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너희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요."

 

수년 전. 한 지인의 집을 방문했는데, 거실에 아이들 배냇 저고리를 액자로 만들어 걸어 놓았더군요. 당시 지인의 아이들은 대학생과 중학생이었어요. 특별한 액자라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위와 같이 답하더군요. 지인은 자녀 관리(?)가 특별한 사람이었는데, 액자에서도 그 일면을 보게 됐어요. 아이들 배냇 저고리가 있긴 한 것 같은데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는 우리 처지가 떠올라 슬그머니 부끄러워 지더군요.

 

사진의 한자는 은호(誾湖)라고 읽어요. "온화한 호수"란 의미예요. 전고가 있는 말은 아니고 조어(造語)인 듯 싶어요. 그렇지만 어감도 좋고 의미도 좋은 것 같아요. 이곳에 표구를 맡기면 왠지 기품있게 만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에요(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실제로도 표구를 제작하는 분이 실력있는 분이라는 평이 있더군요). 인사동에 갔다가 찍었어요.

 

사진을 찍으며 문득 어머니의 바느질 가위와 자 그리고 아버지의 한지한의사 면허증이 생각났어요. 지인의 배냇 저고리처럼 그것들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 놓으면 어떨까 싶더군요.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뭔가 의미있는 기억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거죠. 괜찮은 생각같지 않나요? 만일 하게 된다면 이 표구사에 맡겨 봐야 겠어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言(말씀 언)과 門(문 문)의 합자예요. 온화한 태도로 간언하여 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의미예요. 言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門은 음을 담당하면서(문→은)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문을 잘 열어 사람들의 출입을 원활하게 하듯 온화한 태도로 간언하여 상대를 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의미로요. 온화할 은. 誾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誾誾(은은, 화기애애한 모양. 조용히 시비를 토론하는 모양)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는 氵(물 수)와 胡(턱밑살 호)의 합자예요. 호수란 의미예요. 氵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胡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늘어진 턱밑살처럼 평온한 물이 호수란 의미로요. 호수 호. 湖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湖水(호수), 湖畔(호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誾 온화할 은   湖 호수 호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誾(   )   (   )畔

 

3. 표구나 액자로 만들고 싶은 소중한 물건이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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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1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자가 예스럽고 딱딱한 느낌이 나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는 명칭을 붙일 때 한자를 사용하면 나름 간지가 납니다. ^^

찔레꽃 2017-02-01 17:18   좋아요 2 | URL
맞아요~ ^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