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유산 - 역사와 과학을 꿰는 교차 상상력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기획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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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X유산 #고려대학교공과대학 #동아시아 #도서협찬



과거의 전통 유산과 현재의 과학 기술을 모아 연결하고 있는 책. 과거와 현재, 역사와 과학을 꿰어 연결하고 있어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강조하는 ‘융합’ 지식일까. 


책에서는 시선, 색깔, 무늬, 철기, 정보, 지도, 공간, 시간, 인식, 생명이라는 열 개의 키워드 속에 문화유산과 첨단 기술을 하나씩 소개한다. 동궐도를 통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동양화의 독특한 시점을 이야기하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하늘을 나는 드론과 연결하고, 고려청자만의 독특한 비색 구현을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연결한다. 


고려청자, 조선백자, 대동여지도같이 알고 있는 문화유산들도 있었지만 동궐도, 수선전도, 혼천시계 등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문화유산들도 있어 그동안 얼마나 우리의 문화유산에 무지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또한 만 원 지폐 뒤에 그려진 혼천의가 혼천시계의 일부였다는 것과 혼천시계가 당시 동서양과 인문과학 기술의 집약체임을 알았다. 우리에겐 유산이지만 그 당시에는 최첨단 장치인 혼천시계를 통해서 문화유산들이 당시의 과학과 기술을 보여주는 거울이면서 당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우리의 첨단 기술들도 먼 시간이 흐른다면 문화유산이 되겠지. 과거든 현재든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기술의 발전이 적어도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책을 읽기 전에는 혹시 어렵지 않은지 걱정이 컸는데 강연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문체와 책 속에 다양한 시각자료들이 내용을 보충하고 있어서 쉽게 읽어 나갔다. 다양한 문화유산 속에 담겨 있는 과학과 당시 사람들의 수많은 시도와 축적된 경험들을 알 수 있었고 5G, 자율주행자동차 등 그동안 자주 들었지만 정확히는 알지 못했던 첨단 기술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런 융합적인 시도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 동아시아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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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겨진 문화유산에 과거가 깃들어 있다면,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통해 앞으로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문화유산 속에는 당대 과학의 디테일이 숨어있다. - P9

백자는 원료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화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당대 사람들의 기호와 취향, 정서와 사상, 시대 양식 등을 반영해 다양한 모습으로 탈바꿈해왔습니다. 소박하고 질박하지만 세련된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고, 원료의 한계를 조선식으로 극복하면서 변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첨단기술은 어떤 유산을 만들고 있을까요? 더 이상 ‘백자’라는 형태는 아니겠지만, 사람들의 소망과 필요, 과학과 시대정신이 만나 한국이 만들어내는 첨단의 ‘백자’는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 P121

도시의 미래는 기술개발자나 정치가, 도시계획가가 아닌 우리에게 달려 잇습니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함께 건설하는 미래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P265

과학기술의 발전은 역사 흐름의 한 결과입니다. 인간의 욕심이 지나치게 개입되는 순간 과학기술이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적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여기에 인간의 욕심이 개입되어 불행을 만드는 쪽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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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까? 믿습니다! -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해온 미신의 역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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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명리학, 가짜 뉴스까지 우리가 근거 없이 믿는 여러 미신들에 이야기하는 책.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우리는 다양한 것을 믿고 있다. 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신년 운세를 찾아보고, 이사할 때는 손 없는 날을 피하려고 하고, 유튜브를 이용해서 타로카드 점을 보기도 한다. 요새 가장 유행하는 믿음은 MBTI가 아닐까.


책에서는 우리의 근거 없는 믿음을 통틀어 미신이라고 칭하면서 미신의 시작부터 동서양의 미신 등을 이야기한다. 믿음이 중요한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사상까지도 미신과 엮는다. 어찌 보면 매우 발칙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논리에 동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미신들이 있고 이런 미신들은 우리가 믿든 아니든 우리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알렉산더 대왕, 코난 도일, 명성황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 역시 점쟁이나 점성술사를 믿었고 현대의 많은 정치인, 기업가들도 여러 미신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비선실세가 존재하지 않았던가. 


미신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늘 무언가를 믿고 싶어 하고, 그 믿음이 나에게 이득이 되거나 혹은 나를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 않을까. 미신에 대한 믿음이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도움이 될 때도 있겠지만,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여러 상황들을 보면 맹목적인 믿음은 공동체를 흔드는 큰 위협요소가 되는 것 같다. 


우리의 삶에서 굳이 미신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쉽게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신을 믿고, 누군가는 자신을 믿고 등등, 그렇게 각자 믿음에 대한 대상이 다를 뿐.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재치있는 어조와 쉬운 예시를 드는 설명방식들이 매우 좋았다. 오후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데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지. 



* 동아시아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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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뿐 아니라 당대 유행하는 미신을 살펴보면 우리가 사회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세상은 이성적으로 돌아가겠지만, 인간 사회는 편견으로 가득 차 있고, 그렇기에 미신은 합리적이진 않지만 맞기도 한다. - P153

진실의 적은 거짓이 아니다. 복잡함이다. 이제 우리는 어느 것도 확신하지 못한다. 모든 것에는 양 측면이 존재한다. 모두가 팩트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추적 조사를 통해 진짜 팩트를 밝힌다 해도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이제 언론에는 그런 권위가 없다.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으니 팩트도 팩트가 아닌 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을 믿는다. 진실이 있다 한들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 - P336

모든 일에 인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일이 우연히 일어난다. 그런데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서사를 만들고 그 서사에 맞춰 행동한다. 그래서 이상한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어떤 혼란 속에서도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의 가장 탁월한 능력이지만, 종종 그 능력이 인간의 발목을 잡는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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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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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가이아빈스 #쌤앤파커스 #도서협찬



지구가 생겨나고 그 속에서 여러 진화과정을 거친 생물들이 많지만 인간은 진화와 함께 복잡한 문화를 만들고 그렇게 지구의 환경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 지구에 존재하는 많은 생물들 가운데 인간은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저자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불, 언어, 미(아름다움), 시간’이라는 네 가지를 제시한다. 


인간은 불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생활환경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불을 통해 생활 반경을 넓히고 포식자에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고 밤에도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화식을 통해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이는 두뇌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지능이 점점 높아진 인간은 집단생활을 통해 사회성과 협동, 협력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공동체를 묶어주는 것이 바로 언어, 언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서사, 즉 이야기이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이를 넘어서 이전 세대의 여러 지식과 정보를 후대에 전달하면서 문화가 형성되었다. 또한 언어를 통해 인간은 생각을 하는 존재가 되었다. 


저자는 인간의 협력에 아름다움이 근간이 된다고 하며 아름다움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이 생존을 넘어서 아름다움을 욕망함으로써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자신의 몸을 치장하는 장신구가 ‘나’라는 정체성과 함께 자신이 속한 공동체 조직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러 상징을 담은 사물들이 교환되기 시작하면서 더 큰 교류가 생기고 그 속에서 도시가 탄생하고 국가가 만들어졌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시간은 인간 문화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기에 인간은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인지하고 이를 확인하는 문화적인 도구를 발전시킨다. 그 속에서 이성적 사고가 발달하고 문화적 진화를 이루게 되었다. 


이렇게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기후 변화를 비롯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저자는 인간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인간 자신이라 하면서 책을 마무리 한다. 


불과 언어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은 알고 있었지만 아름다움과 시간은 생소한 관점이라 책을 접하고 목차를 읽었을 때 신선하면서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다. 두꺼운 분량이라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부담이 컸지만, 인간의 진화과정을 단순히 시간 순으로 이야기 하지 않고 네 가지 문화적 발견을 통해서 전개하는 방식도 각 챕터별로 끊어서 읽을 수 있어서 천천히 읽어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며 지금 인간이 얼마나 대단하고 위대한 존재인지는 알게 되었지만 과연 이것이 지구 생태계에 옳은 일일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인간의 지나온 발자취를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 쌤앤파커스 리뷰단 6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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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전적으로 지구에 의해 선택되고 태어난 종이다. 인간은 문화를 발전시키면서 지구라는 터전을 바꿔나갔고 생식도 통제하면서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 되었다. - P53

인간은 불을 활용한 최초의 생명체로 불을 통해 환경을 바꾸었고 그렇게 바뀐 환경은 다시 인간에게 영향을 주었다. 인간은 불을 통해 생태적 지위를 확대함과 동시에 생태 환경과 무작위로 벌어지는 ‘불가항력적’ 일들 사이의 역학관계를 영원히 바꾸었다. - P61

이야기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좀 더 협조적인 쪽으로 유도하며 구성원에게도 서로를 잘 돕도록 만든다. 인간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며 관계를 맺고 공감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배운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생활을 탐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 P166

모든 동물이 먹을거리와 짝을 찾으려는 생물학적 충동으로 움직일 때 인간은 그것 말고도 의미와 목적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와 목적을 아름다움에서 찾는다. 그리고 지식의 추구 안에서도 찾을 수 있다. - P393

인간은 시간을 발명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인간의 문화와 생명 활동도 바꾸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자연적인 흐름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된 것은 아닐까? 자연 세계에 의해 더 많은 외부의 신호와 자극이 만들어지고 육체의 변화에 따른 주기에 더 많이 맞추게 되면서 말이다. - P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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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드럭스 -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지적인 약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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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삶에 큰 영향력을 끼친 10여 개 약에 대한 이야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사가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지금. 그동안 의학사에 바꾼 여러 약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 책에서는 고대의 천연 약물의 발견부터 현대의 약학에 대한 변천사를 양귀비에서 만들어진 아편부터 시작하여 특정 표적을 겨냥하는 단클론항체까지 저자가 선택한 약물들을 통해서 전달한다. 



그 약물 만들어지게 된 배경부터 탄생, 그리고 그 약이 미친 영향까지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고 어려운 전문 용어들이 등장하더라도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꽤나 두꺼운 분량이었지만 재미있게 책을 읽어나갔다. 천연두가 종두법을 통해서 치료법을 찾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전에 레이디 메리라는 선구자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또 한명의 여성이 과학사에서 사라져있었구나. 



아편에서 모르핀으로 그리고 헤로인까지. 여러 마약성 약물들의 탄생과 유행을 보면서 이런 중독적인 약들이 개개인의 인간을 넘어서 사회에 미치는 큰 영향력을 알게 되었다. 피임약, 비아그라가 탄생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 약이 등장하고 이 역시 우리 사회를 크게 바꿨음을, 그리고 새로운 약의 탄생에 여러 과학자들의 강한 탐구 정신도 있겠지만 거대 제약회사의 영향력이 빠질 수 없다는 것을.



책에서는 제약회사를 무조건 비판하진 않지만 거대 제약회사의 수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증세를 치료하는 약은 개발하지만 아예 근본 원인을 없애는 항생제는 점차 개발이 줄고 있다는 점을 읽고 약학 역시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저자는 스타틴이라는 약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하지만 스타틴 외에도 우리가 먹는 약들이, 혹은 영양제들 중에 비슷한 제품들이 많지 않을까. 



책에서는 약의 이중적 효과에 대해서 계속 강조한다. 모든 약은 효능이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필요할 때 약을 먹는 것은 당연하지만 약의 오남용을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는 최대한 큰 부작용 없기를 바랄뿐이다. 




* 동아시아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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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의학과 약학의 뒤얽힌 역사에 영향을 미친 약물을 딱 하나만 들라면, 나는 서슴없이 아편을 택하겠다. 효능이 강력하고 역사에 깊이 뿌리박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편은 다른 어느 약물보다도 약물의 이중성격을 생생하고 직접적으로 설명해준다. 모든 약물은 한편으로 큰 혜택을 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청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 P69

내 말이 냉소적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언뜻 보면 많은 사람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어 하고, 많은 기관이 아편유사제를 단속함으로써 중독과 과다 투여의 저주를 끝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건 모두 허상이다. "모든 시장 참가자를 배후에서 조정하는 것은 돈"이라는 간단한 사실을 애써 외면하지 말라. - P275

이 세상에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속에 함유된 카페인도 그렇고, 약장 안에 들어 있는 아스피린도 그렇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수천가지의 의약품들도 다 그렇다. 의약품에 관한 한, 효능에는 얼마간의-훨씬 덜 심각하기를 바라지만-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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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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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시적 관점으로 보여주는 책. 미국의 역사를 ‘장애’라는 키워드로 바라보면서 장애라는 개념이 고정되지 않고 시대별로 변화해왔음을, 그리고 같은 시대에도 인종, 성별 등에 따라 장애를 가진 이들의 삶이 달랐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크게 8장으로 나누어 북아메리카에 살던 토착민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부터 시작하여 미국이라는 새로운 국가가 탄생하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넘어서, 남북전쟁과 도시화·산업화로 인한 사회의 변화, 우생학이 지배하던 시대, 그리고 20세기로 넘어오며 지금까지 미국 역사를 쪼개서 그 속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고 굳어지고 장애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준다.   


아메리카에 살던 토착민들은 공동체와 관계가 없거나 약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장애를 인식하였다. 그렇지만 유럽인들이 들어와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면서 그들은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준 삼아 장애를 정의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이 노예로 들어오자 흑인들은 그 자체로 비정상으로 취급당한다. 또한 여성, 흑인, 토착민, 정신이상자 등 같이 신체와 정신에 결함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시민으로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시민권을 얻을 수 없었다.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을 거치며 신체적 결함이 생기더라도 누군가는 전쟁 영웅이 되어 사회에서 인정받았으나 우생학이 유행하면서 인정받지 못하는  누군가들은 수용소에 격리되거나 단종법으로 인해 출산을 억제당하기도 하였다. 이후 시간이 흘러 장애 인권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하고 다양한 장애 인권 운동이 일어났다.


저자는 장애를 정의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며 미국의 역사 속에서 어떤 몸이 장애가 있다고 분류하는 것에는 젠더, 인종, 계급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장애의 의미 역시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라지고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단순히 신체적 결함과 정신적 결함이 장애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매우 편협하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깨달았다. 


굳이 장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꾸준히 정상과 비정상, 우리와 너희 등 다양하게 사람들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이 결국 사회의 분열을 이끌어내고 공동체의 건강을 해치기에 우리를 분열 시키는 여러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면서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러 차별적 인식에 대해 반성하였다. 책을 통해 장애에 대해 그리고 차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 동아시아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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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공기와 같아 기득권에게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지만,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삶의 모든 순간을 차별과 함께 살아간다.
- P14

초창기 사람들을 투표에서 배제할 때는 경제적인 상태를 그 이유로 들었지만, 이후에는 인종, 젠더, 장애에 따라 그들이 투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러한 배제를 정당화했다. - P156

미국 장애의 역사는 장애인만의 역사가 아니다. 능력 있는 몸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법적·경제적 혜택과 오랜 낙인 때문에 장애인이 겪는 법적·경제적 차별은 오늘날까지도 생생한 현실이자 개념으로서 살아 있고,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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