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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의 푸른 산책길
김청 지음 / 한포연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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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날이 뜨거운 햇볕,후덥지근한 날씨,거기에 미세먼지 까지도, 참 힘든 여름나기다.

물론 시간과 돈과 기타등등의 여건이 허락된다면 훨씬 쿨한 여름을 즐길 방법도 허다하다.

그러나 나는 이 여름,시간과 일과 사람과 부대끼며 사는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보편적이고 가까운 책에 손이 간다.그러나 찐득한 땀을 미지근한 선풍기 바람에 쏘이며 집중할 수 있는 책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내용이 너무 심오한 책이나 현학적인 달변으로 유혹하는 경세적 책도 덮어 버리기 일쑤다.

 무엇을 읽어야 하나 허전한 내 손에 김청의 수필집 <공돌이의 푸른 산책길> 이 들어 왔다.

'그래 여름철엔 가볍게 읽을 수필이 딱이야'생각하며 책을 열어보니 우선 많은 수량의 목록이 빼곡하다.

작가가 꽤나 열심히 차곡차곡 준비한 것이 느껴진다. 

읽어보노라니 성실하고 진지하게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 온 노작가의 깊은 통찰과 혜안이 다가오며 그의 깊은 지혜에도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소제목 따라 그 때, 그 때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으며 또 지혜로운 내용 중 마음에 되새길만한 배움의 기쁨도 누릴 수 있으니, 풍부한 영양이 가득한 이 책이 이 여름 나의 훌륭한 보양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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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옥 1 - 잊혀진 제국의 딸
이수정 지음 / 신생(전망)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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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     잊혀진 제국의 딸   ,   곡옥    ( 장편 역사소설 )

작가     이 수정

 

오백여 년 흥성했던 가야국의 갑작스런 쇠퇴와 멸망을 온몸으로 겪으며 그 불운한 국가의 명맥을 지켜내느라 고군분투했던 가야의 마지막 왕비 곡옥의 생애를 바탕으로 쓴 역사소설이다.

지혜롭고 감성이 풍부하지만 또한 철과 같이 강인한 의지의 여인,  삶에 치열하게 맞서고 기울어 가는 국운을 회복하기 위하여  갖은 노력과 방법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인심도 바뀌어 전통적인 순장의 악습에 민심이 술렁이고,  인간의 삶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순장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정면 부인하는 불교가  종이에 물 젖어 번지듯 야금야금 번지는 시대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것. 민심은 이미 이반되고 가까운 왕족마져 등을 돌린다.

이를 곡옥이 피치못할 시대의 대세로 인정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였을 때는 이미 가야를 받쳐주던 중신들이 흩어지고 군사도 힘을 잃어 닥쳐든 신라군에게 속절없이 포로가 되어 끌려 간다.

적국의 신라 왕 앞에서도 곡옥은 가야 왕비로서의 위엄과 품위를 잃지 않고 가야의  대악 우륵의  망국의 가얏고 음률을 들으며 장엄하게 흰 눈발처럼 흩날려 간다.

나는 때때로 옛시대를 풍미했던 옛사람들의 삶이 궁금했다. 그들도 현대 우리 못지않게 늠름하고 지혜롭고 또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과 안정을 원했을 터. 수천년이 지난 후 우리가 보는 유적의 자취는 그들 실제 모습에 아주 미세한 파편일 뿐이다.

가야국 삶의 모습도 마찬가지로 많은 의문과 궁금증을 자아냈다.

철의 생산지로 일찌기 철기문화를 일으켜 오백여 년이나 흥성했던 국가가 왜 그렇게 소리없이 소멸했을까  그 시대를 가늠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남긴 순장 풍습의 유적 뿐이다.

옛 사람들인들 어찌 가족이나 친구, 유능한 사람들의 생매장이 쉬울 수 있을까, 이를 가야의 주춧돌이 물러나듯 국운이 흔들리게 된 발단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참신하다. 그리고 때마침 불어오는 불교의 역풍도 가야 멸망의 한 축이 된다.  가야 멸망의 한 가운데서 나라를 존속시키려는 곡옥의 의지와 용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끝으로 한 잊혀진 고대 국가를 건져 올려 무한한 상상력과 미소한 고대 유적을 통하여 살아 용트림하는 생생한 가야국으로 살려내어 우리 독자들의 눈 앞에  스펙터클로 펼쳐 주신 작가님의 혜안과 긴 시간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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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철주의 미인도,이주은의 바쿠스가 벌이는

     그림과 삶의 향연 >


   ( 서 )


  중학교 들어가 첫 미술시간,미술선생님이 특이했다.

" 이 세상에서 영원한 건 없어, 뭐든지 변한다. 변화무쌍하게 

  그리는 거다."

 변화무쌍한 사물에 대한 인식은 한참이나 후에

  이해가 됐다.

  또 하나, 미술전시회에 많이 가 보라는 것이다. 학기말, 모아둔 

  미술전 팜프랫을 제출하면 추가점수를 주었다.

  우린 신문에 나는 전시회 소식을 공유하며 열심히 쫒아 다녔다.

  처음엔 팜프렛 얻으러, 그러다가 차츰 그림을 보는 쪽으로 비중이 

  기울었다.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보는 거창한 대가들의 작품은 무한한 상상력과 신비감을 주었다.그리고 그 감상과 사유는 철저히 자유였다.


 그 연장 선상에서 화집을 구해 때때로 들여다 보는 취미도 생겼다. 국내, S시 안에서만 제한된

그림감상은 시공을 초월한 드넓은 세상으로 확대되었고 ,그렇지만 역시, 나 혼자만의 상상이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림세상의 전문가와의 공감이라니, 정말 재미 100 배가 되었다.

 < '그리다'는 움직씨이고 '그립다'는 그림씨입니다.'묘사하다'와 '갈망하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이지요. 묘사하면 그림이 되고 갈망하면 그리움이 됩니다.아닌게 아니라 그림과 그리움은 밑말이 같아서 한 뿌리로 해석하는 분이 있더군요.'종이에 그리면 '그림'이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다하는 멋부린 말도 귀에 들리고요 --손철주 >

그림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감출 맛있게 초입에 써 놓았다. 나도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낮 익고 반가운 공감이다.

내용도 동서양의 그림을 폭 넓게 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그림도 다수 보여준다.




  서생과 처녀 작자 미상 


 ( 본 )


 가깝고도 먼 그리움 


무릎까지 내려온  외가닥 윤기나는 머리채가 탐스러운 아가씨가 기둥에 몸을 숨기고 숨소리 죽이며 서생의 거동을 훔쳐 봅니다. 서생이 그리워 밤마다 드나들었건만 그는 아예 돌아앉은 돌부처입니다.

생시에 보고 꿈에 보고 거듭 보고 봐도 여전히 그리운 상사병은 사람한테서 옮습니다.


 


   귀도 레니 <술 마시는 바쿠스>


 5} 유혹과 금기에 관대한 신,바쿠스

   오호,와인 통 옆에 턱하니 기대앉은 투실투실한 술의 신 바쿠스가 한 편으로는 와인을 마시고,다른 한 편으로는 오줌을 싸고 있군요.

그 어느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제 맘대로 살고픈 이 어린아이야 말로 본능대로 사는 신이고 본능을 이해해 주는 신이기도 합니다. 


 김홍도 <포의풍류도>


  얼음같은 마음의 자화상

  선비의 망중한입니다.문인 집 안의 인테리어가 보이는 그림이죠. 선비가 비파를 뜯는데 

  들을 사람, 볼사람 없으니 버선을 벗어던진 맨발 차림이 홀가분하지요. 이런 선비의 심사를 

  써놓았습니다.

  < 종이로 창을 내고 흙으로 벽을 발라 한평생 베옷 입어도 그 속에서 노래하고 읊조리리라.>

  단원 글씨 오른 쪽에 호리병 모양의 도장을 찍었는데 "빙심"이라 새겨져 있습니다.'한 조각 얼음같은 마음 옥병에 들어 있다네' 싯구에서 따온 말로 세상이 어떻든 누가 뭐라든 단단하고 맑은 

 심지는 변치 않는다는 뜻이랍니다. 

 전문가들은 이 인물화가 초상화 기법을 빌리지 않은 단원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합니다.


 


 장레옹 제롬 작 학생에게 <벨레데레 토르소를 모여주는 미켈란제로>


  취향은 가르칠 수 없는 것 


 르네상스의 조각가 미켈란제로가 줄무늬 옷을 입은 어린 제자 앞에서 조각에 대한 무언가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어요. 아마도 부분과 부분 사이의비율, 운동감, 질긴 근육과 부드러운 살갗을 표현할 때의 차이점 등을 말하고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거장이라고 해도 전수해 주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미술가란 '자기만의 좋은 취향'으로 작품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득심 작 <성하직리>


  가난한 자의 행복 


  ' 자족이 행복이다' 가난하건 부유하건 행볻은 귀천을 따지지 않습니다.

  이 가족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걸까요, 

  " 성하직리 " 여름 날의 짚신 삼기란 제목입니다.

시골 집 바자울에 박꽃이 피고 박이 여뭅니다. 삿자리를 깔고 강골 아들이 짚신을 삼고 

노인은 아들이 하는 일을 미덥게 지켜 보는데 등에 매달린 손자의 재롱에 응석을 너그럽게

받아주는 삼대 부자의 흐믓한 정경입니다.

불고 쓴듯한 가난 속에서도 육친에 대한 신뢰가 깃든 그림이지요 


  


 에드워드 빈존스 작 <마리아 잠바코 >


 확실한 열정, 그러나 두려운 마음 


 헤어질 비장한 결심을 한 채 연인의 모습을 흡입하듯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마리아 잠바코의 모습입니다.잠바코는 영국인들이 가장 신비롭게 생각하는 그리스 혈통을 가진 매력적인 여인이에요. 

옆에는 사랑의 신 큐피드가 떠나려 등을 돌리고 있고 그림 오른편에는 슬픔을 뜻하는 파란 수선화가 그려져 있군요.

그녀가 손에 쥐고 있는 꽃, 흰색 꽃 박하는 보통 '크레타 섬의 박하'라 불리며 지중해의 열정을 상징한답니다.

열정이라는 꽃말은 그녀에 대한 작가 에드워드 빈존스 자신의 마음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지요 

빈존스는 성실한 가장으로서 열정을 따라가며 아내를 버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 결 )


 많은 사연과 그림이 있지만 특히 인상깊은 몇 편을 골라 보았다.

 작가 두 분의 전문가적 광범위한 식견과 풍부한 감성, 그리고 생동하듯 참신하고 발랄한 

 문장까지 두루 만족스럽다. 

 잠 안 오는 밤 빗소리 들으며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또 새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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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해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구입하여 읽는 이유는 

     

     한국 소설의 시대적 흐름에 늘상 관심은 많으나

     해외에 사는 내가 새로 발표되는 소설들을 일일이 접하기 어렵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한 해에 발표된 수많은 작품 들 중에서

   권위있고 비중있는 평론가와 작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엄선하여 그 진수만을 뽑아낸 

   일 년 한국 단편소설의 결졍판작인 면모 때문이다.

   즐거운 기대를 갖고 한 편,한 편 읽는 것이 즐거웠고 내 느낀 점을

   심사평과 비교하며 음미하는 것도 설레는 기쁨이었다.

   이에는 엄밀하게 심사위원들에 대한 신뢰와 주체 측 문학사상사에 

   에 대한 평소 호감이나 믿음도 전제로 함은 물론이다.


  2014 년도 대상 수상작 ( 편혜영 : 몬순 )

  대실망이다. 

  2013 년 출판된 미국의 신예작가 < 줌파 라히리 >의 " 축복받은 집 " 중 단편소설 

 < 일시적인 문제 >의 내용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첫 째,일시 정전 중 일어나는 

 둘 째, 한 삭막한 젊은 부부의 애증과 불신

 셋 째, 핵심 문제는 둘 사이의 어린 아기의 쥭음

 이 세 가지가 같은 소재인 것이다.

 하나 틀린건 불신과 미망이 풀리지 않은 모호한 < 몬순 >의 결말과

 상호 대화를 통한 이해와 공감, 용서와 화해로 물꼬를 트는 < 일시적인 문제 >.

 굳이 비교하자면 줌파 라히리의 솜씨가 산뜻하고 따뜻하다.

 

 심사위원들의 다양한 소감도 읽고 싶지 않았고 그녀의 다른 작품도 건너 버렸다.

 혹시 다른 독자들의 리뷰나 평을 찾아 보았으나 나 같은 딴지는 전혀 보이지 않아

 의아하고 그리고 미심쩍었다.

 문학사상사나 선정 심사위원들은 정말 이런 점보를 모르는 것일까.



 그런 나에게 큰 위안을 주는 작품이 있었다.

 < 조혜진  " 빛의 호위 " >

 제목을 보며 상큼하고 환한 느낌이 페퍼민트 향처럼 가슴을 열어 준다.

 내용을 읽어 보니 언젠가 읽었던 작품이다. 그 때도 멍때리는 여운이 길게 남아 설레었는데

 다시 또 읽어도 역시나 호감 간다. 너무 좋다. 역시 내 취향이야.

 이렇게 깊고 은근하고 치열하면서 또 따뜻한 이야기. 

 " 이 세상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 줄 알아? 그건 사람 살리는 일이예요"

 이런 뻔한 ?말이 나를 감동시킨다.

 구성은 과거와 현재가 혼유한다.

 잡지사 기자인 서술주체가 취재차 만난 젊은 사진작가 권은 ,

 그녀는 주로 분쟁지역에서 보도 사진을 찍는 열정과 도전의식이 충만한 작가.

 대체 무엇에 자극 받아 그 험한 지역을 넘나드는 걸까.

 < " 어떤 사진을 찍을 계획인데요 ?

   " 사람을 찍어야죠 " 그 녀가 대답했다. 전쟁의 비극은 철로 된 무기나 무너진 건물이 아니라 죽은 연인을 떠올리며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는 젊은 여성의 젖은 눈동자 같은 데서 발견되어야 한다. 전쟁이 없었다면 당신이나 나 만큼만 울었을 평범한 사람들이 전쟁 그 자체니까.

  마치 준비라도 한듯 유려한 문어체로 덧붙여 설명하는 그 녀를 나는 어리둥절하게 건너다 봤다.>

그리고 역시 분쟁지역 사진작가인 < 헬게 한센 >이 단 한 편 만을 만든 다큐영화 이야기가 나온다.

 다큐 속에 등장하는 노먼 마이어와 그의 어머니 알마 마이어의 생애.사진작가 권은이 깊게 

 감명받은 액자 속 이야기가 큰 비중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서술주체인 나는 권은을 통해서 아스라이 잊었던 장면 장면이 컷으로 지나간다. 생각 날듯 말듯.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 언듯 언듯 생각한다.

 어린 초등생 시절 ,  담임 선생의 심부름으로 장기결석 학생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깜깜한 어둠 속에 추위와 허기로 웅크린 어린 소녀. 그냥 두면 죽을 것만 같은 그녀에 대한 연민과 걱정으로 뭔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집에서 당시 고가인 필름 카메라를 그녀에게 갖다 준다. 뭐 정 어려우면 팔아서 굶어 죽지는 말라는 의도로. 그러나 그녀, 권은은 카메라에서 터지는 후레쉬의 빛에 매혹되어 삶에 머물고 사진찍기에 매료되어 사진 작가가 된 것이다.

 < --- 그러니까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반장, 네가 준 카메라가 날 이미 살린 적이 있다는 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 >

 권은은 자신의 불로그 속에다 그에게 편지를 써 놓고 또 다른 분쟁지역으로 떠났던 것이다.

 액자 속 노먼 마이어 모자의 서술도 너무 강한 울림이었고 

 권은과 < 나 >의 담백한 진심도 실은 겉은 메말랐지만 깊숙이 흐르는 사막의 물줄기처럼 고귀한 

 인간적 사랑임이 나를 한없이 흐믓한 감동에 젖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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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책을 한 보따리 택배 받았다.

  정신의 허전한 곳간이 꽉 찬 느낌,

  큰 지주가 가을걷이를 창고 가득 쌓아놓은 흐믓함이 이에 더 할까.


 한국 본국에 사는 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도심 대형서점에 둘러 읽고 싶은 책을 자유하게 둘러 보고 또 손에 넣기도 하고,

 그 만족을 느낄 수 없는 이 타국살이가 답답하다.

 그래서  벼르고 별러 십 여 권 주문한 책을 받아 보는 

 기쁨이 두 서너 배 큰지도 모른다.


 나는 < 이상 문학 전집 >을 출판 당시 부터 사 왔다.

 2011 년 ( 공지영 )의 수상작을 읽고 실망하여 이 시리즈를 계속 구매하나 회의했는데

 못나도 잘나도 한국 문학사의 하나하나 족적이라 생각하며 

 다시 사 들이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못 샀던 38 회, 39 회 , 아울러 샀다.

 신간을 보니 40 회 문학 수상집도 나와서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


 신용복 교수님의 책은 처음 < 더불어 숲 >에서 봤다.

 깊은 내면의 성찰과 희망을 담은 그의 글이 예사롭지 않아 그의 저서를

 눈에 띄는대로 구입했다. 아마 위의 세 권을 더하면 그의 생전의 책들을 모두

 소장했다는 뿌듯한 마음이다.


 이순례의 < 오늘 밤도 지났네 >

 강신주의 < 철학이 필요한 시간 >

 < 마음이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다 그림이다 >

 모두 주옥 같은 내 보물단지 들이다.


 < 백년 동안의 고독 >은 아딘가에서 빌려 본 책이다. 

 한 번 읽었음에도 그 울림이 길게 남아 때로 다시 읽어보고 싶었고

 그예 내 품에 끌어 안고 싶었다

 이제 내 손에 들어온 그것을 보며 흐믓하다.


 창작 불로거로서 나는 본격적인 독서라뷰를 올리지 않았었다.

 하지만 사실 난 책을 읽을 때마다 할 말이 많았었다.

 홍수 때 범람하는 흙탕물처럼, 광풍에 휘몰아치는 모래바람처럼.

 이제 나는 그런 무질서하고 강렬한 느낌이나 생각, 또는 길이 남는 여운을

 차분하게 정리하여 쓰려고 한다.


 독자들과 공유하며 이목을 넓히고

 또한 내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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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4-2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사진에서 제가 갖고 있는 책이 6권이나 되네요. 이렇게 일치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성에 2016-04-25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 와 주셨네요.
가물에 콩 같은 귀하신 걸음입니다.
더구나 같은 책이 6 권 씩이나.
하나 기억되는 건 < 마음은 소금밭인데--- > 팩님의 글을 읽으며
잠바구니에 담았던 책입니다.
고백할 것은 팩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있지 말입니다 ㅎㅎ
종종 고견을 나누어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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