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나래바! - 놀아라, 내일이 없는 것처럼
박나래 지음 / 싱긋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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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뭐 이런 가사가 담긴 노래를 어려서 술과 함께 살던 시절에 자주 불렀었다. 그 시절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저 젊음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더랬다. 아주 한참 시간이 흐른 뒤인 지금에야 그게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드니, 뭘 해도 재미가 없더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우리에게 놀 수 있는 시절은 정해져 있단 말이다. 그러니까 놀 적에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란 말이다 제군들!

 

개그맨 박나래 씨의 바 이야기는 오늘의 박나래 씨를 만들어준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처음 들어봤다. 그리고 어느 프로그램인가 국민MC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유재석 씨가 술 마시고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었지 아마. 양세형 양세찬 브라더스와 함께 한 술자리에서 김치싸다귀 사진도 보며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난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박 작가는 아예 집에 바를 차려 놓을 정도로 애주가라고 한다. 그러니까 박 작가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다. 친구들을 불러다 모아 놓고, 술과 안주를 무한정으로 공급하고 덤으로 재미지기까지 하니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사실 술자리가 매번 뻔하지 않은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함께 한 시간들이 쌓여 두고두고 이야기거리를 생산해 내게 되지 않은가 말이다. 게다가 주조상궁이 쉴 사이 없이 빚어내는 소맥에 온갖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동원한 안줏거리들이 끊이지 않고 조달되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다만 중간에 실린 게임 소개는 그랬다. 개인적으로 술자리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아무래도 개인적 호불호의 문제일 것이다.

 

말이 필요 없다, 놀 땐 컨셉이고 나발이고 아무 생각 없이 놀라규

 

지금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연예인이 되었지만 박 작가 역시 수년간 무명 시절을 경험했다고 한다. 돈이 없으니 그 좋아하는 술도 마음 대로 마시지 못하고 선배들의 술자리에 따라 다니면서 인맥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했던가. 객지 목포에서 올라와 안양예고에 입학하게 된 사연도 범상치 않다. 일단 아무 것도 없어도, 무언가 있는 것처럼 쎄게 나가면 통하는 법일까. 다른 건 몰라도 박 작가의 도전 정신 하나만큼은 높이 사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읽은 건 바로 압생트 제조법이었다. 초록요정, 초록악마라 불리는 압생트는 지지난 세기말 불란서에서 예술 좀 한다하는 이들이 즐겨 마시던 그 독주가 아니었던가. 무려 알콜 도수가 55도나 되고,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식도가 타 버릴 정도라니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있었다. 주조상궁이 개발한 혹은 배운 기법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나저나 언제나 이 지긋지긋한 감기가 나서 음주세계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예전에 일이 없을 적에는 음주가무를 마음껏 즐겼었는데, 돈은 풍족해졌지만 이젠 잘 나가는 연예인이 되어 방송촬영 때문에 놀 시간이 없다는 말에 여행을 즐기던 시절 생각이 났다. 시간이 넉넉하게 있을 적에는 여행을 떠날 돈이 없었으며, 돈이 생기자 시간이 없더라는. 하긴 지금은 돈도 시간도 그리고 마음의 여유도 없는 시절이라 방구석이 제일이라는 생각만 들지만. 그래서 더더욱 나래바를 차린 박 사장님이 부러울 따름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시라. 늙어지면 못 노나니 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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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09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어보니까 욜로 문화 유행에 편승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래 바가 방송을 통해 알려진 것까지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

레삭매냐 2018-01-09 17:54   좋아요 0 | URL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
방송에서 가십으로 다뤄지는 정도가
딱 좋았을 것 같습니다.

책까지 나온 건 오바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에세이집을 낼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