이 완전히 암울한 다크 디스토피아의 전형이었다면 속편은 좀 더 희망적인 면이 있다고 했던가. 아주 조금.

 

 

아무래도 <테스타먼츠>가 번역되어 출간되기 전에 <시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읽어야지 싶다.

 

이웃 단발머리님의 전격 피드가 제 날림 프리뷰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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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9-20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의 초기작 <떠오르는 집(Surfacing)>이 번역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소설이 페미니즘 문학을 논할 때 종종 거론되거든요. 예전에 번역된 적이 있는데 절판되었고, 절판본의 중고가격은 비싸요.

레삭매냐 2019-09-20 11:49   좋아요 0 | URL
벽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좋은
책들이 많은데, 전혀 재출간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책이네요 역시 책사
냥꾼답습니다.

단발머리 2019-09-20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10쪽 남짓 읽은 저로서는, <시녀 이야기>를 미리 읽어두지 못한 스스로를 얼마나 자책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그 책이 <8월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였는데 말이지요. 예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느니 다시 읽는 게 나을 것 같기는 합니다.

출간되기도 전에 문학상 후보가 되는 건 어떤 일일까요. 그냥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름만 보고서도, <시녀 이야기>의 프리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까요. 아, 역시 마거릿 언니.
여담입니다만,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가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을 때, 아쉬워했던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앨리스 먼로를 싫어한다는게 아니라, 마거릿 애트우드를 너무 좋아한다고 할까요.

저의 피드가 레삭매냐님께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레삭매냐님 페이퍼에서 제 닉네임을 만나니
전격적으로 기쁘네요. 기쁩니다. 하하하.

레삭매냐 2019-09-20 14:23   좋아요 0 | URL
제가 알기로는 아마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기 전에 책에 대한 내용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는 특급 엠바고
를 걸어서 관계자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투브를 검색해 보니 지난 9월 10일
런던에 있는 13개 극장에서 마거릿
애트우드 라이브 인 시네마즈라는 타
이틀로 책에 대한 썰을 풀었던 모양
입니다. 세상에... 팬들이 극장 티켓을
다 사서 간 모양입니다. 대단한 정성
이더라는.

가디언 리뷰 읽고 나서 날림으로 작
성한 피드입니다 쿵야.


Falstaff 2019-09-20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녀 이야기>도 재미있는데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눈 먼 암살자>가 더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눈 먼 암살자>는, 제 주제에 오역 운운하는 게 아니라, 역자 차은정의 우리말 문장이 버벅거려서 좀 애를 먹기는 하더라고요.
이 양반이 쓴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었었는데 어째 생각만 그렇지 진짜 읽게는 되지 않는군요. 이 글을 계기로 또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19-09-20 21:24   좋아요 0 | URL
독서에 좋은 기억이 있다고 하시니...
또 한 번 구해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드네요 :>

나중에라도 헌책방 돌아 다니다
눈에 띄게 되면 업어와야겠습니다.

번역에 대해서는 제가 문외한인지라...
 


드디어 데이빗 설로이가 온다

 

다음달 세계작가축제인가 뭔가 하는 행사에 데이빗 설로이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침 부커상 숏리스트에 오른 그의 작품을 쓰담쓰담하고 있었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어디서는 <남자의 모든 것>이라고 해석을 했던데.

일단 비어 드링킹에 피곤하기도 해서 자세한 썰은 내일 다시 풀기로 하자.

 

108일이면 평일이잖아. 그럼 퇴근 하고 DDP로 달려가야 하나 어쩌나.

문동에서 <올 댓 맨 이즈> 출간 계획이 있는 모양인데, 과연 그 전에 책이 나올지 모르겠다.

 

올해 나온 <터뷸런스>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뭐 순차적으로 나올 모양이지. 좀 더 자세한 리서치와 유투브 서평을 본 다음에 내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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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15, 인스타에 올린 글)

 

1974년에 출생한 캐나다 몽레알 출신의 영국 소설가다. 가족 배경 만큼이나 복잡한 가계를 지닌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어머니는 캐나다 사람, 아버지는 헝가리 사람. 설로이라는 이름부터 동구권 출신이 아닌가 싶었는데.

 

설로이 가족은 베이루트로 이사갔다가 레바논 내전으로 레바논을 떠나 이번에는 런던으로 이주했다. 옥스퍼드 대학을 다니던 설로이는 런던에서 다양한 판매 업종의 일을 했다고 한다. 설로이는 벨기에의 브뤼셀을 거쳐 작가가 되기 위해 헝가리의 페치로 이사했다. 설로이는 현재 부다페스트에서 부인과 두 명의 아이들과 살고 있다. 뭐 이 정도라면 세계인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예전에 산 <All that man is>는 아직 읽어 보지 못했다. 장편이라고 생각했는데 9편의 단편소설집이라고. 작년엔가 새로 나온 <터뷸런스>도 단편집이라고 하더라. 지금 북디파지터리에서 세일 중이라 <터뷸런스>를 살까 생각 중이다. 영국에서만 나오고 아직 미국에서는 나오지 않은 모양인데, 왠지 표지는 미국 버전이 더 땡기네.

 

설로이는 BBC 라디오 드라마도 썼는데, 2008년에 발표된 신작 <터뷸런스>BBC 라디오 415분짜리 원작으로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21세기 가족과 친구들의 세계화를 탐구하는 내용이란다. 세계를 도는 비행기에 탑승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12편의 이야기다.

 

그 외에도 설로이는 3편의 장편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책들이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다. , 첫 번째 소설집에서도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소설가라는 선전 문구가 있더라. 그랜타의 파워가 대단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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